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연구논문

종교박물관의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 대순진리회박물관을 중심으로

김진영1,*
Jin-young Kim1,*
1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
1Adjunct Professor,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 Copyright 2024,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an 20, 2024 ; Revised: Mar 12, 2024 ; Accepted: Mar 25, 2024

Published Online: Mar 31, 2024

국문요약

종교박물관은 신앙체계와 관련된 역사적, 예술적, 문화적 유산을 수집, 전시 보존함으로써 수용자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본연의 역할 외에도 광의적으로는 국가 간, 지엽적으로는 다양한 문화집단 간 갈등의 해소에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그동안 비교적 평화적인 다종교사회를 이루어 왔던 우리나라 역시 최근 팬데믹을 거치며 종교적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사회적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2000년대 이후 이주자의 증가로 인해 종교적 다양성에 대한 수용을 제고할 시점을 맞고 있다. 이에 이 연구에서는 다민족국가인 영국과 러시아의 종교박물관인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St. Mungo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종교사박물관(State Museum of the History of Religion), 그리고 고유한 언어와 종교를 가진 소수민족이 어우러져 사는 대만의 세계종교박물관(Museum of World Religions)의 사례를 제시하여 각각의 박물관에서 시행되고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과 전시를 살펴보려고 한다. 이를 기초로 본 연구는 종교 간 이해와 상호작용의 증진을 위해 종교박물관이 지역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파악해보고, 대순진리회박물관의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의 개발을 모색한다.

Abstract

Aside from enriching spirituality, religiously-themed museums play a crucial role in resolving conflicts among the nations peripherally or various cultural groups in a broad sense. Relatively speaking, Korea has achieved a peaceful multi-religious society, yet the 2019 pandemic caused certain religious conflicts to surface or perhaps resurface. Since the 2000, due to the increasing number of migrants, there has been increasing awareness of the need to accommodating even greater levels of religious diversity. Accordingly, this study aims to apprehend various educational programs and exhibitions that have been developed by St. Mungo’s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 the State Museum of the History of Religion, and the Museum of World Religions in multi-ethnic societies such as the UK, Russia, and Taiwan. Therein, it will be determined how these museums contribute to mutual understanding and interaction and this research will suggest the development of a religiously-themed museum capable of resolving a number of social conflicts and enriching the diversity of its nation.

Keywords: 대순진리회박물관; 글래스고 세인트 멍고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종교사박물관; 타이베이 세계종교박물관; 전시; 교육프로그램
Keywords: Museum of Daesoon Jinrihoe; St. Mungo’s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 State Museum of the History of Religion; Museum of World Religions; religious exhibition; educational program

I. 머리말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인간이 있는 곳에는 어디나 종교가 있다.1)”는 선언에서 보듯이 종교는 거의 모든 사회에 존재하는 문화체계로서 정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 이슈와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21세기에 들어와 인류가 겪고 있는 정치적 대립이나 사회적 혼란상은 어느 정도 종교 간의 대립에서 야기된 측면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종교적 극단주의의 위협 속에서 국제관계의 복잡한 실타래를 풀 타협점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또한 종교로부터 스스로를 유리(遊離)하는 무종교인(religious none)의 증가는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2)으로서, 이 시대에 종교는 국경을 초월하여 정신적 가치의 추구와 인간성 회복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그 어느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임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종교박물관은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대중의 각성과 사회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기제이다.

이와 같은 종교박물관의 광의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지엽적으로도 어떤 교단이 박물관을 소유한다는 것은 그 종단이 걸어온 유구한 역사와 정체성을 보존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명징하게 표상한다. 이는 구성원들의 자부심을 제고하고 결속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대내외에 교단을 소개하고 그 위상을 보여주는 가장 효율적이고 강력한 수단을 갖는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신성성의 훼손을 우려하여 제단이나 성소에 비종교인이나 타종교인의 접근에 부정적인 교단일지라도 박물관이 지닌 개방성과 공공성은 이러한 심리적 주저함을 완화한다. 다시 말해, 포교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종교박물관이 가진 또 다른 미덕인 셈이다. 종교박물관은 문화수용자(cultural audience)의 욕구 충족 외에도 ‘종교’라는 특수성과 신성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일반박물관보다 더 구체적이며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다. 게다가 종교의 권위를 의심하고 영적 세계를 개인적으로 추구하려는 후기세속화시대의 흐름은 종교박물관의 존재 이유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본 연구의 주 대상은 최근 개관한 대순진리회박물관이다. 대순진리회의 핵심 교리는 해원상생과 이를 알리는 천하포덕으로, 박물관은 종교로서 대순진리회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할 것이다. 종단 설립이후 대순진리회는 종단분규나 언론의 부정적 보도 등으로 위기를 겪기도 하였으나 박물관 설립을 통해 대내적으로는 종교적 가치를 보존하고 대외적으로 이미지 개선과 구성원의 문화 역량을 제고할 계기를 마련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이제 첫걸음을 내딛은 박물관의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제안하려 한다.

2. 선행연구

종교는 실질적인 신앙체계로서 수행이나 조직과 같은 제도적인 측면을 포함해 의례, 축제, 기도, 장례과정 등 모든 사적, 공적 영역에서 다양한 유형으로 스스로를 드러낸다.3) 세속적인 박물관을 비롯하여 성지와 같은 신성한 장소들에 산재해있는 종교적 상징물이나 전시물은 종교박물관과 종교적 공간의 경계를 희미하게 한다. 순례자를 비롯해 영성을 찾는 사람들은 이러한 종교적 장소에 전시된 오브제(objet) 앞에서 공감하고 기도하며 경건하게 오브제를 마주한다. 이러한 종교적 태도는 종교와 박물관의 관계가 단지 전시의 장소와 오브제의 대상이 아닌 훨씬 다층적인 영역을 내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종교박물관의 선행연구는 여러 측면에서 수행되는데, 첫째, 고유의 전시기능과 연계하는 예술성있는 종교유물이나 종교사적 오브제, 고고학적 전시와 같은 전시와 전시물 유형을 고찰한 연구들이 있다. 한 예로, 지난 수십 년간 창가학회(創價學會)와 같은 일본의 신종교들은 종교박물관을 채울 예술품 구매자 역할을 해왔다.4) 이런 움직임은 예술품을 감상하는 것 자체로 영감을 받으며 종교적 변화를 일으킨다는 강한 믿음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박물관에서 예술을 보는 행위를 종교적 경험으로 비유한 바 있는데, 박물관의 유물이 교회의 성물과 동일한 숭배의 대상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한다.5) 두 번째로는 이들 오브제와 수용자 및 지역사회와의 관계, 공감, 경험, 상호작용 등 종교박물관이 사회나 인간 활동과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들이다. 19세기 진보적인 박물관 전문가들과 비평가들은 박물관을 ‘발전(improvement)’의 장, 즉 개인을 변화시키고 그것을 통해 사회 문제를 완화할 장소로 보았다.6) 이로써 박물관은 “사회적 변동을 창발(創發)하는 매개체”7)로서 다양한 양상을 아우르며, 단순히 ‘현실’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와 같은 특정한 지식과 체계를 수립함으로써 현실세계를 능동적으로 형성한다.8) 세 번째, 박물관 연구는 어떤 방식으로 종교와 종교적 오브제를 해석하는지 박물관의 이데올로기적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아포스톨리도우(Agni Apostolidou)가 직시한 것처럼, 종교와 종교적인 콘텍스트는 종종 이해와 해석에 어려움이 있다.9) 사실, 종교 예술품 전시와 관련한 문제는 더욱 복잡하지만, 박물관에 전시된 성스러운 대상(sacred objects)을 식별해내고 그 대상과 관련된 복잡한 범주의 감정들을 방문객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때때로 원하는 결론을 끌어내고 사람들을 호도(糊塗)하기 위해 정부와 미디어에 의해 오도(誤導)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종교박물관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다. 이마저도 특정한 교회나 교단 또는 사찰에 속해 있는 단일종교박물관10)에 대한 연구가 대부분이고 여러 종교를 아우르는 다종교박물관이나 종교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는 거의 부재한 실정이다. 세계적으로도 다종교박물관을 찾아보기 어려운데, 이는 여러 종교를 전시하는 데에서 야기되는 ‘종교 간 경쟁’을 조화시키기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11) 우리나라의 종교박물관은 주로 불교, 개신교, 천주교 등 주요 기성 종교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 따라서 통합적인 연구보다는 특정 종교를 기반으로 하는 실증연구가 주를 이룬다.

