Ⅰ. 머리말
본 논문은 대순진리회 성지(聖地)인 상제 강세지에 대해 현장 풍수 답사를 통해 형기론을 중심으로 강세지 일대와 그와 관련된 전반적인 풍수 국세를 탐색하였다. 연구방법의 중심은 전통적인 풍수지리 이론 중에서 형기론적 관점에서 시루산 일대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연결과정을 통해 상제 강세지의 전반적인 풍수 국세를 고찰하였다. 고찰의 방법으로 풍수 형기론을 기반으로 객망리 일대의 풍수적 국세와 시루산을 이루기까지 지맥의 과정을 답산하고 객망리 일대의 지세와 형국, 물의 흐름과 지맥 등을 살펴 전반적인 풍수 국세를 밝히고자 하였다. 본 논문의 주제인 『상제 강세지 객망리 일대의 풍수지리적 의미에 관한 연구』 「지맥의 연결과정을 통한 풍수 형기론을 중심으로」는 제2장에서는 호남의 삼신과 지세, 제3장에서는 상제 강세지의 형기와 물형 제4장에서는 지맥의 연결과정과 상제강세지 등을 풍수적인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현장답사 과정에서 먼저 호남의 삼신산 중에서 영주산이라고도 불리는 두승산과 방장산을 살피고, 그다음으로 동죽산과 망제봉, 매봉산, 시루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흐름이 연면부절(連綿不絶)하고 기복변화(起伏變化)하는 과정에서 시루산을 이루기까지 전체적인 용맥(龍脈)의 변화와 산과 물의 흐름을 형기론의 관점에서 전래 된 전통 지리서 등 제반 이론들을 토대로 학술적 접근을 통해 근 본의를 논증하고자 한다. 상제 강제지 및 강세와 관련하여 기고된 연구논문과 종단의 입장에서 바라본 강세지 및 상제 발자취와 관련해서는 종단에 실린 다수의 기고문 등을 참고하였다. 선행된 많은 연구 노력의 결과물들로 인해 풍수적인 관점에서 본 논문이 의도하고자 하는 탐색의 연구 과정에 많은 참고와 도움이 되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논문의 탐색 과정에서 풍수와 관련 자료 수집과 학술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풍수 논문이라는 논리의 한계성과 지역 이동이라는 어려움은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계기로 향후 풍수적 관점의 논문이 학술적인 객관성을 뒷받침해주는 더욱 발전된 연구성과가 나오는 시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고찰에 임하였다.
Ⅱ. 호남의 삼신산과 지세
예로부터 호남에는 상징적인 명산으로 삼신산이라 불리는 세 산이 있다. 그 하나는 선인봉을 중심으로 9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정읍의 영주산, 즉 두승산이고, 그 두 번째는 고창의 방장산, 그 세 번째는 변산의 봉래산을 말한다. 정읍의 두승산과 관련하여 호남정맥과 김정호(金正浩)의 대동여지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노령산맥에 속해있는 호남정맥의 산줄기는 내장산과 입암산을 거쳐 그 줄기는 다시 방장산을 이루고 있다. 내장산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이처럼 내장산은 『전경』에서 언급되리만큼 상징적인 산이다. 호남으로 국한된 삼신산 외에 한국을 대표하는 삼신산은 금강산 혹은 봉래산, 지리산 혹은 방장산, 한라산 혹은 영주산을 삼신산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무슨 연유로 호남을 상징하는 명산으로 삼신산이 존재했을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풍수학적인 측면에서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근간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그 용맥이 이어지는 상징성을 더해주는 호남의 삼신산을 짚어보는 일은 지맥을 살피는 일 중에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호남의 삼신산을 지도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호남정맥은 한반도 백두대간6) 13 정맥의 하나로, 금남호남정맥7)의 종착지인 주화산에서 갈라져 남서쪽으로 내장산에 이르고, 내장산에서 남진하여 장흥 제암산에 이르며, 제암산에서 다시 남해를 끼고 동북으로 상행하여 광양 백운산에 이르는 산줄기이다. 이 산줄기는 영산강 유역을 이루는 서쪽 해안의 평야 지대와 섬진강 유역을 이루는 동쪽의 산간지대로 갈라놓았다. 호남의 삼신산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이곳은 예로부터 봉래산(蓬萊山)·영주산(瀛洲山) 일명 신선봉(一名 神仙峰)·방장산(方丈山)의 세 산이 삼신산(三神山)으로 불리어 오던 곳이로다.8)
삼신산과 관련해서는 『열자』 「탕문」편과 『사기』 「봉선서」 등에 삼신산과 관련된 언급이 있다. 방장산으로부터 뻗어 나간 지맥은 정읍의 두승산과 변산의 봉래산에 연결되는 장엄한 지맥선을 형성하고 있다. 그중 한 줄기의 지맥은 두승산에서 객망리의 시루산까지 이어지기 때문에 방장산은 상제 강세지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신선과 관련된 오랜 역사와 문화를 품고 있는 상징적인 산이며 대순사상과 깊은 관련이 있다.
평지에 맑고 수려한 산세를 드러내며 문필봉10)의 형상으로 곧게 솟아오른 방장산은 고창의 진산으로 전북 고창군 신림면, 전남 장성군 북이면 죽청리, 전북 정읍시 입암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산의 형태가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형상으로 깊은 산세를 이루고 있으며, 풍수의 오성산형(五星山形) 분류상 목형산(木形山)에 속한다. 사진으로 보는 방장산의 산세는 다음과 같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상제 강세지는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이며, 이는 1896년 전라도의 남도와 북도가 구분되기 이전의 행정구역상 위치를 가리킨다. 강세 당시의 고부군은 두승산을 중심으로 정읍을 포함하여 부안과 고창의 넓은 지역까지 담당하는 대표하는 지명이었다.13) 삼각추 모양의 필봉이 깃대처럼 높이 솟아 능선으로 이어지는 산세를 이루고 있으며, 연이은 능선은 고저와 기복을 반복하며 경사가 가파른 협곡을 끼고 흐르는 물줄기와 함께 방장산의 산세를 더욱 가늠케 해준다. 무엇보다 풍수로 바라보는 방장산의 상징적 의미는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중추적 역할로서의 위치이다.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방장산(方丈山)으로부터 내려오는 산줄기에 망제봉(望帝峰)과 영주산(瀛洲山)이 우뚝 솟으니 그 뒷기슭과 함께 선인포전(仙人布氈)을 이룩하고 있도다. 망제봉(望帝峰)의 산줄기가 기복연면하여 시루산을 이룩하였도다.14)
노령산맥15)의 한 줄기가 정읍의 입암산을 지나 평평한 야산 지대에 우뚝 솟은 방장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5개의 봉우리가 능선을 수놓으면서 경사가 심하고 표고 차가 비교적 많은 편이다. 방장산의 지형을 보면 노령산맥이 줄기차게 뻗어 내리다가 우뚝 멈춰선 방장산 아래 맷방석처럼 평평한 야산 지대에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와 동학혁명 때에는 의병이 이곳에서 봉기했고 일본 강점기에는 대일 항쟁을 줄기차게 펼치는 등 의로움을 중히 여기는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16) 방장산의 한 줄기는 정읍의 두승산을 거쳐 망제봉과 시루산으로 이어지는데 시루산이 품고 있는 객망리 상제 강세지와 관련하여 방장산의 지맥 흐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고부(古阜)의 두승산과 부안의 변산, 아산면의 선운산도 방장산 자락에서 갈려 뻗어 나갔으며, 전남 무안의 승달산과 목포의 유달산도 방장산으로부터 흘러나간 연맥(連脈)에 속한다.
