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연구논문

변찬린의 새종교관과 증산사상 이해에 대한 연구

박종천1,*
Jong-chun Park1,*
1고려대학교 교수
1Professor, Research Institute of Korean Studies, Korea University

© Copyright 2024,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l 25, 2024 ; Revised: Sep 10, 2024 ; Accepted: Sep 25, 2024

Published Online: Sep 30, 2024

국문요약

변찬린(1934~1985)은 한국적 정신의 근간인 ‘풍류(風流)’ 또는 ‘선(僊)’의 관점에서 기독교와 불교, 도교, 유교 등의 세계종교들을 상호텍스트적으로 회통했을 뿐만 아니라 근대 한국 민족종교들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종교관을 제시하였다. 그는 풍류라는 ‘대도(大道)의 정맥(正脈)’에서 벗어나서 ‘피안(彼岸)의 종교’로 전락한 채 특정 종교 전통에 매몰된 세계종교들의 배타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새종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증산사상을 비롯한 다양한 근대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을 혹세무민(惑世誣民)의 ‘미신(迷信)’ 혹은 ‘신흥종교’로 폄하하던 관점에서 벗어나고자 한 ‘새종교’로 보면서 높이 평가하였다. 특히 제국의 지배종교가 아니라 식민지 민중의 대안종교라는 관점에서 민족종교의 후천개벽사상과 증산의 천지공사 및 해원상생사상을 세계종교들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는 종교의 창조적 진화로 이해하면서, ‘종교성’의 한계에서 벗어나서 ‘영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SBNR의 시대를 예고하는 구도자적 통찰을 선보였다.

Abstract

Byun Chan-rin (1934–1985) intertextually reconciled important world religions such as Christianity, Buddhism, Taoism, and Confucianism from the perspective of Pungryu (風流), also known as Seon (僊), which he considered to be the foundation of the Korean spirit. Naturally, his category of Pungryu also encompassed modern Korean national religions. He emphasized the necessity of a neo-religion in order to overcome the exclusive limitations of various world religions as each was bound by their own tradition, and hence deviated from the mainstream of the Great Way of Pungryu. He also appreciated various indigenous new religions in modern Korea, including concept of epoch-making and the practices of Kang Il-sun (姜一淳), as “neo-religion” that could overcome the limitations of world religions by elevating the magical activities of shamanism to the Great Way. His appraisal was positive, and he refrained from dismissing this growing movement as “superstitions” or “new emerging religions” embraced by the common people. From his viewpoint, the important indigenous new religions in modern Korea were not the ruling religions of the empire but alternative religions of the colonial people, and the concept of “Great Opening of the Later World (後天開闢)” in modern indigenous Korean religions and Kang’s idea of the Resolution of Grievances for Mutual Beneficence (解冤相生) were creative evolutions of religion that overcame the contradictions and limitations of the world’s religions. He presented the insight of a spiritual seeker who heralded the era of “SBNR” (spiritual but not religious), which seeks new possibilities for spirituality by escaping limitations of religiosity.

Keywords: 변찬린; 강증산; 후천개벽; 해원상생; 새종교; 풍류; 선
Keywords: Byun Chan-rin; Kang Il-sun; the Great Opening of the Later World (後天開闢); neo-religion; the Resolution of Grievances for Mutual Beneficence (解冤相生); Pungryu (風流); Seon (僊)

Ⅰ. 머리말

ᄒᆞᆫᄇᆞᆰ 변찬린(1934~1985)은 현대 한국의 기독교 사상가로서 풍류도(風流道)를 시원으로 삼아 『성서』와 기독교사상을 단군이 선보였던 풍류도의 본질인 ‘선’(僊)을 중심으로 회통하는 한국적 기독교의 관점을 새롭게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풍류도를 비롯하여 불교, 유교,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까지 포함하여 한국종교사를 이러한 선의 관점을 토대로 삼아 다양한 종교전통들을 회통하는 독자적 사상을 제시하였다. 이는 서양 기독교 사상의 토착화를 시도했던 종교신학이 서양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독교사상을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려고 했던 토착화신학의 한계를 넘어서서, 동양의 불교와 유교는 물론 서양의 기독교마저 단군으로부터 비롯되는 선도의 도맥(道脈)을 기준으로 회통하면서 새로운 종교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독자성을 지닌다.1)