배수경과 공순구는 기독교박물관의 전시유형과 전시기법 사례를 분석하여 최근에는 영상, 음향, 조명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여 감성적, 체험적 유형으로 전시가 기획되고 있음을 밝혔다.12) 종교박물관의 실내디자인을 조경학과 접목한 연구로, 김수연 외는 성경의 상징적 요소를 테마가든이라는 식재공간을 형성함으로써 기독교박물관의 공간콘텐츠의 개발을 제안하였다.13) 박현정과 김개천은 불교박물관인 성보박물관(聖寶博物館)의 동선체계를 개선하고 지역사회와의 연계, 교육콘텐츠의 보완을 주장하였다.14) 금다운과 심연옥은 성보박물관의 소장품 ‘수라향낭(繡羅香囊)’의 직물과 자수를 연구15)했으며, 우혜란의 연구에서는 사리박물관의 등장 배경과 부처의 진신사리의 전시와 같은 세속적 활용으로 인한 문제점이 논의되었다.16) 이외에도 불교유산의 보존관리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안을 종교박물관의 관점에서 논의한 임창옥17)의 연구도 눈에 띈다. 전술한 논문처럼 기본적으로 기독교나 불교처럼 특정 종교를 바탕으로 수행된 연구와는 달리 신광철은 다종교를 대상으로 만들어진 대만의 세계종교박물관을 고찰하면서 그 의의에 주목했는데, 세계종교박물관이 구축한 웹사이트나 인적네트워크 체계를 분석함으로써, 어떤 방식으로 대만의 다종교사회에 기여하고 있는지 파악했다.18) 그는 또한 박물관에서 종교를 독립된 영역으로 간주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종교박물관에 대한 논의가 부재하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상황은 문화재의 상당수가 종교문화재로 분류되고 있는 현실과 배치한다고 주장하였다.19) 김진영은 종교박물관의 종교성이 어떻게 발현하는지 주목하고, 수집, 전시, 보존, 연구, 교육의 장으로서 종교박물관의 설립 의의를 제시하였다.20)

종교박물관의 주요 구성요소인 종교문화재는 원자료 또는 2차 자료로서 전시와 교육콘텐츠 개발에 필수적인데, 허남진은 2011년 연구에서 종교문화재의 법률적 개념과 범주를 정리하였으며 종교문화유산의 분류를 통해 종교사적 의의를 고찰하고 종교박물관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21) 최성희는 박물관교육의 주요 쟁점을 다문화주의, 에듀케이터 교육, 시각문화교육 등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류하여 한국적 상황에 알맞은 박물관교육의 기초적 틀을 제시하였다.22) 이와 같이 박물관교육의 이론적 지식을 제공하는 논문과 아울러 박물관 내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에 관한 연구는 주로 문화와 예술교육공간으로서 박물관을 주목하는 내용의 연구와 학교교육의 연장선으로서 창의력과 인성 함양을 위한 교육에 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특히, 최첨단 기술의 경연장으로서 박물관 내 디지털 매체 활용에 초점을 둔 전호태, 최고운 외, 배기동, 이주연 외 등의 논문23)이 눈에 띈다.

종립학교나 일반학교 내 종교교육에 관한 열띤 찬반 논쟁을 반영하듯 학교의 종교교육에 관한 다수의 연구24)는 종교의 자유권과 종립학교의 정당성사이의 갈등의 조정, 현실적인 한계의 극복 방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종교교육과 박물관교육의 통합적 실증연구는 거의 시도된 바 없었다. 이러한 학술적 공백은 우리나라 대부분의 종교박물관이 단일종교에 기반을 두고 있고, 따라서 통합적인 종교교육보다는 특정 종교의 교육이념에 부응해온 데서 기인하는 듯하다.

그 결과 종교박물관의 교육적 방향성을 제시하고 그 의의를 고찰한 논문, 즉 교육의 기본적 틀과 그 지향점을 제시한 연구 역시 부재한 실정이다. 전시기획의 측면에서 유물 자체에 대한 연구와 전시공간에 관해 고찰한 연구는 있으나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울지 종교성을 기초한 스토리텔링 전시기획에 대한 고찰은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각자의 경험은 규정하기 어려운 만큼 창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베드포드(Leslie Bedford)는 이 과정에서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이야기의 공백은 수용자가 누락된 정보를 채워나갈 수 있는 여지를 부여한다.25) 따라서 다종교사회의 종교 간 화합이라는 거시적인 담론의 종교박물관을 통한 구현은 이념갈등과 반목의 단초가 종교에서 싹트는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매우 기초적인 시도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에서는 종교박물관을 통해 ‘종교성’을 보전하면서 동시에 전시와 교육이라는 틀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문화다양성을 존중하면서 구성원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안을 제시해본다.

Ⅱ. 종교박물관의 역할

오랜 갈등의 역사를 갖고 있는 기독교와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남아시아의 불교와 힌두교 간의 갈등, 북아일랜드의 개신교와 가톨릭의 갈등, 같은 종교 내 다른 종파 간 갈등, 다문화현상에 따라 국내 유입이 크게 늘어난 이슬람종교에 대한 반감으로 인한 갈등26) 등 20세기이후 대부분의 국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정교분리를 통해 세속화의 길을 걷는 듯 보였으나 역설적이게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종교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종교로 인해 촉발된 테러와 폭력도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갈등들이 모두 종교 간 대립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종교와 연동되어 일어난 현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연은 ‘언어’와 ‘종교’라는 두 가지 수단으로 인간을 분리한다는 칸트(I. Kant, 1724~1804)27)의 지적처럼 언어와 더불어 종교는 인간 고유의 정체성을 정신적인 측면에서 정확하게 투사하는 양식이다. 따라서 종교가 다르다는 것은 생래적이든 체화되든 어떤 사람이 살면서 ‘축적한 총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종교 간 다름을 인정하거나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것은 오랜 시간의 실존적 사유가 필요하며 종교 간 대화는 상대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맥락 속에 문화의 한 범주로서 종교를 바라본다면 박물관과 같은 개방성 높은 문화예술시설을 활용해 종교 간 화합과 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현대는 지식의 양극화도 극심해서 과거 지식의 총아로서 인간의 삶에 방점을 두었던 철학이나 종교, 문학과 같이 심오한 ‘사유체계’를 요구하는 지식은 지금의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오히려 천대받는 존재로 전락하고 있다. 지식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우리의 영성을 풍부하게 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인류에 기여하는 삶을 위한 지식은 점차 그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정신문화와 사상적 뿌리이기도 한 종교가 극심한 배금사상과 물질문화에 밀려 사라지고 있는 인문학에 밑거름이 될 수는 없는 것인가? 그렇다면 왜 박물관인가? 이에 대한 하나의 대답은 ‘문화’의 정의에서 출발할 수 있다. 인류가 역사의 흐름 속에 축적해온 총체적인 지식 또는 생활양식을 가리켜 ‘문화’라고 정의한다면 박물관은 ‘문화’의 정수만을 선별하여 전시하고 보존하며 나아가 수장하고 있는 유물이나 기록 등을 연구하고 활용하는 장으로 기능한다. 그런 의미에서 종교사적 궤적을 보존하는 종교박물관은 인류가 축적해온 정신문화의 총체를 보여주는 징표이다.