방장산의 옛 이름은 반등산(半登山, 半燈山) 또는 방등산(方登山, 方等山)으로,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이라 불려 왔다.18) 『신증동국여지승람』 「고창현에 “반등산은 현의 동쪽 5리에 있는 진산이다. 신라 말기에 도적이 크게 일어나 이 산에 웅거하여 양가의 자녀가 많이 잡혀갔다. 장일현(長日縣)의 아낙이 그 가운데 있었는데 노래를 지어, 그 지아비가 곧 와서 구해주지 않음을 풍자하였다. 곡명을 방등산이라고 일컫는데, 방등이라는 말이 바뀌어 반등이 되었다. 『대동여지도』에도 반등산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다.
방장산이 자리하고 있는 고창은 노령산맥 서쪽 사면에서 발원하여 곰소만으로 흐르는 하천을 끼며 바다를 안고 있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이다. 하천의 경사가 극히 완만한 고창군은 대부분 평야 지역을 형성하고 있으며, 주요 하천으로 주진천, 고창천, 갈곡천, 해리천, 구암천, 와탄천 등이 있다. 이들 하천은 대부분 높은 산들로 이루어진 동남쪽의 방장산, 문수산, 고산 등에서 발원한 물이 지형이 낮은 서북쪽 평야 지대로 흐른다. 정읍을 중심으로 고부지맥을 감싸고 흐르는 강하는 다음과 같다.
하천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주진천은 노령산맥 서사면에 해당하는 문수산과 고산 등지에서 발원하여 고창군 아산면 아산면의 중앙 협곡을 따라 흘러 곰소만(즐포만)으로 유입되는 하천의 흐름을 이루고 있으며, 하류지역에서 산지 사이를 좌우로 굽이치면서 흐르는 전형적인 곡류하천(曲流河川)20)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21) 방장산을 끼고 흐르는 물의 흐름을 살펴보면, 방장산의 수세는 풍수에서 중시하는 구곡수(九曲水,), 회류수(廻流水), 공배수(拱背水), 조회수(朝懷水) 등의 길수(吉水) 형태를 두루 겸비하고 있으며, 심원한 긴 용맥의 행도 과정을 통해 지맥을 이어주는 산줄기의 변화를 거듭하면서 흘러가는 물줄기들이 유정하여 좋은 기운이 모이는 국세를 이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방장산은 상제 강세지인 대순진리회의 성지이자 시루산이 품고 있는 ‘손바라기 마을’ 즉, 객망리를 이루어준 지맥의 근원적 존재이자 상징성을 더하는 곳임을 알 수 있다.
방장산은 오성(五星)의 형국으로 금성(金星)과 목성(木星)을 겸비한 선인단좌형(仙人端坐形)의 형국을 이루고 있다. 풍수에서 바라보는 산의 형상은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오성(五星)이 결정된다. 같은 산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시각적 위치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며 일정한 모습의 산봉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오성이 변화하는 산의 형태를 아홉 가지 형태인 구성(九星)22)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필봉의 기세가 수려한 신선이 고요히 명상에 잠겨 단정하게 앉아 있는 모습인 선인단좌형 방장산 형국과 목형산의 산형을 그림을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청수한 기상과 수려한 산세를 드러내고 있는 방장산은 호남의 삼신산 중에서 객망리로 이어지는 지맥의 구심점을 이루는 발원지에 해당하며 지맥 선상의 증조산의 격(格)에 해당하는 상징적인 명산으로 두승지맥을 감싸고 흐르는 수류(水流)를 형성하며 시루산까지 지맥을 이어주는 용맥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호남의 삼신산 중 정읍 두승산은 정읍의 북방 호남평야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신령스러운 명산으로써 호남정맥에서 파생된 영산기맥의 하나이다.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며 우뚝 솟구친 정읍의 두승산은 신령스러운 호남의 삼신산 중 하나로써 정읍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동학농민운동과 고부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정읍역사의 한 축을 이루는 산으로 간주하고 있다. 두승산은 풍수에서 요구되는 제반 요건을 두루 거치며 망제봉과 동죽산 방향으로 흘러내리며 시루산 방향으로 지맥을 이어간다. 선인단좌형의 방장산으로부터 용맥을 일으켜 생룡의 지맥을 이어주는 내룡이 목성(木星)의 기운을 품고 있는 선인포전형의 두승산으로 지맥이 들어오기까지 호남평야와 물줄기를 가로지르고 긴 행도의 과정에서 응결된 산수 음양의 강한 기운으로 우뚝 선 두승산의 상징성을 말해준다. 풍수에서 산의 세력이라 할 수 있는 용세(龍勢)의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방장산으로부터 두승산을 거쳐 망제봉,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용맥의 행도 과정을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백두대간에서 굽이쳐 흘러 태백산맥에서 소백산으로 뻗어 노령산맥에 속한 호남정맥의 산줄기가 내장산과 백암산 사이의 530봉우리26)에서 분기되어 파생된 영산기맥이 서쪽으로 뻗어 분수령인 동진강과 영산강을 이루며 서부 해안의 평야 지대와 섬진강 유역인 동쪽 산간지대로 갈라놓으며, 입암산과 방등산에 이르러 분기된 고부지맥이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변화를 거듭하며 이어지다가 선인봉, 즉 귀인봉으로 상징되는 두승산을 일으켰다. 선인포전형국의 두승산산세도는 다음과 같다.