물론 기독교와 불교, 유교, 도교 등을 회통하려고 하는 흐름은 변찬린 뿐만 아니라 류영모(1890~1981)나 함석헌(1901~1989) 등의 기독교 사상가들에게서도 찾아볼 수 있고, 불교를 중심으로 사교(四敎)를 회통하려고 했던 탄허(1913~1983) 스님에게서도 분명하게 나타난다.2) 실제로 변찬린은 본래 흥남 출신의 월남 기독교인으로서, 서구 신학을 맹목적으로 수용했던 기성 기독교계를 비판적으로 인식하면서 한때 토착화신학을 비롯한 한국적 신학과 통일교를 비롯한 기독교계 한국 자생 신종교들에 대한 관심과 접촉도 했으나 그들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 결별했으며, 그 과정에서 양잿물 테러를 당하면서 죽음의 위기 앞에서 깊은 종교적 체험을 하면서 풍류도의 선적 관점에서 『성서』와 기독교 사상을 새롭게 이해함은 물론 류영모, 함석헌 등과 교류하면서 기독교를 중심으로 다른 세계종교들을 회통하는 그들을 참 구도자로서 인정하고 존경하면서 일정한 영향을 받기도 했다.3)

그러나 이들 종교사상가들이 한국의 자생 신종교 혹은 민족종교까지 포괄하는 종교론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과는 달리, 변찬린은 자신의 종교론 안에서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을 ‘새종교’의 대안종교라는 관점에서 높이 평가하여 회통하였다. 이는 엘리트적 성향에 집중하는가, 아니면 대중적 성향까지 포괄하는가의 차이이기도 하다.

특히 양잿물 테러와 종교적 체험 이후 참선과 묵상으로 지내던 1970년대 중반에는 퀘이커에 합류한 함석헌과 교류하면서 제도종교의 문제점에 대한 문제의식을 더욱 첨예화했으며, 증산진법회의 배용덕(1916~1998) 회장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면서 기존에는 “미신과 무속에 머문 증산사상을 근대화한” 증산사상연구회를 높이 평가하는 가운데 증산사상과 한국 근대 민족종교들을 기성종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종교로서 ‘새종교’의 범주로 재인식하는 양상을 뚜렷하게 드러냈다.4) 따라서 변찬린의 종교 사상은 한국종교의 전통에서 기독교와 불교와 유교와 민족종교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종교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측면에서 주목하여 증산사상에 대한 변찬린의 이해의 양상과 특징을 분석하고자 한다. 변찬린의 종교관에서 특기할 만한 대목은 기독교 성서 텍스트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을 해석하는 관점이 한국의 독자적 특징을 잘 반영할 뿐만 아니라 기독교 사상가가 정역(正易), 동학(東學), 대종교(大倧敎), 원불교(圓佛敎) 등 근대 한국에서 유교, 선도, 불교를 회통하고 재전유한 자생 신종교들을 기독교 주류의 배타주의적 관점이나 포용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풍류도를 근간으로 새롭게 구축한 선도의 관점에서 주체적으로 회통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근대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을 새로운 종교질서가 드러나는 후천세계의 새로운 종교로서 높게 평가하면서 기존의 기독교, 유교, 불교, 도교 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한국종교들의 정통 도맥인 선(僊) 혹은 선맥(仙脈)의 관점에서 대도(大道)의 정맥(正脈)을 계승하려는 새로운 종교적 움직임으로 재해석하였다.

특히 그는 증산사상을 중심으로 한국 근대 신종교들의 선맥을 존중하면서 해원사상, 천지공사, 주문 등에 대해서 각별한 관심을 선보였고, 그에 따라 1975년 발표한 <증산의 해원사상>, 1977년의 <주문고 : 성서적 입장에서 본 시천주와 태을주>, 1978년의 <성경과 역의 해후 : 『정역』에는 증산의 천지공사가 예시되어 있다>, 1979년의 <선고 : 풍류도와 증산사상>, 1981년의 <노스트라다무스와 천지개벽>, 1982년의 <삼일신고> 등의 종교론을 『증산사상연구』와 『종교신문』 등에 지속적으로 발표하였다.5)