종교에 기반한 유물의 진정성은 종교성을 명징하게 표출하지만 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겪는 교단의 경우 유물을 수집하여 전시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직접적인 유물의 전시를 뛰어넘어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나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사물 인터넷 또는 프로젝션 맵핑(Projection Mapping)과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해졌다. 이제는 실사보다 더 역동적이고 생동감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첨단 테크놀로지와 문화예술을 매개로 수용자에게 실재하는 유물보다 더 많은 감동을 선사하는 박물관은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28) 예를 들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성경박물관(Museum of the Bible)은 미국의 이스라엘 자연과 유산재단(Israel Nature and Heritage Foundation of America)과 공동으로 2022년부터 고대 이스라엘 도시를 주제로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한 투어 프로그램, 이른바 ‘DIVE(Digital Interactive Virtual Experiences, 디지털 쌍방향 가상경험) 가상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성경박물관은 팬데믹으로 인해 내방객이 대폭 줄어든 상황에서 가상현실 투어를 통해 경영난을 타개하고 수용자와의 소통이 가능해졌다. 또한 큐레이터들은 박물관이 개설한 팟캐스트에 꾸준히 출연하며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알리고 있다.

종교박물관은 기타 일반박물관과 마찬가지로 교육기관으로서 중대한 역할을 수행한다. 지식은 이미 학교라는 제도화된 기관의 경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지난 10년간 인류는 근 100년 동안 축적해온 것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생산해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쏟아지는 무수한 지식정보들은 불과 6개월 전에 학습한 지식을 순식간에 ‘쓸모없는 구시대의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명멸하는 지식생태계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만 경쟁에 뒤처지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기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하는 4차산업혁명이 화두로 떠오르는 지식정보사회에서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식과 정보가 개인의 성패를 좌우할 필수요소가 되고 창의력이 만드는 새로움이 곧 우리의 경쟁력이자 든든한 지원군이라 한다면, 창의력의 내재화를 위해서 문화예술적 감성은 필수적인 요소이다. 피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가 주창했듯이 문화 취향의 차이, 문화예술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능력이 현대사회를 구성하는 힘이라면,29) 교육 분야에서 종교박물관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는 보다 자명해진다.

또 다른 한편에서 종교박물관 속의 전시물에 얽힌 무수한 이야기는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언가를 느끼고 말하고 행동하게 한다. 그 흥미롭고 신기한 이야기는 교육을 통해 더욱 찬란한 빛을 발산하며 생명을 부여받는다. 박제된 유물이 스토리텔링을 통해 되살아나는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친숙한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모티브로 설립된 미국 켄터키주 윌리암스타운(Williamstown)의 방주박물관(Ark Encounter)은 구약성서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가 대홍수의 환란속에서 인간과 함께 다른 생명체를 살렸듯이 내방객들을 방주의 내부로 이끌며, 전시 오브제를 볼 때 어떤 감정을 느끼도록 강요하기보다는 수용자가 자유롭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오브제를 해석하고 공감하기를 유도한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박물관이 수용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이야기는 우리가 학습하는 가장 기초적인 방식이며 기승전결이 있는 서사는 격식있는 설교가 동반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개인적인 성찰을 이끌고 공공의 담론을 형성한다. 종교박물관은 전시 오브제에서 인류와 함께해온 정신문화의 노정과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데, 이를 매개하는 그 숱한 이야기들은 보다 전문화된 스토리텔링이 뒷받침될 때 또 다른 모습으로 전화(轉化)할 수 있을 것이다.

Ⅲ. 해외 사례연구

미국의 퓨연구소(Pew Research Center)의 2021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 29%가 무종교라고 응답했는데, 이는 2007년 같은 조사에 비해 12%가 하락한 수치이다. 또한 미국인 60%는 ‘앞으로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religious none, 이하 ‘무종교인’으로 표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예상과는 달리 무종교인의 숫자는 2015년 16%에서 2060년에 13%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었다.30) 특히, 종교성이 강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나 중동의 가파른 인구 증가를 상기하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무슬림은 다른 어떤 주요 종교집단보다 빠르게 성장하여 21세기 말이면 세계 최대의 종교집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유럽과 북미의 느린 인구성장률 또는 감소와 함께 종교의 지리적 중심이 급격히 이동할 수도 있을 것이다. 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세속의 평가와 무관하게 실질적으로 종교의 구성도 달라질 뿐만 아니라 종교의 영향력은 줄어들기 보다는 오히려 확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기존의 종교박물관뿐만 아니라 스미소니언박물관(Smithsonian Museum)이나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처럼 유명박물관들도 앞다투어 종교를 주제로 한 전시에 나서고 있다. 이번 장에서는 영국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종교박물관인 세인트 멍고 박물관(St. Mungo Museum of Religious Life and Art), 러시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종교사박물관(State Museum of the History of Religion, St. Petersburg)과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세계종교박물관(Museum of World Religions)이 다종교사회에서 상호이해를 제고하고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1. 글래스고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Glasgow)에 있는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은 글래스고대성당과 인접해있다. 이 박물관은 어린 시절 수도회에 들어가 수련하고 글래스고 지역에서 수도원을 세우고 기독교를 전파했던 성 멍고(St. Mungo, 518년경~603년경)의 이름을 사용했다. ‘참된 친구’라는 의미의 이름처럼 그는 글래스고의 수호성인이 되어 지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성 멍고의 시신은 박물관 옆에 있는 대성당의 지하에 안치되어 있고 기독교인의 순례지가 되었다. 이러한 장소성에 걸맞게 박물관은 처음부터 명시적으로 가톨릭이라는 특정한 가치관의 함양을 목적으로 건립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은 특정 종교관에 천착하기 보다는 인간의 신앙체계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인간의 여정에 종교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해왔는지 보여준다.

오대륙을 누비며 수집한 종교유물은 신석기시대부터 현재까지의 폭넓은 시공간을 아우른다.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의 전시실은 기독교중심의 신관에서 벗어나서 종교의 보편적인 역할과 중요성을 이해하려는 세속적인 공간(secular space)이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유대교, 시크교 등 다양한 종교와 스코틀랜드지방의 생활사와 종교의 전승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종교박물관의 탄생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글래스고는 신교(Protestantism)와 구교(Catholicism) 간의 파벌주의와 종교적 긴장의 역사가 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글래스고의 광의적 목표는 모든 종교 신자들과 비신자들 간의 상호 존중과 이해를 조성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었다.31) 박물관 건립을 위해 핵심 큐레이터 팀은 3명의 사회 역사학자와 인류학자로 구성되었고, 2년여의 기간이 주어졌다. 성공의 확실성보다는 희망 속에서 지방정부와 공개적인 펀드가 조성되었고 마침내 1993년 4월 개장하였다. 박물관의 수집,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은 글래스고의 다양한 종교커뮤니티의 조언을 받아 수립되었다. 지역사회의 관심도 커서 개장 첫 6개월간 관람객이 15만 명이 넘었으며 응답자 중 84%가 대단히 만족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교적 다양성이 적절히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 즉 종교를 전시하는 데 이데올로기를 배제하고 공정하고 평등하게 운영하는 문제에 대한 비판도 대두된다. 예를 들면, 스코틀랜드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코틀랜드 국교회(Church of Scotland)는 지역의 대표종교로서 위상을 충분하게 인정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페미니스트들 역시 박물관 측이 여성 할례의식이나 여성 성직자 차별 철폐와 같은 직면한 이슈들을 외면한다는 이유로 거센 비판을 가했다. 비판의 소리는 유물이 종교적 삶의 양상들을 대표하지 못한다는, 다시 말해, 종교박물관의 근본적인 기능에 대한 의구심, 일부 종파가 누락되었다는 불만, 각 종교의 역사가 일부 문헌 자료에 기대어 불균형적으로 규정되었다는 주장 등 다양한 측면에서 표출되었다.32)

이같은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2012년의 런던올림픽과 2014년 영연방 스포츠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박물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데 이것이 곧 호기심 프로젝트(Curious Project)33)이다. 호기심 프로젝트는 2011년 4월부터 2013년 1월까지 18개월간 다른 문화 간 화합과 다양한 문화집단의 유산의 이해를 목표로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에서 진행되었다. 세부적인 프로젝트의 내용을 보면, 문화 간 화합을 위한 문화적 인식(cultural awareness) 및 전략을 중시하는 교육프로그램, 학교의 교과과정과 연계하여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사 연수프로그램, 문화 간 화합과 박물관 참여를 반영하는 학계의 심포지움 개최 등 박물관에서 진행되는 실질적인 교육부터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고 사정(assessment)을 통해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토론의 장(場)을 제공하였다. 호기심 프로젝트에서 전시될 세인트 멍고 종교박물관의 오브제 선정에는 약 백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였다. 특이한 점은 권위있는 종교인들이나 전문적인 큐레이터보다는 외부 단체나 개인들과의 협력이 강조되었다. 이 과정에서 1,600여 명의 시민들이 전시 및 연관 이벤트를 직접 제안하고 참여할 수 있었다. 결과는 매우 긍정적이어서 많은 참여자들은 다양한 관점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며 오브제를 통해 표현된 ‘문화 간 대화(intercultural dialogue)’에서 특정한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절충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었다.