산의 형세를 볼 때, 정읍의 중심으로 북쪽으로 바라보면 풍수적인 오성(五星)의 분류 측면에서 목형산인 문필봉의 삼각추 형상을 하고 있고, 고부면 입석리를 중심으로 바라보면 병풍을 펼쳐 놓은 듯 구성(九星)27)을 상징하는 9개의 봉우리를 이루고 있고,28) 그것을 암시하듯 두승산의 각 처에 구성의 형상이 드러난 산봉, 암반, 귀석, 지형지물이 산재해 있다. 구성을 상징하는 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이 구성의 형상을 품고 있는 용맥은 단단한 서암瑞巖)이 융기하여 밝고 강한 기운을 띄고 각처로 지맥을 이어준다. 구성의 특징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멀리서 이 산을 바라보면 신령한 거북이가 살아 꿈틀거리듯 생룡의 산세를 이루며 뻗어서 행도한다. 남동쪽의 선인봉은 옛날엔 귀인봉이라 불렀는데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선인봉 아래가 좋은 터라 하여 여러 지역 사람들이 이사를 와 살고 있다.29) 산의 전체적인 형국은 신선이 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선인포전형의 형국이다. 선인포전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상제께서 어느 날 공우에게 「고부에 가서 돈을 주선하여 오라」 하시더니 마련된 돈으로써 약방의 수리를 끝마치시고 갑칠로 하여금 활 한 개와 화살 아홉 개를 만들게 하시고 그것으로써 공우로 하여금 지천(紙天)을 쏘아 맞히게 하시고 가라사대 「이제 구천을 맞췄노라」 하시고 또 말씀을 잇기를 「고부 돈으로 약방을 수리한 것은 선인포전(仙人布氈)의 기운을 쓴 것이니라」 하셨도다30)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고남식 교수는 강증산이 성신(聖身)으로 화신(化身)하여 이 선인포전의 기운이 구천(九天)과 연계되는 천지 공사를 인간 세상에서 종교적 의식을 통해 처결했다는 면이다. 공사에서 선인포전은 그 의미가 천상의 구천과 연계되어, 강증산의 강세는 곧 구천상제의 지상 탄강이며 그 목적은 후천선경을 지상에 이루는 일임을 보여주고 있다.31)라고 하였다. 선인포전을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고저기복의 용맥 변화를 반복하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두승산의 주 능선을 중심으로 호남평야가 사방으로 펼쳐지고 멀리 변산의 칠산(七山)바다33)가 호응한다. 동쪽으로는 칠보산의 망대봉과 내장산이 공간적 조화를 안겨주고, 남쪽으로는 입암산과 방등산의 산줄기가 높고 낮게 고저를 반복하며 유연한 기세로 다가온다. 두승산은 산세의 변화가 생동감 있게 이루어지고 있고, 주 능선을 중심으로 일정한 각도를 이루며 행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두승산은 산줄기마다 제각기 마디를 갖추고 높고 낮게 고저기복을 반복하며 용맥 변화를 이루며 흘러내려 오는 산세의 변화가 아름답다. 상하 즉,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진행하는 행도 과정에서 일정한 과협의 변화와 꺾임의 각도를 유지하면서 좌우로 꺾어짐의 절(節)을 이루고 생룡의 활동을 증폭시키는 용세(龍勢)의 변화를 보인다. 이와 관련하여 두승산의 산세를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두승산의 말봉에는 망선대35)와 수두목승(水斗木升)36)의 음각 글씨와 두(斗)와 승(升)의 형상을 새겨놓은 바위가 있다. 두승산 주변의 마을 지명도 대체로 신선의 ‘선(仙)’자와 관련이 있는 마을 이름으로 선망(仙望)이나 은선(隱仙) 등을 쓴 것으로 보아 장차 큰 성인(聖人)이 탄생할 길지로 여겼음을 알 수 있다.
방장산의 한 산줄기가 호남평야를 가로지르며 두승산을 일으키고, 두승산에서 다시 동죽산과 망제봉으로 이어지는 행도 변화를 거치면서 용맥의 고저기복과 좌우로 굴곡변화의 절(節)을 일으키며 힘차게 이어지다가 중간에서 부모산을 일으키고 탈살(脫殺)의 과정을 끝낸다. 두승산은 고창의 방장산 한 줄기 맥(脈)이 두승지맥을 일으켜 동북으로 뻗어 정읍천과 고부천의 분수령을 이루면서 비룡산, 국사봉, 태봉을 거쳐 두승산을 이루었다. 단단한 암반으로 용맥을 형성하고 있는 두승산의 산줄기는 남동에서 북서쪽으로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이루며 길게 뻗어 있고, 북동쪽은 가파른 산세를 유지하고 북쪽으로는 천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탈살의 과정인 용맥의 행도 과정의 사진은 다음과 같다.
두승지맥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지맥은 계속하여 평지를 달리듯 구불구불 위이(逶迤)38)하며 태식(胎息)39)의 과정을 거쳐 마침내 내룡이 좌선으로 머리를 돌려 횡룡입수(橫龍入首)의 형태로 시루산 기슭에 불룩한 현무정(玄武頂)을 이루고 마지막으로 상제 강세지인 혈장(穴場)을 만들었다. 두숭산에서 동죽산과 망제봉으로 이어지는 용맥 변화를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두승산의 능선으로부터 뻗어간 지맥의 행도 변화를 보면, 산의 세력이 너무 강하거나 경사가 급한 경우, 용은 부드럽고 완만하게 변하고, 경사가 너무 크면 그 중간으로 적당하게 변하고, 흙이 적고 마른 듯 앙상한 것은 형상은 연한 살이 붙은 용으로 변하고, 흉한 것은 아름답게 변하고, 굵은 것은 가늘게 변하는 탈살의 과정에서 주맥의 능선이 이어지는 내룡변화와 더불어 결혈(結穴)할 주위에 훌륭한 국세를 이루고 천지의 기운을 서려 있다고 판단된다. 오성(五星)으로 볼 때도 내장산은 화성(火星), 입암산은 토성(土星), 방장산은 금성(金星), 국사봉은 수성(水星), 두승산은 목성(木星)을 이루어 오성연주격(五星連珠格)40)을 이루는 산세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산봉이 상생의 관계로 이어져 큰 정기를 맺었다는 점에서 호남의 삼신산에 속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간주한다.