먼저, <증산의 해원사상>에서는 칼 야스퍼스의 축의 시대론을 적용하여 석가, 노자, 소크라테스, 조로아스터, 예수의 출생은 ‘인류정신의 조산(造山)시대’로 보고 수운, 증산, 홍암, 일부 등 한국 민족종교의 개척자들을 유불선을 종합하고 초극하는 새종교의 위대한 시대, 후천을 여는 ‘위대한 정신의 화산시대’의 성인(聖人)으로 설명하였다. 특히 증산이 스스로 대무(大巫)가 되어 해원신으로 자처하면서 선천의 원한을 해원하여 후천의 새 하늘을 개천하는 개벽의 혁명적 종교사상을 선포하였다고 칭송하였으며, 증산의 신관이 기독교처럼 초월과 내재의 유일신관도 아니고, 브라만같은 이신론(理神論)도 아니며, 신령계와 인간계가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신인동형(神人同形)적 신관임을 해명하였다. 또한 이런 관점 아래 기독교같은 유일신이 아닌 지도적 일신으로서의 상제관을 증산이 천명하였음을 주장하였으며, 액운공사, 세운공사, 교운공사, 신명공사 등의 측면에서 더욱 상세하게 설명하였다. 아울러 대무로서의 인식이 무격적 요인의 재전유라는 측면도 검토하였다. 변찬린이 해석한 증산의 신관 이해는 신인동형론의 관점에서 신령계와 인간계가 상호영향을 맺고 한을 풀어 후천개벽을 열고 해원상생을 하는 새로운 관점에 대한 신학적 이해에 일정하게 기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주문고>에서는 주문을 강령의 비밀이 담긴 주술-음악적 기도문으로 보면서, 동학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가 공히 농악의 리듬과 템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지배계급의 종교가 아니라 농민과 민중의 종교라는 점을 중시하는 한편, 시천주와 태을주가 각각 개봉되어 해석할 수 있는 이치/진리의 양(陽)적 주문과 인봉되어 해석할 수 없는 신령/비의의 음(陰)적 주문이라는 점을 주목하는 한편, 양자를 각각 불교의 교(敎)와 선(禪)에 대비시켜 설명하였다. 또한 동학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를 『성서』의 전거와 비교하여 검토하면서 기독교의 성령과 오순절 성령 체험에 대비하기도 하였는데, 특히 태을주를 어미소를 찾는 송아지의 울음을 상징한 주문으로 해석하면서 검은 암소의 주문을 유감주술로 풀이하고 『도덕경』과 『성서』와 연결하여 동서 종교사상의 가교의 관점에서 해석한 부분은 매우 독창적이다. 또한 교와 선의 대비로 보는 변찬린의 주문 이해는 참동학을 표방하는 증산사상이 동학과 맺는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성경과 역의 해후>에서는 간방인 한국에서 나오는 지혜로서 정역(正易)을 높게 평가하는 과정에서, 복희팔괘, 문왕팔괘, 정역팔괘의 출현을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아담, 노아, 아브라함의 하나님에 각각 대응시키면서 어머니(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기독교 성경과 연결해서 정역을 해석하는 독특한 해석을 전개하였으며, 증산의 천지공사가 성경에서 예고하고 정역에서 예시하는 새로운 종교적 이상을 성취하는 부분이 있음을 밝혔다. 아울러 <노스트라다무스와 천지개벽>에서는 바람직한 종말관과 천지개벽관 및 예언의 참의미에 대한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러한 논의들은 생사윤회의 현상계에 끄달리는 피안의 종교를 넘어서서 변화와 부활의 영생으로 옮기는 선의 대도라는 관점에서 기독교사상과 민족종교사상을 연결하는 가교의 한 유형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이 글에서는 위와 같은 판단에 따라 변찬린의 단편선을 중심으로 민족종교와 증산사상과 연관된 변찬린의 논의를 분석하고자 한다. 먼저 풍류도를 근간으로 신선의 장생불사와 성경의 영생을 상호텍스트적으로 독해하는 과정에서 풍류도를 세계종교로 국한되기 이전의 본래적 대도의 정맥으로 이해한 변찬린의 선 중심적 종교론을 검토하고, 이러한 풍류도/선도의 관점에서 근대 한국의 자생신종교들을 혹세무민의 미신 혹은 신흥종교로 폄하하는 관점에서 벗어나서 종교의 회통을 지향하는 새종교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변찬린의 민족종교와 증산사상에 대한 이해를 설명하고자 한다. 특히 신인합발(神人合發)의 관점을 통해 새 하늘과 새 땅에 상응하는 민족종교의 후천개벽사상과 증산의 천지공사의 해원상생관을 논의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인감응의 주술적 기도문과 주문의 음악성을 주목하는 변찬린의 주문관을 분석하고, 새로운 후천개벽에 맞게 농민과 민중의 심성에서 비롯된 수운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를 주술적 법칙의 비교를 통해 검토함으로써 민족종교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살핀 변찬린의 관점을 검토할 것이다.