호기심 프로젝트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다른 문화 탐험이 즐거웠다(매우 그렇다 62%, 그렇다 35%), 나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매우 그렇다 54%, 그렇다 40%), 문화 간 화합을 저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매우 그렇다 53%, 그렇다 39%), 오브제를 통해 다른 사람들을 알 수 있었다(매우 그렇다 49% 그렇다 44%) 등 참여자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34)

호기심 프로젝트의 이벤트 중 ‘인간 도서관(Human Library)’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유랑생활을 하거나 저임금노동자로 전전하며 살아온 탓에 차별에 시달리는 집시나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위험을 감수하고 인정 투쟁을 벌이고 있는 성소수자에 관한 책을 읽고 참여자 간 토론을 통해 상존하는 편견과 차별을 인식하고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평상시 터부로 간주했던 민감한 주제를 공개적으로 이끌어냄으로써 움츠리고 살던 약자들이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특히 이민자들의 경우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영어 능력의 향상이라는 부수적 효과를 누리기도 하였다.

호기심 프로젝트의 성공을 발판삼아 박물관은 현재도 매달 종파를 초월한 토론프로그램을 열고 있으며 참여자들은 다양한 종교와 문화적 이슈를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공유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안을 모색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를 초청하여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발달장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공작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가까운 곳의 종교 유적지나 문화유산을 탐방하는 답사프로그램, 인근 도시의 축제일에 맞춰 페이스페인팅, 가면제작 등의 체험 수업도 시행하고 있다.

2.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종교사박물관

국립종교사박물관은 종교의 태동과 발전을 주제로 영구 전시가 가능한 전세계 몇 안 되는 박물관중 하나이자 러시아 유일의 종교사박물관이다. 이러한 상징성에 걸맞게 여러나라에서 수집한 26만 점이 넘는 유물은 다양한 시대에 걸친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보여준다. 일부 고대유물들은 기원전 6천 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고대 이집트와 이스라엘,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에서 중세로 이어지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인류가 걸어온 길을 묵묵히 인도한다. 1930년대 당시 러시아(소비에트 연방)에는 1920년대와 30년대사이 박물관이 전례가 드물 정도로 우후죽순 설립되었다.35) 1919년과 1927년 사이에 문맹 퇴치라는 슬로건하에 대략 250개의 박물관이 개관하였다. 더욱이 국유화라는 조건에서, 역사적ㆍ예술적 문화유산은 특별한 주목을 필요로 하였다. 즉, 유산을 보존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에 강력한 도구로서 어떻게 이데올로기로 활용할 것인가 골몰하던 시대였기 때문에 박물관은 단순히 반종교 및 공산주의 이념의 선전장 역할을 요구받았다. 1925년에 설립된 무신론 무장협회(Society of the Militant Godless)36)는 적극적으로 박물관 설립에 동력이 되었고, 따라서 새로운 반종교 박물관(anti-religious museums) 설립을 위한 대중적 캠페인이 시작되었다. 그 결과 1928년까지 600개가 넘는 박물관이 세워졌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종교사박물관은 소비에트연방 학술원 산하 러시아 인류학자이자 민속학자인 블라드미르 보고라츠(Vladimir Bogoraz, 1865~1936)의 뛰어난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하여 1932년 11월 개관하였다.

국립종교사박물관은 초기에 상트페테르부르크성당에 자리 잡았으나 종교적 이념의 확산보다는 교회와 국가의 변화하는 관계에 기인해 반종교 선동(anti-religious propaganda)의 보급이라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다.37) 그럼에도 불구하고 1930년대 박물관이 시작되던 당시, 박물관의 고관여자(高關與者)들은 반종교 기관보다는 역사적, 종교적 기관으로 창조하려고 노력하였다. 박물관은 소비에트연방 학술원(Academy of Sciences of the USSR) 산하기관으로 있으면서, ‘종교적 미신과의 싸움(fight with the religious superstitions)’이 아니라 종교 유형학(study of religious typology), 문화 현상으로서 종교학, 이데올로기의 일부로서 종교학을 주로 연구하는 지식 센터로 계획되었다.

전시회는 처음에는 역사 발전 속에서 종교를 통합적으로 제시(overall presentation)하는 것을 목표했다. 반종교 박물관의 주요 관심사는 전시물의 정치적 가치를 부여하는 일이었지만, 박물관은 유물을 통해 종교적 삶을 반영하려 했다. 이같이 종교를 문화 현상으로 간주하려는 태도는 전시물의 스펙트럼이 상당히 폭넓게 확장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기독교를 기반으로 하는 컬렉션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각지에서 수집한 불교, 도교(Daoism), 일본신도(Shintoism), 이슬람교, 유대교, 힌두교관련 소장품들은 각 종교 자체의 이데올로기를 현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북중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및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코카서스, 광활한 시베리아, 유럽에서 가장 긴 볼가강 인근 지역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해 자연에 맞서거나 순응하면서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신에 대한 경외심과 믿음에 공감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박물관 관계자들은 선전 전시물보다는 부차적인 물질적인 포스터나 전단 등을 사용함으로써 수집을 회피한 다른 반종교 박물관들과는 대조적으로 국립종교사박물관은 진본(original objects)을 수집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1930년대 초 반종교 박물관 중 다수가 문을 닫고 있었지만 종교사박물관은 공식적으로 선도 기관으로 인식되었으므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았다.38) 이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은 개방대학의 커리큘럼과 같이 전문적이며 수준이 높다. 세계종교, 종교사, 문화, 교리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강연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2007년 60여 명에 불과했던 수강생의 숫자는 2011년 3,700명까지 늘어나고 있다. 또한 박물관에서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신진연구자센터(Young Researchers Centre)’는 신진연구자의 연구를 지원하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교의 종교학과 및 철학과와 공동으로 종교, 역사와 같은 인문학 강의를 개설하여 개방대학보다 높은 수준의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2008년 성인뿐만 아니라 5세에서 15세사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의 눈을 통해 본 세계의 종교(World of Religion through the Children Eyes)’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는데, 어린이들의 솜씨를 뽐내는 경연 형식으로 진행되며 대회가 끝나면 출품작들은 박물관에 전시된다.