풍수의 수룡(水龍) 측면에서 볼 때, 정읍에는 동진강, 내장산에서 발원하는 정읍천(井邑川), 고부천(古阜川), 원평천, 상두천, 암치천, 화죽천 등이 있는데 그 중 내장산에서 발원한 정읍천, 고부천, 동진강은 내장산과 방장산을 주축으로 두승산을 멀리서 가까이서 감싸며 흐르는데 동진강은 고부천과 정읍천을 받아들이며 두승지맥 일대의 지기를 모아주고 생기를 전달해주는 맹주로서 수룡(水龍)의 극치를 이룬다. 정읍과 두승지맥을 중심으로 정읍천, 고부천, 동진강은 산과 물이 배합하여 산수 음양의 조화를 이루어, 신인조화의 땅 시루산 일대에 상제 강세지를 태동시켰다. 방장산으로부터 두승지맥을 감싸고 도는 정읍천, 고부천, 동진강 등은 유연한 수기(水氣)의 절정을 이룬다. 두승산의 수세는 호남평야를 감싸고 산과 물이 유정하게 음양 조화를 이루며 방장산으로부터 시루산까지 지맥을 이어주며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어주고 있다. 두승산을 끼고 흐르는 수세는 주변의 지세와 어울려 배산(背山)과 임수(臨水)를 형성하여 풍수지리에서 용(龍), 혈(穴), 사(砂), 수(水)의 조건42)을 갖추었으며, 남쪽으로는 선인봉이 솟아 호남의 대혈(大穴)이 남쪽 기슭에 위치하여 예로부터 선인좌부혈(仙人坐部穴)이라고도 하였다. 음택으로는 선인포전형을 이루어 38대에 걸쳐 장상(將相)이 나고, 당대에 3명의 성인이 나는 자리로 알려져 많은 부호가 모여들었다는 이야기도 민간에서 전해진다. 두승산이 명산인 이유와 삼신산 중의 하나인 이유는 호남평야에 우뚝 솟아 곡부천, 정읍천, 동진강이 삼면으로 감싸면서 두승지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망제봉은43) 호남의 영주산으로 불리는 두승산의 지맥을 이어주는 중요한 산봉이다. 망제봉이라는 지명은 종교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산이다. 시루산을 일으킨 상징적인 의미의 산으로 자리하고 있다. 상제를 바라는 봉우리란 망제봉은 풍수적인 측면에서 용맥의 변화와 기복이 남다른 지맥의 특징을 안고 있다. 산의 능선이 비교적 가파르고 내룡의 변화가 변화무쌍하다. 고저기복과 과협과 변화가 잘 이루어져 있고, 산 중턱부터 정상부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서암(瑞巖)이 돌출되어 맥의 근간이 암맥(巖脈)으로 이루어진 강한 지맥(地脈)을 형성하고 있다. 과협과 형태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두승산에서 지맥을 이어받은 망제봉은 용맥이 행도하면서 변화를 하여구불구불 위이(逶迤)하고44) 태(胎), 식(息), 잉(孕), 육(育)의 과정을 이루어 천지의 기운을 이어주는 용맥을 형성하여 주산으로서의 진산(鎭山)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망제봉과 시루산은 주산과 부모산의 관계를 맺고 있으며, 객망리를 향해 들어가는 현무정(玄武頂)45)을 일절 앞두고 두둑하게 봉우리를 이룬 산이 부모산이며46) 곧 시루산에 해당한다. 망제봉과 관련하여 『전경』에 “망제봉의 산줄기가 기복연면하여 시루산을 이룩하였도다.”47) 라는 기록이 있다. “기복연면(起伏連綿)은 풍수에서 지맥을 잇는 과정에서 끊임이 없이 능선을 이어주는 행룡(行龍)의 과정을 말하며, 일어나고 엎드리는 용맥의 변화를 뜻한다. 모든 산은 산맥의 능선이 뻗어 내려오면서 엎드리고 일어나는 고저기복(高低起伏)의 굴곡작용을 하면서 과협(過峽)을 형성하며 기운이 생동하는 생룡(生龍)의 활동을 증폭시켜 기운이 왕성한 귀룡(貴龍)이 된다. 두승산에서 뻗어 나온 지맥이 망제봉으로 이어지는데 사진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망제봉은 주변의 산봉에서 지명으로 대변되는 종교적 상징성이 강조되고 있는 산이다. 상제를 바라는 즉, 상제의 강림을 바라는 봉우리로 인식되고 있다. 망제봉의 지명이 암시하듯이 지맥의 연결과정에서 두승산과 시루봉 사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산체(山體)라 할 수 있다. 망제봉의 답사 과정에서 용맥의 흐름을 살핀 결과 위의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봉요학슬(蜂腰鶴膝)의 변화와 용맥(龍脈)이 높고 낮게 파도가 출렁이듯 일기일복(一起一伏) 하며 용(龍)이 구불구불 좌절우곡(左折右曲) 하는 맥절(脈節)의 작용이 두드러지고 용신(龍身)을 좌우로 감싸주는 전호(纏護)가 잘 발달하여 있다. 주산으로서의 망제봉의 산세를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마치 나무줄기가 가지가 옆으로 뻗어 분출하는 지점이나 대나무가 마디를 맺는 곳처럼 내룡이 좌우로 꺾이는 ‘절(節)’의 변화가 아름답고 서암(瑞巖)들이 기운의 특출함을 드러내고 있다. 망제봉은 동죽산과 하나의 용신(龍身)을 이루며 유기적인 관계로 탄탄한 지맥을 이어주고 받쳐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동죽산과 망제봉의 지맥의 흐름을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봉우리의 이름인 ‘망제’는 ‘제(帝)를 바란다’라는 뜻이다. 봉우리가 하늘 위로 솟아 있으니 이는 분명히 천상(天上)의 제(帝)가 지상 인간 세상에 강림(降臨)하기를 바란다는 것이고, 제(帝)는 천상의 상제를 가리킨다. ‘망제(望帝)’ 봉우리는 계속해서 삼신산과 시루산 그리고 객망리(선망리)와도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49) 풍수와 관련해서 『전경』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망제봉의 산줄기가 기복연면(起伏連綿)해서 시루산을 이룬 것은 곧 지맥을 이어 혈성(穴星)을 일으키는 풍수적 제반 조건50)을 두루 충족시키는 중요한 위치의 역할을 하는 산의 위용을 말해준다. 이처럼 정읍시는 강증산이 강세한 곳인데, 이미 강증산이 강세하기 전부터 지구에 천상의 상제가 내려오기를 바라는 ‘망제’ 봉우리가 존재했다는 것은 정읍시가 예로부터 상제 강림에 대한 대망의 깊은 내력을 간직하고 있는 고을임을 암시적으로 확연히 보여주는 것이다. 여기에서 망제의 제(帝)는 상제인데, 이 상제에 대한 신앙은 예로부터 구천(九天)에 하소연한다는 말도 있듯이 완전한 구원을 이루어줄 하늘에서 가장 높은 곳을 말하는 구천에 재(在)하는 ‘구천상제(九天上帝)’의 지상에의 강림을 고대(苦待)하는 신앙인 것이다.51) 망제봉의 기복연면(起伏連綿) 하는 내룡(來龍)의 용맥 변화를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산세를 풍수적으로 종합하면, 망제봉의 기복연면(起伏連綿) 하는 내룡의 특징은 결국 입수가 이루어지는 기복변화나 굴곡변화가 기본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입수에는 기맥(氣脈)의 정기가 장차 혈장(穴場)에 더 큰 기운을 전달하기 위해 내룡의 변화과정에서 혈장에 들어가기 직전에 입수룡을 말한다. 망제봉은 풍수의 이치에서 요구되는 산세의 변화를 두루 갖추고 있으며 주봉을 좌우에서 받쳐주는 좌보우필(左輔右弼)의 안정된 산형을 이루어 망제봉이라는 지명과 함께 풍수적으로는 물론 종교적 상징성을 더해주는 산이라 할 수 있다.
Ⅲ. 상제 강세지의 형기(形氣)와 물형(物形)
풍수의 형기론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상제 탄강지(誕降地)인 객망리(客望里)는 즉, “손 바래기” 마을로 부르며 이전에는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로 부르다가 현재는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52)로 부르고 있다.53) 풍수 형국으로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시루산이 품고 있는 이 마을은 선망리(仙望里), 일명 선(仙) 바래기54) 마을로도 불린다. 시루산 또는 시루봉은 산의 모양이 마치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처럼 생겼다하여 붙여진 지명으로 보이며, 남쪽으로는 매봉이 자리하고 있다.55) “손바래기” 마을의 객망리 일대 산세도(山勢圖)는 다음과 같다.