Ⅱ. 변찬린의 선(僊) 중심적 종교론

1. 선(僊) : 죽음의 한계를 극복하는 영생의 대도

변찬린의 종교론은 근본적으로 단군의 신선사상으로부터 비롯되는 풍류도(風流道)의 관점으로 기독교와 유불선과 민족종교를 회통하는 사상을 보여준다. 변찬린은 죽음의 유한한 한계를 극복하고 무한한 영생으로 존재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종교의 본령으로 보았으며, 그것을 실현하는 풍류도의 본질을 선(僊)으로 보는 가운데, 선을 특정한 역사적 종교 전통과 일치시키는 것을 극력 경계하였다. 특히 김범부처럼 화랑도(花郞道)로 보거나 대도(大道)에서 분립된 열교(裂敎)로 인식하는 것을 거부하는 한편, 죽어서 차안(此岸)인 이승에서 피안(彼岸)인 저승으로 가는 ‘피안종교’가 아니라 ‘비양승고’(飛揚昇高)를 통해 살아서 새 이승인 하늘로 옮겨가서 신선으로 천거(僊去) 혹은 천화(僊化)하는 대도로 보았으며, 선의 도비(道秘)가 상실된 이후 단군처럼 산(山)에 가서 바람결에 신선으로 풍류체(風流體)로서 천거하는 선도(仙道)가 등장했다고 설명하였다.6) 따라서 선이야말로 선도의 본질적 근원이고, 선도는 선의 도비를 상실한 것으로서 구분된다.

이는 마치 기독교 『성서』에 나오는 생전변화가 사후부활로 변화한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인다. 죽음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점에서는 양자가 동일하지만 죽음을 경험하지 않고 초월하는가 아니면 죽음을 경험하고나서 거듭는가로 양자는 구별된다. 특히 변찬린의 주저 『성경의 원리』에 의하면, 선(僊)은 무명(無明)의 죄로 인해 선악과를 먹으면 죽는다는 신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선악(善惡)과 생사(生死)의 현상계로 타락한 인간이 영원한 생명나무를 회복하여 ‘생전변화’나 ‘사후부활’의 두가지 방식으로 무한한 영생을 실현하며 선화하는 영적 풍류체가 되는 것을 지향한다. 기독교의 성경 『창세기』 2장 9, 16~17절에 등장하는 에덴동산에서 일어난 타락의 죄는 신과 함께 하는 본래적 자리에서 이탈한 실존적 고통을 초래하는데, 아담과 하와는 동산에 있는 두 가지 나무 중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를 먹으면 죽게 되니 먹지 말라고 경고했던 하나님의 명을 어긴다. 그 결과에 따라 인간은 선악과 생사가 오가는 시공간적 현상계의 한계에 얽매이는 고통스런 실존으로 전락하였다. 이에 따라 영생을 상실하고 죽음을 맞는 육적 존재로 전락한 인간은 영생을 회복하는 영맥의 풍류체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 변찬린의 종교론의 핵심이다.