3. 타이베이 세계종교박물관

현재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One-China policy)’을 고수하며 대만을 자국의 영토로 간주하고 있으나 대만은 중국한족문화권에 편입된 명말청초 17세기까지 고유의 풍습과 원주민이 있던 독립 섬이었다. 대만은 본토에 복속된 이후 중국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나 지리적으로 변경에 위치하여 300~400년 동안 정치,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중국과 동떨어진 채 발전하였다. 이로 인해 대만의 문화는 중국과는 달리 개방적이고 다원화된 섬나라 문화를 형성하면서 본토의 주류문화와 큰 차이를 보인다.39) 섬이라는 지형적 특성, 지진과 태풍이 잦은 환경에서 9개의 소수민족은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해 왔기 때문에 근현대 혼란의 시기를 거치면서도 종교의 원형이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다.40)

대만은 가장 영향력이 큰 불교 및 중국의 전통 종교인 유교와 도교, 서구에서 전파된 기독교, 대만 고유의 민간신앙, 일관도(一貫道), 유심성교(唯心聖敎)와 같은 신종교 등 다양한 종교가 공존한다. 특히 대만에서 불교는 4백 년이 넘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전체인구의 35%가 스스로를 불교인으로 인식하고 있다.41) 대만불교의 특징 중 하나는 세속화이다. 따라서 기본적인 종교활동인 법회와 설법을 비롯하여 사회복지, 교육, 출판, 납골당 운영, 환경 보호와 같은 사회적 활동을 병행한다. 2001년 타이페이시 번화가인 융허에 개관한 세계종교박물관도 영성의 함양과 사회적 기여라는 이중의 가치를 구현함으로써 종교적 다양성을 토대로 사랑과 평화의 전파라는 창립 목적을 지켜오고 있다. 박물관의 창립자인 심도법사(心道法師)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바탕으로 ‘불법(佛法)은 하나’라는 화두로써 세계 불교통합 운동을 펼쳐왔다. 다시 말해, 세계의 종교들은 비록 서로 다른 길을 걷고 때로 갈등의 원인이 되지만 불교, 유교, 도교,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 안에는 하나의 공통된 정신으로서 사랑이 바탕으로 깔려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계종교박물관의 건립은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타종교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고 결과적으로 갈등을 줄이고자 하는 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 과정에서 10만 명 이상이 직접적으로 힘을 보탰고, 세계 50만 명 이상의 불자들이 후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교단이 세계종교를 주제로 박물관을 세운 것은 드문 일이다. 심도는 10년이 넘게 하루 20시간을 고립된 채 수행을 하고 보냈지만 세계종교박물관은 더 많은 ‘중생’으로 하여금 종교가 주는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쉽게 접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타이페이에서 가장 번화한 중심가에 위치한 대형백화점 건물 두 개 층에 설립하였다. 불교인들이 주도하여 설립한 종교박물관이지만 불교에 치우치지 않고 다양한 종교의 사상과 이념을 담는 데 힘쓰면서 명실공히 세계종교의 백화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만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종교국가임에도 불구하고 학교교육에서 종교수업은 거의 부재하다. 이러한 공교육의 공백은 종교의 기본 교리를 알리고 사상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박물관의 교육 및 전시활동을 통해 채워지고 있다. 고급호텔 로비처럼 꾸며진 1층 입구를 통과하면 커다란 금색기둥과 높은 돔형의 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의 조명은 천장을 별이 총총한 밤하늘처럼, 반면 별자리 형태를 바닥에 수놓는다. 이것은 마치 신들이 하늘에서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 강세하는 듯한 모습을 표현한 듯하다. 속세를 떠나 신성한 차원의 세계로 들어가듯이 7층 전시관으로 들어가면 세계 종교의 이념, 의례, 유물 등에 대한 전시를 감상하면서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다. 정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물의 커튼(water curtain)을 지나 순례자의 길(Pilgrim’s Way)을 통과하면 여러 언어로 표현된 각 종교의 화두, 주문이나 기도문 등으로 장식한 벽과 음성이 나오는 계단을 마주할 수 있다.

시각적인 측면에서만 보면, 이 박물관의 정수는 세계종교대관(Great Hall of World Religions)이다. 종교유물뿐만 아니라 세계의 유명 건축물을 형상화한 정교한 디오라마42)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힌두교사원, 동방정교의 교회, 이슬람교의 모스크, 일본신도의 사원, 시크교 사원 등 10개의 디오라마는 세계의 주요 종교경관을 보여준다. 생명의 여정관(Hall of Life’s Journey)은 생명의 시작과 소멸의 단계인 생노병사와 사후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박물관은 각 층마다 종교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들을 위해 전시물과 관련한 영상을 도입하여 이해를 돕고 있다. 세계종교박물관의 전시기획은 각각의 스토리텔링에 의해 운영되며 주요 종교의 유물을 비교적 고른 비율로 전시하는 등 균형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종교나 교세가 작은 종파들을 위한 배려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은 크게 생명교육과 대만의 다문화성을 반영한 문화 간 이해(intercultural dialogue)교육으로 구성된다. 2003년부터 일선학교들과 연계하여 ‘생명교육 365일’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들은 박물관에서 이루어지는 생명교육 강좌에 언제든 참석할 수 있으며 교사를 위한 워크숍은 거의 매일 열린다. 2009년부터 다문화 캠퍼스 투어링 전시 프로그램(Multicultural Campus Touring Exhinition Program)을 운영하여 일선학교에서 여러 나라의 종교의례를 가르칠 수 있게 하고 있다. 박물관 관계자를 직접 파견하기도 하고 학교가 요청하면 강의교재와 도구를 교사에게 대여해주기도 한다. 박물관은 2005년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오감을 활용하는 쌍방향기술을 도입하여 ‘사랑의 숲 판타지동물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체험용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밀로(Milo)라 명명한 상상의 동물을 통해 어린이들은 생명을 존중하고 교감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이처럼 세계종교박물관의 교육강좌 대부분은 학교에서 담당하지 않는 ‘종교’와 ‘생명교육’이라는 두 개의 축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판과 긍정적 평가가 나란히 존재하는 양가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전술한 세 종교박물관은 종교가 형이상학적 이상세계의 지향이 아니라 삶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지극히 인간 중심의 원리에서 출발한다는 데 공감한다. 다시 말해, 종교는 개별적인 단위로 간주할 수 없으며 ‘경쟁’보다는 삶의 과정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상생’의 입장을 견지한다. 종교박물관은 종교만이 아니라 문화, 예술, 철학, 정치, 경제 전반에 걸쳐 불가분의 연(緣)을 맺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의 여정을 함께하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Ⅳ. 대순진리회박물관 프로그램 개발

1. 박물관 개요

대순진리회43)는 강증산(姜甑山, 1871~1909)의 가르침을 모태로 하여 조정산(趙鼎山, 1895~1958)으로 연원의 맥이 이어졌고, 박우당(朴牛堂)이 종통을 계승하여 1969년에 창설한 증산계열 최대 규모의 종단이다. 종단 내부 자료에 따르면, 수도인들의 숫자는 100만호(戶)44)를 상회하는데, 국내만 보면, 대순진리회는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하는 신종교 종단 중 하나이다. 대순진리회 박물관은 2018년 4월 25일 기공식을 시작으로 첫 삽을 떴지만 팬데믹으로 인해 개관이 미루어지다 2023년 3월 4일부터 우선 수도인들을 대상으로 시범 공개하였다. 이후 다방면의 모니터링을 거쳐 상설전시뿐만 아니라 대진대학교 대순사상학술원 주관의 대규모 국제행사인 상생포럼 만찬회를 개최하는 등 종단 산하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 상설전시의 구성