이처럼 풍수적 지명은 그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나 산의 형상이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객망리 일대도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풍수 형기론은 기본적으로 천인 감응론56)과 관계를 지을 수도 있다. 이른바 천인감응(天人感應) 사상은 자연의 모습을 한 하늘을 유의지적(有意志的)인 최고의 신으로 간주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감응의 방식은 자연현상을 통해 이루어지며 인간의 의지가 반영되어 나타났다.57) 대순사상과 연계하여 상제 강세지(降世地)로서 상징성을 더해주는 객망리 일대의 풍수연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풍수 형기론을 토대로 형상이 주는 상징성과 시루산을 이룬 객망리 일대의 풍수 국세 및 지맥의 연결과정을 통한 지기(地氣)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일이다. 시루산 일대의 산세도를 위성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지기(地氣)는 음기(陰氣)와 양기(陽氣)의 작용을 근간으로 상호 대립과 통일의 상호 호환적 조화를 통해 땅속을 흐르는 산천 대지의 정기(精氣)를 의미한다. 이와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상제께서 「선천에서는 인간 사물이 모두 상극에 지배되어 세상이 원한이 쌓이고 맺혀 삼계를 채웠으니 천지가 상도(常道)를 잃어 갖가지의 재화가 일어나고 세상은 참혹하게 되었도다. 그러므로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相生)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서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 … .」59)
위의 내용에서 보듯이, 선천에서 상도를 잃고 모든 참혹한 재화가 발생한 원인이 ‘상극의 원리에 지배되었기 때문임을 말하고 있다. 여기에 상제의 천지 공사가 단행된 배경을 알 수 있으니 그것은 곧 음양의 상극적 관계로 인해 발생한 천지의 겁액을 해소하고자 한 것이다.60) 음양합덕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기의 통일이 필요하므로 각처의 정기를 뽑는 공사를 행하게 되는데 이는 곧 풍수적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다.61) 풍수의 형기론적 산세의 형국(形局)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상제께서 각 처에서 정기를 뽑는 공사를 행하셨도다. 강산 정기를 뽑아 합치시려고 부모산(父母山)의 정기부터 공사를 보셨도다. 「부모산은 전주 모악산(母岳山)과 순창(淳昌) 회문산(回文山)이니라. 회문산에 이십사(二十四) 혈이 있고 그 중에 오선위기형국(五仙圍碁形局)이 있고 기변(碁變)은 당요(唐堯)가 창작하여 단주를 가르친 것이므로 단주의 해원은 오선위기로부터 대운이 열려 돌아날지니라. 다음에 네 명당(明堂)의 정기를 종합하여야 하니라. 네 명당은 순창 회문산(淳昌回文山)의 오선위기형국과 무안(務安) 승달산(僧達山)의 호승예불형국(胡僧禮佛形)과 장성(長城) 손룡(巽龍)의 선녀직금형국(仙女織錦形)과 태인(泰仁) 배례밭(拜禮田)의 군신봉조형국(群臣奉詔形局)이니라. 그리고 부안 변산에 二十四혈이 있으니 이것은 회문산의 혈수의 상대가 되며 해변에 있어 해왕(海王)의 도수에 응하느니라. 회문산은 산군(山君), 변산은 해왕(海王)이니라」 하시고 상제께서 그 정기를 뽑으셨도다.62)
위의 내용에서 각 처의 정기를 뽑는 공사는 곧 풍수의 이치와 상통한다. 호남정맥을 기점으로 방장산으로부터 시루산까지 이어진 탁월한 산세와 선인(仙人)과 관련된 형국을 이루고 시루산까지 진행된 용맥의 행도 변화는 객망리 일대의 상제 탄강지와 무관하지 않다. 형기의 관점에서 볼 때, 수려한 산의 형상과 산세의 변화에 따라 생기의 발현 정도가 다르며, 산줄기가 힘차게 고저 기복의 변화를 거듭하며 물줄기를 거느리며 뻗어 나가는 변화의 행도 과정은 생기 가득한 혈을 맺는 조건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풍수에서 매우 중시되는 부분이다.63) 기(氣)가 흐르는 곳은 언제나 물질이 따른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은 크게 천기(天氣)와 지기(地氣)로 나눌 수 있다. 태양과 천체계(天體界)의 에너지는 땅의 기운과 서로 대립과 통일의 조화를 이루어 결합하면서 모든 생명체를 탄생시킨다.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의 풍수적 특징과 상징성도 객망리까지 이어진 수많은 산의 실체와 산줄기의 변화에 따른 지맥의 흐름과 지기(地氣)의 세력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인독서형(仙人讀書形)의 시루산을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풍수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난 산의 형세를 보고 기운의 동태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오성(五星)과 관련하여 『지리인자수지』에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오성이란 오행을 말한다. 하늘에서는 상(象)을 이루고, 땅에서는 형(形)을 이룬다. 정(精)은 하늘에 매여있고, 형(形)이란 땅에 드러나 천지에 가득 차 있으니, 천지간의 만물만사가 모두 여기에서 근본이 되지 아니한 것이 없는 것이다. 지리의 묘법 또한 어찌 이를 벗어날 수 있겠는가?65)
만물의 형상과 기(氣)는 상호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산의 모양이나 주변 지형지물의 생김새와 형상에 따라 기의 작용과 세력은 천차만별로 나타난다. 형기론(形氣論)의 풍수적(風水的) 풍격(風格)은 지형과 지세의 특징인 형상(形象)에 따라 살 곳을 선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일찍이 호남의 삼신산으로 불리는 고창의 방장산(방등산), 변산의 봉래산, 정읍의 두숭산(영주산)은 수려한 산세를 주축으로 역량이 출중하고 지역의 진산으로 자리하여 정신적인 지주(支柱)의 역할과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浮刻)되어 있다. 지령(地靈)이란 곧 땅이 기운을 의미하며, 기운이 잘 모이는 땅은 살아있는 생기(生氣)의 터이다. 토지 성분과 인체의 구조는 고도의 부합성이 존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인체 건강은 환경 대지의 영향을 깊이 받고 있다. 인재(人才)가 많이 나는 곳은 태양처럼 빚을 내는 북극성, 북두칠성, 견우성, 직녀성 등 항성(恒星)이 운집하고, 혜성의 꼬리처럼 보이는 빛줄기들이 사방으로 널리 퍼져 사람들을 경이롭게 하는 곳이다.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가 바로 풍수적으로 천(天), 지(地), 인(人) 삼재의 기운을 품은 곳임을 직감할 수 있는 국세를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령인걸(地靈人傑)이라는 측면에서 상제의 탄강(誕降)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상제께서 탄강하실 때에 유달리 밝아지는 산실(産室)에 하늘로부터 두 선녀가 내려와서 아기 상제를 모시니 방 안은 이상한 향기로 가득 차고 밝은 기운이 온 집을 둘러싸고 하늘에 뻗쳐 있었도다.66)
이러한 곳은 『택경(宅經)』에서 소위 말하는 “땅이 비옥하고, 싹이 무성하다. 좋은 주택은 사람이 기운차게 일어나고 흥성한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환경과 인류는 밀접하고 불가분의 관계이다. 일찍이 사람들은 어떤 지역에서 오래 거주하게 되면 가족 구성원이 보편적으로 신체가 건강하고 자손이 왕성하고 농작물이 풍작을 이루고 가축이 흥왕하게 되었는데 사람들은 이런 지역을 매우 갈망해왔다.
물형론은 산천의 형세와 모양에 의해 그 속에 있는 기운이 상통한다는 설(說)로써 산세가 웅장하고 활달하면 땅속의 기운도 왕성하다고 보는 것이다. 형기론의 관점에서 볼 때, 산형과 지리의 형세를 통해 지맥의 강약과 흐름을 가늠하고 혈(穴)을 갖춘 명당대지의 풍수적 국세를 설명하는 일종의 방법론이며, 지기(地氣)가 살아 움직이는 산세를 사람이나 짐승, 새 등의 모양에 비교하여 이치에 부합한 곳을 찾고, 그에 따른 길흉을 인사에 적용하여 판단하는 풍수학이다. 풍수의 고전인 『금낭경』에 “땅이 형체를 이루어 기가 돌아다녀야 만물이 생을 얻는다.”67) 또 풍수 형기의 중요한 고전인 『설심부』에도 “물은 같은 종류로 유추하고 혈은 형상에 연유하여 취할 것이다.”68) 라는 언급이 있다. 사명당(四明堂)으로 거론되는 『전경』 속 호승예불혈, 오선위기혈, 군신봉조혈, 선녀직금혈 또한 풍수적 물형으로서 예외는 아니다.69) 이와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 「궁을가에 있는 사명당 갱생이란 말은 중 사명당이 아니라 밝을 명 자를 쓴 사명당이니 조화는 불법(佛法)에 있으므로 호승예불혈(胡僧禮佛穴)이오. 무병장수(無病長壽)는 선술(仙術)에 있으니 오선위기혈(五仙圍碁穴)이오. 국태민안(國泰民安)은 군신봉조혈(群臣奉詔穴)이오. 선녀직금혈(仙女織錦穴)로 창생에게 비단옷을 입히리니 六월 十五일 신농씨(神農氏)의 제사를 지내고 공사를 행하리라. 금년이 천지의 한문(捍門)이라. 지금 일을 하지 않으면 일을 이루지 못하니라」 하셨도다.70)
상제께서 류 찬명에게 천문지리 풍운조화 팔문둔갑 육정육갑 지혜용력(天文地理風雲造化八門遁甲六丁六甲智慧勇力)과 회문산 오선위기혈 무안 승달산 호승예불혈 장성 손룡 선녀직금혈 태인 배례전 군신봉조혈(回文山五仙圍碁穴 務安僧達山胡僧禮佛穴 長城巽龍仙女織錦穴 泰仁拜禮田群臣奉詔穴)을 쓰게 하고 불사르셨도다.71)
지리의 형세나 내재적인 성정을 간파하고 그 기운의 후박과 강약 등 동정의 이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리적 특징을 인형(人形), 수형(獸形), 금형(禽形), 용사형(龍蛇形), 문자형(文字形), 검형(劍形)이나 선형(船形) 등 기타 물체형(物體形)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된다. 상제 강세지와 관련하여 제기된 제반 물형(物形)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전경』에 등장하는 풍수 물형에는 금반사치형(金盤死雉形),72) 와우형(臥牛形),73) 금혈형(琴穴形),74) 호승예불혈, 오선위기혈, 군신봉조혈, 선녀직금혈,75) 등이 있다. 이처럼 『전경』에 나타난 증산(甑山)의 풍수에 대한 말씀은 풍수형국론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룬다.76) 풍수에서 언급된 물형의 형국은 산천의 형상을 취하여 붙인 명혈들이 대부분이며, 천지자연의 기운이 순조롭게 통일된 곳으로써 용(龍), 혈(穴), 사(砂), 수(水)가 이루어진 명혈(明穴) 대지를 가리킨다. 방장산으로부터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 일대까지 이어진 지맥도 이와 관련하여 살펴볼 수 있다. 방장산으로부터 객망리 시루산 일대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변화과정에서도 선인(仙人)과 관련된 풍수 물형이 드러나고 있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지금까지 풍수 물형과 관련하여 살펴보았듯이 대개 관련된 물형(物形)이 신선(神仙)과 매우 깊은 관계가 있다. 상제 강세지의 지명과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이 시루산 동쪽 들에 객망리(客望里)가 있고 그 산 남쪽으로 뻗은 등(燈)판재 너머로 연촌(硯村)ㆍ강동(講洞)ㆍ배장골(拜將谷)ㆍ시목동(柿木洞)ㆍ유왕골(留王谷)ㆍ필동(筆洞) 등이 있으며 그 앞들이 기름들(油野)이오. 그리고 이 들의 북쪽에 있는 산줄기가 뻗친 앞들에 덕천 사거리(德川四巨里) 마을이 있고 여기서 이평(梨坪)에 이르는 고갯길을 넘으면 부정리(扶鼎里)가 있고 그 옆 골짜기가 쪽박골이로다.77)
그리고 그 탄강하신 마을을 손바래기라고 부르며 당시에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全羅道古阜郡優德面客望里)라고 부르더니 지금은 정읍군 덕천면 신월리(井邑郡德川面新月里) 새터로 고쳐 부르도다.78)
객망리는 상제께서 탄강하시기 이전에는 선망리(仙望里)라 하더니 후에는 객망리라 하고 상제께서 화천(化天)하신 뒤로는 신월리(新月里)로 고쳐 부르고 오늘에 이르도다.79)
『전경』의 내용에서 보듯이 시루산을 중심으로 지형과 관련된 지명을 살펴보면, 상제 탄강지인 객망리가 자리하고, 『역경(易經)』의 팔괘(八卦)에서 남쪽을 상징하는 이방(離方)에 세상을 밝혀주는 등불 혹은 책을 읽을 때 불빛을 밝혀주는 등잔(燈盞)이라는 상징의 등(燈)판재와 문방사우(文房四友)와 관련된 지명이 유기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바로 벼루를 상징하는 연촌(硯村)80)과 붓을 상징하는 필동(筆洞) 등이 그에 해당하는데 『전경』에 “어느 때 종도 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상제께서 “선비는 항상 지필묵(紙筆墨)을 지녀야 하나니라”고 말씀하셨도다.81) 라는 기록이 보인다. 상제 강세지를 중심으로 지명(地名)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시루산의 상제 행적 중에서 『전경』에 호둔(虎遁) 즉, 호랑이로 변신한 기록이 보이는데 이는 기문둔갑(奇門遁甲)에서 행하는 법술(法術) 중의 하나이다. 시루산에서 호둔 즉, 호랑이로 둔갑한 상제와 관련하여 『전경』에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상제께서 三년 동안 주유하신 끝에 경자(庚子)년에 고향인 객망리에 돌아오셔서 시루산 조모님의 묘를 면례하시니 이때 류 서구(柳瑞九)가 지사(地師)로서 상제를 보좌하였도다. 이후에 상제께서 항상 시루산 상봉에서 머리를 푸시고 공부를 하셨도다. 그러던 어느 날 호둔하고 앉아 계셨을 때 마침 나무꾼들이 지나가다가 이것을 보고 기겁하여 상제의 부친께 아뢰는지라. 부친께서도 당황하여 시루봉에 오르니 범은 보이지 않고 상제께서 태연자약하게 앉아서 공부하고 계시는 것만이 보였도다.83)
상제께서 시루산에서 공부하시다가 이따금 산 밑에 있는 샘터 너머에서 우시기도 하셨는데 한번은 부친께서 밥을 가지고 시루봉에 오르다가 그 광경을 보았도다.84)
상제께서 일찌기 손바래기 시루산에서 호둔을 보시고 범의 성질이 너무 사나워 사람을 잘 해친다 하기에 그 성질을 알아보시니라. 「사람이 전부 돼지 같은 짐승으로 보이니 범을 그대로 두었다가는 사람들이 그 피해를 심하게 입을 것이므로 종자를 전할 만큼 남겨 두고 번성치 못하게 하였노라」고 종도들에게 이르셨도다.85)
상제께서 본댁에 간수했던 선대의 교지를 찾아 옥새가 찍힌 부분을 도려내고 불사르신 다음에 그 부분과 엽전을 비단에 싸서 한쪽에 끈을 달아 손에 들고 목에 붉은 베를 매고 딸각딸각 소리를 내시며 시루산을 오르내리면서 큰 목성으로 도통줄이 나온다고 외치시니 이 뜻을 모르고 사람들은 없어진 교지만을 애석하게 여겼도다.86)
지금까지 언급된 『전경』의 내용을 근거로 시루산 일대를 살펴볼 때, 이 지역에 등장하는 지명은 모두 선인독서형국(仙人讀書形局)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용맥의 흐름을 나타낸 산도(山圖)의 형태로 선인독서형의 형국은 다음과 같다.