종교박물관은 특정한 신념의 집합을 전제한다는 의미에서 신성성이 내재되어 있는 공간이다. 그런 점에서 2003년 ICCROM45) (The International Centre for the Study of the Preservation and Restoration of Cultural Property, 국제문화유산 보존 및 복구 연구 센터) 포럼에서 살아있는 종교 유산(living religious heritage), 즉 ‘신성성’의 보존에 초점을 맞춘 것은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해당 총회의 선언에는 종종 정치적, 사회적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기 쉬운 종교 유산의 보존을 촉구하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다양한 종교 유산의 생명력(living)과 자체적인 보존(auto-conservation) 능력을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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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대순진리회박물관 전경 출처: 『대순회보』 266호, 2023,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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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종교를 장애물로 보는 강력하게 세속화된 사회라 할지라도, 종교 유산은 스스로를 유지하거나 보존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종교 유산은 종교공동체와 사회의 문화정체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종교가 지닌 본질적 가치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후세대에 전하려는 동기를 창출한다. 따라서 종교공동체와 세속적 권위 사이의 대화를 통해 종교 유산의 보존을 촉진할 수 있다.46) 즉, 박물관과 같은 개방성 높은 장소에서도 종교 유산의 신성성은 그대로 유지된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종교박물관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어진다. 첫째, 종교공동체에서 더이상 필요로 하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폐쇄된 장소를 박물관으로 변환하여 활용47)하거나 둘째, 교회나 성당, 사찰 등이 아예 박물관 공간의 일부가 되어 방문객이 예배에 활발하게 참여하거나 예배당 내 전시물을 감상할 수 있게 하는 경우,48) 셋째, 프랑스의 아랍세계연구소(Institut du Monde Arabe)나 미국의 스미소니언(Smithsonian Institution)처럼 비종교기관에서 종교적 오브제를 두는 방식이 있으며, 넷째, 불교 사찰과 긴밀하게 연계하는 성보박물관이나 대순진리회박물관처럼 특정 종교단체가 독립적인 건물을 지어 운영하는 박물관이있다. 앞서 언급한 박물관들이 주로 종교성을 담지하고 있는 예술품이나 역사적인 유물 전시에 관심이 있는 반면 마지막 항목에 해당하는 종교박물관들은 주로 종(교)단사, 신앙의 대상, 교리 등을 알리고 종단 구성원들의 신앙심을 함양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영된다. 기타 박물관들이 큐레이터의 가치관, 미학적 기준, 또는 박물관의 종교성에 대한 가치 판단에 따라 유물 전시의 방향성이 좌우되는 반면 네 번째 유형은 큐레이터의 외부 시각뿐만 아니라 신자의 내부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특정 종교의 포교(포덕)의 목적이 가장 뚜렷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들 종교박물관의 전시는 관람객에게 박물관 설립 목적과 지향점을 가장 명징하게 보여준다.

대순진리회박물관의 상설전시는 종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종통(宗統), 즉 상제, 도주 조정산, 도전 박우당으로 이어지는 전통과 종단 역사와 『전경』에 기반한 교리의 홍보에 초점을 맞추어 기획되었다. 이를 주제로 각 층은 연대순으로 구성되었다 <표 1>참조. 박물관에는 실제 동곡약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동곡약방 디오라마를 포함해, 둔궤, 솥, 전경 초판, 대순지침 초판, 시청각 홍보물 등 다양한 콘텐츠를 관람할 수 있다.

표 1. 대순진리회박물관 건물 개요
위치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가야리 여주본부도장
규모 지하 1층 / 지상 4층
대지 면적 4,990평방미터(1,509평)
층별 면적 지하 1층 450평, 지상층 각 300평
층별 구성 4층: 상제의 천지공사
3층: 도주 조정산의 50년 공부 종필(終畢)
2층: 도전 박우당의 포덕천하
1층: 라운지
지하 1층: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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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획전시

전시는 박물관의 전통적인 기능 중 하나이다. 소장품의 전시는 박물관이 제공하는 핵심 상품이자 방문객의 주요 관심요소로 박물관의 이미지 형성이나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장 주력해야 하는 서비스이다. 상설전시가 소장품의 한계로 인해, 또는 박물관의 건립 목적에 부응하기 위해 안정성을 추구한다면, 기획전시는 상설전시를 보완하여 더 역동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의 개발이 가능하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상설전시관 외에 각층의 복도도 충분히 가용할 수 있다. 뿐만아니라 1층 라운지 및 빈 공간을 이용한 팝업 빈 공간을 이용한 팝업(pop-up)이나 박물관 내 특별 전시공간, 심지어 미디어 파사드(media façade)49)가 가능한 박물관 외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간과 면(面)을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원천소스의 OSMU(one-source multi-use)로의 확장이 용이하다. 예를 들면, 기획전시와 연계한 학술 컨퍼런스, 세미나, 국제 교류전, 테마전 등을 개최하거나 교육프로그램, 현장답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수 있다. 이처럼 박물관 운영 차원에서 관람객에게 전시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것 외에 흥미를 유도함으로써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한 기획전시는 필수적이다.

2023년 초 문을 연 대순진리회박물관의 경우 12월 현재까지는 상설전시 위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람객도 주로 대순진리회 수도인과 종단을 방문하는 외빈들이 대부분이다. 박물관 전시실은 실체적 유물보다는 『전경』 내용 중 증산의 천지공사나 천하 대순, 정산의 봉천명, 감오득도 종통계승, 우당의 대순진리회 창설, 도장 건립을 포함해 핵심 교리인 해원상생처럼 종단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경구나 글귀, 그림 및 영상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상설전시를 통해 대순진리회 탄생과 현재의 위상, 사회에서의 역할 등 종단 전반의 활동을 보여준다면, 기획전시에서는 교리나 종단과 연계한 특정 주제뿐만 아니라 『전경』의 인문지리 정보, 역사, 민속 등의 문화적 배경과 관련해 통시적으로 연계된 콘텐츠를 개발하여 전시 요소를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기획전시의 예시이다 <표 2>

표 2. 종단 및 『전경』 서사 활용 기획전시의 예
항목 주제 구성 요소
인문지리 정읍, 익산, 전주, 부산, 여주, 시루산, 안면도 등 역사, 인문지리 정보, 풍수지리, 문화지도, 현장답사
문화자원 (민속) 의식주 음식, 의복, 집, 건물, 마을, 도로, 저자거리, 직업 등
정치, 경제, 사회 활동 정부 조직, 행정구역, 인구, 화폐, 도량형, 토지
설화 『전경』의 인물과 관련한 설화
속담 『전경』에 언급된 속담 및 격언
놀이, 관혼상제 의식(儀式) 여사당, 남사당, 굿, 성복제, 치성, 면례, 묘제
한시(漢詩) 시화전, 손글씨, 시낭송회
신(神) 조왕신, 우사(雨師), 벼락신, 명부사자, 망량 등
육십갑자 띠, 천간, 지지
역사자원 역사적 또는 전설속 인물: 요순우탕(堯舜禹湯), 복희, 여동빈, 만력제, 이순신, 진묵, 전봉준, 최제우 등 업적, 언행록, 연대기, 가계도, 족보, 저서, 작품, 영정, 글씨
역사적 사건: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청일전쟁 연대기, 호국영웅, 사회변동
자연 생태자원, 기상 환경 및 기후위기와 연계한 전시, 포럼이나 학술행사
대순진리회 조직 및 산하기관 방면, 병원, 학교, 복지재단 등 종단산하 조직이나 기관에 할애하는 특별 전시
어린이 및 청소년 그림, 만화, 또는 숏폼 전시, 체험 활동
도장 내 조형물, 성화 도록(圖錄), 실감콘텐츠 조형물 전시
학술연구 도서, 회보, 논문집, 신문기사, 번역물, 소책자, 기타 연구물
국제 교류 포럼, 행사, 영상물, 사진, 기념품, 오(만)찬회, 회의
영상물 영화, 홍보영상, 다큐멘터리, SNS, 기타 종단기록물
개방성 천하포덕 다문화사회의 이해 및 종교간 대화와 연계한 전시 및 행사
유희성 도장 건축물 레고로 만든 디오라마 전시, 미디어 파사드
공연 『전경』서사 스토리텔링, 배우, 무대, 장치, 조명, 극본(대사), 춤, 노래
디지털콘텐츠 VR, AR, 홀로그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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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전세계를 강타했던 코비드-19은 우리의 삶을 총체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빠르게 언택트, 온택트사회로 이동했으며 사회적 변화는 사람들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쳤다. 타인과의 단절과 생존의 위협 속에서 가족과 인류애, 신앙 태도 등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런 맥락에서, 2023년 3월,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와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의 공동 연구로 수행된 ‘종교의 소리 (Sounds of Religion)’50) 프로젝트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이 모여 사는 미국의 문화다양성을 이해하고 상호작용을 제고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스미소니언 박물관과 헨리루스재단 (Henry Luce Foundation)51)의 지원으로 진행되었는데, 박물관을 매개로 한 ‘산(産), 학(學), 연(硏)’의 주제가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프로젝트의 과정을 보면, 조지아, 미시간, 미주리, 오하이오, 오클라호마, 펜실베니아, 위스콘신 및 기타 지역에서 신앙생활의 소리를 기록했다. 모든 전통은 기도, 주문 봉송, 침묵 등의 고유한 조합이 있다. 이는 교회당, 모스크, 사원 및 기타 영적 헌신의 장소나 구성원이 공유하는 신앙과 관행을 정의할 수 있게 한다. 미국은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불교, 시크교, 아메리카 원주민 전통, 뉴에이지 전통 등 다양한 종교가 상존한다. ‘종교의 소리’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소속감을 느끼게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소외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의 소리’ 프로젝트는 종교적 내용이나 맥락을 갖고 있거나 종교공동체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듣고 종교가 일상생활에 어떻게 스며있는지 경험할 수 있으며, 다양한 인종만큼이나 다양한 종교공동체의 종교적 실현 방식을 통해 다른 이웃종교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종교갈등이 서서히 고개를 드는 우리나라 역시 종교간 상호 이해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의 도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순진리회의 종교박물관이 개방성을 강화한다면,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을 하며 다양한 배경의 개인들이 모여 경험을 나눌 문화교류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교육프로그램