선인독서형의 시루산을 포함하여 방장산, 두승산, 동죽산, 망제봉, 매봉,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연결과정은 물형과 관련하여 주로 선인(仙人)과 연관된 형국이 주류를 이룬다. 객망리까지 이어지는 지맥의 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방장산의 선인단좌형(仙人端坐形), 두승산의 선인포전형(仙人鋪氈形), 객망리 시루산 일대의 선인독서형 등이 그러하다. 상제 강세지로 시루산이 품고 있는 객망리 일대는 거칠고 험한 지형이 없고 토질이 양명하고 토맥(土脈)과 암맥(巖脈)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육산(肉山)으로 산세가 완만하여 지세가 포근하고 지기가 안정된 곳이다. 산의 형상과 지세는 인간의 생활환경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산천의 변화 흐름과 기상은 인간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 선인(仙人)과 관련하여 전통적인 풍수 물형과 용맥도(龍脈圖)의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상제의 강세를 예시하는 주변의 객망제(客望堤),93)와 문방사우와 연관된 벼루를 나타내는 연촌(硯村)과 학당을 의미하는 강동(講洞) 그리고 붓을 의미하는 필동(筆洞) 등이 있으며, 그 외 배장(拜將)골, 유왕(留王)골, 기름들, 등판재, 덕천 사거리, 부정리(扶鼎里) 등의 지명을 통해 볼 때 신인(神人)의 강세(降世)를 예고하는 종교적 상징성도 동시에 내포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지명들이 반드시 물형에 부합한다고는 볼 수 없지만, 시루산의 산형이 ’선인독서형‘을 이루고 있으므로 주변의 마을 지명을 그와 연계하여 상징성을 부여하기 위한 일종의 방편으로 볼 수 있다. 공부와 관련된 부수적인 주변의 지명들은 ’선인독서형‘의 시루산을 연계한 상징적인 소재에 해당한다. 물형이 존재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응안이나 관련 지명들이 나오게 되는데 이는 곧 주변 산세와의 호응을 중시한 공간적 배치 내지는 지리적 조화성을 의미한다. 특히, 풍수적인 측면에서 수려한 산세. 수기 빼어난 정읍천. 기복연면의 용맥의 행도 과정. 박환, 과협, 요도, 지각, 탈살, 태, 식, 잉, 육의 풍수적 이치와 더불어 용, 혈, 사, 수를 고루 갖추고 있지만, 이러한 풍수적 명국 외에 객망리가 한국의 여타 지방과 비교했을 때 뛰어난 점이 무엇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상휘 박사94)에 의하면, 객망리와 연계된 북두칠성 천기 흐름을 암시하는 두락암((斗落巖))95) 일대를 빼놓을 수 없다. 북두칠성 기운 핵심 기운은 중정(中正)과 수평(水平)을 유지하고 하늘과 땅이 하나 됨을 말한다. 두락암은 북두칠성의 손잡이에 해당하는 표성(杓星)96)으로 호남의 삼신산인 고창의 방장산, 부안의 봉래산, 정읍의 두승산이 만들어 낸 국자 통 내(內) 괴성(,魁星)97) 형평 잃지 않은 터가 바로 상제 강세지 객망리 일대이다. 고창군 아산면 반암마을98)의 두락암 손잡이가 성송 칠성, 성두, 두치, 성내, 소성 두승산으로 이어져 성심(星心)이 객망리 일대로 펼쳐져 균형을 담아내고 있다는 면에서 여타 지역과 차별되는 풍수적 명당이라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락암 일대를 사진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시루산 즉, 증산(甑山)101)은 전라북도 고부군. 덕천면 신월리 손 바래기와 우덕면 배장골에 걸쳐 있는 광구천하의 요람인 상제 강세지(降世地)를 품고 있는 신령한 산이다. 시루산 일대 신송마을102)은 일명 영주산으로도 불리는 두숭산의 한 줄기가 동죽산과 망제봉으로 이어져 매봉을 거쳐 좌보산(左輔山)103)의 형상으로 융기된 인걸지령의 터를 이룬 신령한 산체(山體)이다. 시루산을 중심으로 한 객망리 일대는 모두가 상제 탄강지와 관련된 풍수적 지명을 담고 있으며, 풍수에서 말하는 용혈사수(龍穴砂水)104)가 혈장을 중심으로 감싼 듯해야 한다는 의미와 같다. 객망리를 품고 있는 시루산 일대는 이러한 풍수적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시루산이 품고 있는 상제 강세지의 지맥선 흐름은 다음과 같다.