국제박물관 협회(International Council of Museums)의 박물관 윤리강령을 보면, 자연유산과 인류의 문화유산의 보존, 해석 및 홍보와 더불어 문화다양성을 존중하고 독려해야 하며, 유산의 이해와 감상을 위해 교육과 연구에 기여할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52) 박물관에서의 교육은 학교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예술, 역사, 과학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지식을 얻는 기회가 될뿐만 아니라 문화다양성을 바탕으로 수강생들이 다양한 관점, 전통,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데 도움을 준다. 교육프로그램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수강생들 간의 토론과 학습을 공유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기억에 남는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교육의 주제는 전시물과 관계된 지식을 비롯해 지역사회나 인류 공통의 관심사가 모두 포함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소속감을 제고 할 수 있다. 또한 박물관에서는 기획전시와 연계된 교육프로그램, 컨퍼런스, 세미나, 문화상품, 공연, 출판 등 많은 콘텐츠를 제작하여 더 많은 관람객을 유치함으로써 박물관 프로그램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대순종교문화연구소, 대진대학교53) 등 종단 산하에 수준 높은 연구소 및 교육기관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진테크노파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대순진리회는 산학연(産學硏)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박물관콘텐츠의 OSMU가 가능하다<그림 2><그림 3>. 교리나 『전경』과 같은 교조적인 원천소스라도 얼마든지 다양한 방식의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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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4층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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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박물관콘텐츠 개발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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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박물관콘텐츠 개발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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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박물관의 프로그램은 현재 상설전시에 그치고 있으나 향후 기획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명실공이 라키비움(larchiveum), 즉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이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다음은 교육프로그램으로 고려해 볼만한 예시이다. 일반인 대상 프로그램의 경우 박물관의 개방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표 3. 대순진리회박물관 교육프로그램 예시
대상 분류 프로그램 내용
수도인 전경 전경 인물 탐구 ▶전경 서사에서 주제 선정
▶신앙 생활에 도움이 될 지식정보
전경 한시 감상
전경의 신명 탐구
전경 주문 해설
수도와 수행
유불선 산책
종단 및 도장 우리종단의 역사 바로 알기 ▶종단, 도장 시설, 조형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지식정보
도장 성화 해설
도장 시설 및 조형물 해설
박물관 전시물 해설
기도, 치성 및 제례 바로 알기 ▶법방 관련 지식정보
누구나 인문지리 여주의 문화유산 탐방 ▶도장 및 증산, 정산, 우당과 관련한 인문지리적 지식정보
성적지(聖蹟地) 탐방
일반교양 기후와 환경 ▶역사적 사건, 인물, 시사, 일반 상식, 거대담론 등과 관련한 지식정보
임진왜란 바로 알기
동학농민운동 바로 알기
근현대 문화사
행정구역 변천
화폐의 역사
근현대 문화사
전통 건축의 미
다문화사회의 이해 종교와 종교갈등 ▶다문화, 다종교사회를 이해하고 종교 간 대화를 통한 상호작용에 초점
▶대순진리회에 대해 궁금한 국내외 연구자, 종교인, 학생 및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대순진리회 체험 기회 제공
종교의 역할과 기능
이웃종교 바로 알기
대순진리회 템플스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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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맺음말

최근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는 일부 종교에 대한 국민의 반감54)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대구시 북구 대현동의 이슬람사원 건립 과정에서 보듯이 종교에서 촉발된 갈등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다.55) 이는 비교적 평화로운 다종교사회라는 인식 속에 안주하던 우리의 인식에 경종을 울리는 조사 결과이다. 게다가 종교를 이용해 특정한 정파를 지지하며 거침없이 정치색을 드러내는 극우 종교인들의 출현과 일부 종단의 부패 등은 종교에 대한 혐오와 반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런 종교의 위기 속에서 종교박물관의 필요성은 점차 커지고 있으며 이데올로기의 대립에서 벗어나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종교간 화합과 이해를 추동할 수 있는 사회적 기제로서의 역할이 요구받는 시점이다. 전술한 것처럼 다민족 다문화국가로서 종교간, 민족간 갈등에서 촉발되는 사회불안을 경험했던 영국과 러시아 및 중국본토의 주류문화와 여러 소수민족의 고유문화가 융합하여 문화적 다원화를 이룬 대만은 종교박물관을 통해 각각 다른 문화집단간 이해를 독려하는 다양한 방식의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참여 또한 폭넓은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교양강좌로서 종교교육은 1차적으로는 포교의 목적을 배제하고 문화간 대화(intercultural dialogue)를 적극적으로 독려하면서 종교에 대한 상호이해를 도모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부차적인 목표로 종교에 대한 반감을 해소하거나 그릇된 인식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도올 김용옥의 유교와 도교(Daoism) 또는 동학(천도교)강의는 고리타분하고 어렵다는 전통사상에 대한 인식을 바꾼 계기가 되었으며 신종교에 대한 막연한 부정적 인식을 낮추는 효과를 일으킨 바 있다. 승려 법륜의 즉문즉설은 인기 높은 공개 강연회가 되었고 그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2024년 3월 현재 139만 명을 넘어선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종교박물관은 종교적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 및 연구기관으로서 시민의 교양함양을 담당하는 평생교육기관의 역할도 부여된다. 따라서 종교를 포함한 다양한 강좌의 개발이 가능하다. 일반인들의 종교교육은 어느 종교가 옳은지 그른지, 우월한지 열등한지와 같은 배타적이고 소모적인 신앙관의 구현이 아니라 다른 종교를 관조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모든 종교는 그들만의 특별한 영적 권위를 가지고 있으며 다문화적 가치가 우세해지면서 지역사회의 반목과 갈등을 치유할 능력이 있다. 그 결과, 종교교육은 문화다양성을 함양함으로써 사회통합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종교박물관은 1차 목표로 전시나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종단 구성원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하고 지식사회에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지만 나아가서 종교간, 나아가 진일보한 지향점으로는 문화간, 문명간 조화와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영적인 스토리텔러로서 삶의 변화와 조우하며 우리가 공유하는 정신적 가치나 종교적 경험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 신도와 비종교인 또는 타종교인은 비록 상호 종교적 지향점이 다를지라도 건축물이나 경건한 의례에서 발현되는 아름다움, 장소의 신성성과 웅장함을 매개로 공명하는 가운데 이들 사이를 가로막는 세속의 한계는 허물어진다. 이것은 결국 종교박물관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 영적 성장이라는 선물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존 종교박물관은 주로 단일종교, 즉 특정종단의 홍보와 기록보존이 주를 이루는 단일종교박물관에 머물고 있다. 여러 종교를 대상으로 하는 독립된 다종교박물관은 거의 전무하며, 기존 박물관 내 한편에서 여러 종교를 제한적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그 결과, 종교를 상징하는 유물은 불교, 기독교 등 오랜 역사를 지닌 기성 종교를 중심으로 전시되며 그나마 비교적 종단의 역사가 짧은 대순진리회나 세계가정연합, 원불교, 대종교와 같은 신종교는 종종 제외되기도 한다. 일반박물관에서 종종 특별 기획전으로 진행하는 종교유물의 전시도 한시적이며 유물의 다양성도 부족한 편이다. 이런 유물의 부재는 사실 신종교 교단을 비롯해 많은 종교박물관들이 ‘역사적 원본(historical originality)’의 확보에 천착한 결과이다. 이는 문화예술을 수단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함으로써 얼마든지 ‘유물’을 확보할 수 있다. 한 예로, 종교 경전에 나오는 하나의 사건을 주제로 한 회화나 조각, 또는 미디어아트와 같은 예술작품을 수집하여 영구적으로 전시한다면 과거의 유물은 아니더라도 이 예술품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박물관의 ‘유물화’된 소장품으로서 훌륭히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종교박물관은 신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다양한 수단의 집합체이며 동시에 최첨단 기술을 집약한 장소이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나드는 광역화된 삶을 사는 현대인의 박물관은 전시와 보존이라는 과거의 전통적인 역할을 뛰어넘어 테크놀로지의 적극적인 수용을 통해 관람객의 요구에 보다 친밀하게 다가간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지식정보의 홍수 속에서 박물관은 문화소비자가 적절한 문화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시와 보존 외에도 교육과 체험, 연구 등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다양한 지식정보의 생산과 교환 및 유통, 그리고 지식을 활용하는 장(場)으로 기능해야 한다.