호남(湖南)의 삼신산을 중심으로 시루산을 일으킨 내맥(來脈) 중에서 방장산을 중심으로 증조산(曾祖山)에 버금가는 두승산은 시루산과 유기적인 관계로 탄강지의 상징성을 암시하고 있다. 방장산으로부터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의 변화 과정은 강제지의 풍수적 상징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풍수에서 산과 물의 이치는 곧 인체가 순환하는 기혈(氣血)의 이치로 비교할 수 있다. 산과 물은 풍수를 이루는 근본적인 음양의 요체이며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용맥의 변화과정 속에서 앞서 언급된 풍수적 요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음을 현장답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백두대간(白頭大幹)의 심원한 용맥(龍脈)의 줄기가 이어진 호남정맥인 내장산에서 고창의 방장산을 거쳐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정읍(井邑)의 진산 두승산(斗升山)에서 지기(地氣)를 모으고 솟구쳐 올라 구성(九星)의 이치를 상징하는 9봉을 이룬 산이 두승산이다. 오성이 변형되어 나타난 산형을 구성체(九星體)의 형태로 확대할 수 있는데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이처럼 구성(九星)의 이치가 천지의 기운이 응결된 삼신산의 지맥을 이어 망제봉(望帝峰) 즉, 상제의 탄강(誕降)을 바라는 산봉을 거쳐 깊은 천지인(天地人)의 이치를 담고 있는 시루산 즉, 증산(甑山)을 이룬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Ⅳ. 지맥의 연결과정과 상제 강세지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의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뭇 산들의 지맥의 연결과정에서 엎드리고 일어나고 높고 낮게 고저기복을 이루면서 산과 물이 호응하고 배산임수(背山臨水)와 사신사(四神砂)를 갖춘 용맥을 형성하여 대순의 성지인 명혈대지를 만들었다. 명당의 조건은 사세(四勢)106)를 갖춘 지기가 왕성한 땅을 말한다. 명당의 국세를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용맥의 흐름을 그림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특히, 두승산에서 시루산까지 용맥의 행도 변화가 상제 강세지의 상징성을 더해준다. 두승산에서 상제 강세지인 시루산까지 용맥의 흐름을 보면 태극 형상의 지맥 흐름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태극의 용맥 변화를 이루고 있음은 단지 태극 문양을 이루는 외형적인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풍수의 이치에서 요구되는 과협과 곡절(曲折)을 반복하는 능선 변화가 잘 이루어져 지맥의 기세가 뛰어남을 의미하는 것이다. 산과 물의 음양배합이 잘 이루어짐을 알 수 있다.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 시루산의 정기는 곧 주변의 지명이 암시하듯 신인조화108) 인걸지령의 터임을 암시해 준다. 태극의 형상을 이룬 지맥의 흐름도는 다음과 같다.
인걸지령의 땅인 시루산 일대의 상제 강세지는 풍수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사세(四勢)가 바르고 지기가 왕성한 곳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종합하여 볼 때, 객망리 일대의 사신사(四神砂)인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등의 포국(布局)과 입지(立地) 등을 토대로 형기론의 관점에서 살펴볼 때 대순진리회성지 일대는 명당의 구비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는 풍수적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주산과 안산의 주객(主客)이 분명하고 산의 안쪽과 바깥쪽을 어우르며 청룡과 백호가 서로 호응하고 있으며, 방장산으로부터 두승산, 망제봉을 거쳐 지맥이 이어진 시루산을 중심으로 마을을 잘 감싸고 좌우로 용호가 혈장을 감싸며 국세가 이루어져 전형적인 배산임수와 용(龍)ㆍ혈(穴)ㆍ사(砂)ㆍ수(水)를 조건이 지리의 법에 합당하다. 시루산 앞으로 탁 트인 들판을 중심으로 마을 앞과 조측에 물이 모인 승산지, 객망지가 융취명당으로 마을을 감싼 산수음양의 생기가 왕성한 지세를 이루고 있다. 대순진리회성지 일대는 물형으로 선인독서형이며 하늘과 땅이 스스로 이룬 명당대지이다.
Ⅴ. 맺음말
본 논문은 풍수의 전통이론인 형기론을 토대로 대순진리회 성지(聖地)로 자리하고 있는 상제 강세지 객망리 일대의 풍수적 지맥의 연결과정을 현지답사를 통해 대순진리회성지와 관련된 주변의 풍수적 지명, 성지 일대의 풍수적인 특징을 고찰하였다. 1) 방장산은 목형산과 금형이 배합된 산형을 이루고 지맥의 구심점을 이루는 발원지에 해당하며 지맥 선상의 증조산 격(格)에 해당하는 상징적인 명산으로 두승지맥을 감싸고 흐르는 수류(水流)를 형성하며 시루산까지 지맥을 이어주는 용맥의 보고라고 할 수 있다. 2) 두승산은 산줄기마다 제각기 마디를 갖추고 높고 낮게 고저기복을 반복하며 용맥 변화를 이루며 흘러내려 오는 산세의 변화가 아름답다. 두승산의 수세는 호남평야를 감싸고 산과 물이 유정하게 음양 조화를 이루며 방장산으로부터 시루산까지 지맥을 이어주며 공간적인 조화를 이루어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두승산을 끼고 흐르는 수세는 주변의 지세와 어울려 배산임수를 형성하고 지리의 법에 용(龍), 혈(穴), 사(砂), 수(水)의 조건을 갖추었으니 지기가 살아 숨 쉬는 형세를 이루고 있다. 3) 망제봉은 상제의 강림을 바라는 봉우리로 소망하는 듯이 주맥의 옆에 서서 축하하는 듯이 바라보고 있다. 그러므로 지맥의 연결과정에서 두승산과 시루봉 사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산봉우리이다. 그러므로 망제봉이라는 지명은 풍수적인 측면과 종교적 상징성을 더해주는 산이라 할 수 있다. 4) 상제 강세지인 신송마을 주변과 방장산으로부터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수려한 산세와 호남평야를 기반으로 두승지맥을 감싸고 흐르는 정읍천, 고부천, 동진강 등이 교통의 중심인 정읍을 중심으로 융합하는 격이니 밝은 기운이 모이는 지령의 땅이라 할 수 있다. 5) 상제 강세지인 객망리의 시루산까지 이어지는 뭇 산들의 지맥의 연결과정에서 엎드리고 일어나고 높고 낮게 고저기복을 이루면서 산과 물이 호응하고 배산임수와 사신사(四神砂)를 갖추고 있다. 시루산 앞으로 탁 트인 들판을 중심으로 마을 앞을 감싸 흐르는 물줄기가 횡수국으로 마을을 감싸며 산수음양의 기운을 품은 지기가 모여 생기가 왕성한 지세를 이루고 있는 시루산의 선인독서형의 물형은 하늘과 땅이 스스로 이룬 명당대지임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풍수적 관점에서 현지답사를 통해 살펴본 상제 강세지 객망리 일대의 지맥의 연결과정과 풍수적 특징과 요건들을 종합하여 볼 때 호남정맥으로부터 호남의 삼신산을 비롯해 유기적인 관계를 형성하며 뻗어내린 뭇 산들과의 상호 결합 등으로 인해 대국의 풍수적 국세를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신인조화의 땅을 이룰 지리적 조건과 상제의 강세를 예시한 주변의 지명 등을 고려해 볼 때 풍수의 공간적 배합이 잘 이루어진 명당대지의 국세를 간직한 곳이며, 인간의 힘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천혜의 큰 기운이 응집된 혈(穴)을 간직한 곳으로 판단된다. 시루산이 품고 있는 상제 강제지 객망리 일대에 이르는 수많은 용맥 변화를 통해 본 주변의 산세는 장엄한 풍수적 이치를 이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인(神人)이나 성인(聖人)의 탄생을 예고하는 주변의 선인(仙人)과 관련된 형국(形局)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후천선경을 펼칠 새로운 인간 세상의 질서를 반영하고 만방의 국운, 정신문명, 종교, 철학, 민의를 비롯하여 지기통일과 천지 공사의 도수를 이룰 신인의 도래를 점지해준 강세지로서의 상징적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토대로 드러난 풍수의 학술적 논증의 문제점과 그에 따른 논리적 한계성을 극복하고 향후 상제 강세지 객망리 일대에 대한 진일보한 토론과 정치한 연구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