2000년대 이후 결혼이주자를 비롯해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의 대거 유입으로 2024년 1월 현재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은 245만여 명에 이르고 있다.56)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피부색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들이 믿는 종교들은 적극적인 종교적 포용성을 요구한다. 이에, 구성원들의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향후 대순진리회박물관이 해원상생과 천하포덕이라는 종단의 지향점에 발맞추어 사회에 대한 개방성을 높이기를 바란다. 이는 종단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적 역량을 제고할 수 있는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다문화사회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또한 박물관은 다양한 콘텐츠를 매개로 하여 종단 구성원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종교에서 영적 가치를 재발견하여 미래에 사회통합의 주역이 될 수 있다. 종교박물관과 관련한 선행연구가 미흡한 가운데, 이 연구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국내의 종교박물관들은 향후 과제로 남겨두려고 한다. 다양한 종(교)단이 운영하고 있는 종교박물관들 역시 이제 막 닻을 올린 대순진리회박물관에 발전적 사례를 제공할 것이다. 끝으로, 이 연구는 이미 도래한 다문화사회를 지지하고 통일에 대비한 정신문화의 재정립 차원에서 대순진리회의 기초적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토대연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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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글, p.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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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농민, 학생 및 식자층을 대상으로 무신론과 반종교 운동을 펴기 위해 소련정부에서 조직한 단체로 1925년부터 1947년까지 활동했다. 1940년대 초반까지 전국에서 350만 명이 넘는 회원을 모았다. 이 단체를 통해 소련정부는 공산주의를 선전하고 종교를 배격함으로써 국민을 대상으로 ‘과학적인 사유체계’를 확립하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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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오라마(Diorama)는 19세기에는 이동식 극장 장치를 의미했으나, 현재는 3차원의 실물 또는 축소 모형을 지칭한다. 박물관 전시에서 디오라마는 주로 축적 모형, 실물 복제품 등은 역사적 사건이나 풍경, 인물 재현에 활용된다.

대순진리회 요람에는 종단의 목적을 “음양합덕(陰陽合德)ㆍ신인조화(神人調化)ㆍ해원상생(解冤相生)ㆍ도통진경(道通眞境)의 대순진리(大巡眞理)를 종지(宗旨)로 하여 성(誠)ㆍ경(敬)ㆍ신(信)의 삼법언(三法言)으로 수도(修道)의 요체(要諦)를 삼고, 안심(安心)ㆍ안신(安身) 이율령(二律令)으로 수행의 훈전(訓典)을 삼아 윤리도덕(倫理道德)을 숭상(崇尙)하고, 무자기(無自欺)를 근본으로 하여 인간개조(人間改造)와 정신개벽(精神開闢)으로 포덕천하(布德天下)ㆍ구제창생(救濟蒼生)ㆍ보국안민(輔國安民)ㆍ지상천국(地上天國) 건설로 규정하고 있다.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진리회 요람』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p.14.

대순진리회에서는 개인을 호(戶)로 쓰는데, 이는 신앙적 관점에서 입도한 사람이 한 집안을 대표하여 입도하였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처음 입도하면 1호(戶)이고 10명을 입도시키면 자신을 포함해 11호가 되는 것이다. 박인규, 「대순진리회 조직체계의 변화와 그 특성」, 『신종교연구』 40 (2019), p.67 참조.

137개의 회원국을 보유한 유네스코 공식 자문기구. 문화유산 보존, 복원과 관련된 과학적, 기술적, 윤리적 문제와 관련한 정보 수집, 연구 및 배포, 국제회의, 전문가 교류 등을 통해 해당 분야의 연구 및 갈등 조정, 교육자료개발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Minucciani, Valeria, Religion and Museums: Immaterial and Material Heritage, Torino: Umbero Allemandi & C. 2013, p.12

1931년 아타툭(Atatürk)에 의해 박물관으로 변환된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Hagia Sophia)성당은 2022년 다시 모스크로 바뀌기 전 이런 유형의 박물관이었다. 크로아티아의 시베니크에 위치한 산타바바라 교회 박물관(the Church Museum of Santa Barbara, Sibenik, Croatia)도 다양한 아이콘과 예배용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나움부르크 대성당(Naumburg Cathedral)은 교회 건물의 방문 시간과 신자를 위한 예배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한다. 이탈리아 플로렌스 피렌체에 있는 성 크로체 성당의 박물관에는 아름다운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켈란젤로와 갈릴레이, 마키아벨리 등 여러 위인이 안치되어 있다.

건물 외관에 빛을 이용한 이미지 투사 기술로 시각적 효과를 보여주는 예술형식.

‘종교의 소리(Sounds of Religion)’는 종교공동체의 의식(儀式)과 모임이 어떤 방식으로 미국의 종교지형을 만들며,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다르며, 어떻게 비슷한지를 탐구하는 포스터 전시회로서 관람객은 QR 코드를 통해, 각각의 종교정체성을 표현한 오디오 녹음을 들을 수 있다.

1936년 미국 타임지와 라이프지의 공동 설립자인 헨리 R. 루스가 창립한 비영리 재단.

《ICOM Code of Ethics for Museums》 (https://icom.museum/wp-content/uploads/2018/07/ICOM-code-En-web.pdf, 2024. 3. 20. 검색).

대진대학교는 대순종학과, 디자인 및 영상관련학과, 역사문화콘텐츠학과, 문헌 정보학과 등의 협업으로 대순진리회 박물관콘텐츠를 개발, 제공할 수 있는 학문적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한국갤럽이 최근 종교 인구 급감과 코로나19 특수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조사에서, 무종교인 중 82%가 ‘종교는 사회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재영, 「쇠락하는 제도 종교」,《데일리굿뉴스》 2021. 6. 3.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킹스칼리지가 2021년 여론조사기관과 함께 28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젠더, 세대, 학력, 종교갈등 등 12개 갈등 항목중 7개 부문에서 우리나라가 갈등 1위 국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빈부격차, 젠더와 세대갈등에서 전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전준홍, 「우리나라 ‘갈등’이 세계 1위?」,《MBC뉴스》 2022.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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