한편, 『성경의 원리』 상권 도맥론에서 변찬린은 선악과를 범한 죽은 자의 맥인 육맥(肉脈)과 달리 엘리야적 생전변화의 종교와 모세적 사후부활의 종교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7) 선악과를 범하여 죽음의 실존적 고통을 당해야 하는 인간은 엘리야나 멜기세덱처럼 생전에 죽지 않고 하늘로 승천하는 평화의 종교와 선화의 도를 좇아 죽음이 이르기 전에 생전에 영체(靈體) 혹은 풍류체로 변화하여 승천하든가, 아니면 모세나 예수 그리스도처럼 피의 종교, 희생의 도에 따라 죽고나서 부활하든가 양자택일을 통해 무한한 영생을 누릴 수 있다. 전자가 선(僊)의 장생불사(長生不死), 천의무봉(天衣無縫), 환골탈태(換骨奪胎), 우화등천(羽化登天)에 해당한다면, 후자는 생노병사(生老病死), 묘지인봉(墓地印封), 시해선(屍解仙)의 선도(仙道)에 상응한다. 양자는 영으로 수렴하는 점은 동일하지만, 산 자가 죽지 않고 영체로 변화하는가 아니면 죽은 자가 부활하여 영체로 거듭나는가의 차이로 이해할 수 있다.

표 1. 변화와 부활의 영생의 도맥의 두 가지 유형
구분 엘리야적 변화의 종교 / 선맥 모세적 부활의 종교 / 영맥
도맥 타락하지 않았을 때 개명되는 본래적인 도맥 타락으로 인하여 계시되는 비본래적 도맥
양상 평화의 종교, 선화의 도 피의 종교, 희생의 도
방식 장생불사, 천의무봉, 환골탈태, 우화등천 생노병사, 묘지인봉, 시해선
멜기세덱의 도 예수 그리스도의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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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찬린은 무명(無明)으로 인해 혈(血)과 육(肉)에 따라 살고 죽는 생사윤회의 타락한 육적 존재자가 “아비도 없고 어미도 없으며 족보도 없고 시작과 끝도 없어서 생사 윤회로부터 해방된 존재로 거듭나는 것”을 『요한복음』 3장 6~8절에 근거하여 성령의 바람처럼 풍류체(風流體)를 이룬 존재는 생명의 시작도 끝도 없는 무한한 영생의 존재로 옮겨가는 선(僊)으로 이해하였다.8) 여기서 죽음을 극복한 영생의 풍류체는 변화나 부활을 통해 선화되고 영화된 존재로서, 혈육의 동물적 육체나 마음이나 정신의 혼과는 명확하게 구분되는 영적 존재를 뜻한다. 따라서 엘리야적 변화의 종교와 모세적 부활의 종교 또는 변화의 선맥과 부활의 영맥에 따라 영적 존재로서 영생하는 선의 대도는 동방의 지혜에 의해 바르게 대각(大覺)할 수 있고, 성경은 그러한 동방의 지혜가 담겨있는 선을 은장한 문서이며, 성경 속에 뻗어내린 대도의 정맥은 선맥이 된다.

변찬린은 이러한 풍류도와 선의 관점에서 성경을 해석하는 일관성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관점으로 유불선 등의 세계종교를 해석하고 그것을 확장하여 근대 한국의 민족종교들에 대해서도 새종교의 관점에서 재해석하였다.

2. 원시반본(原始返本) : 세계종교에서 풍류도로의 선(僊)적 회귀

한편, 변찬린은 풍류도와 세계종교를 각각 본래적 대도의 정맥과 비본래적 종교의 지류로 구별하였다. 그는 문명권을 형성한 세계종교 또는 고등종교들이 천국이나 극락을 지향하는 피안의 종교를 제시함으로써 생사의 현상계로 전락하면서 선의 대도가 지녔던 정맥에서 이탈하였다고 보았으며, 선의 정맥, 대도의 본래적 영생으로 선적 회귀를 하는 것을 구원으로 이해하였다.

특히 타락한 인간과 무관한 멜기세덱이 본래적이며 제1의적 도맥인 선맥인 반면, 타락이후의 인간을 위한 예수의 비본래적이고 제2의적인 부활의 영맥이라고 설명하였다.9) 그리고 그러한 성경의 선맥과 영맥을 대도인 선의 길, 본래의 길로 확장하여 이해하면서,10) 기독교 외에도 유불선 등의 세계종교들이 제2의적 길로서 등장했음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선(僊)의 길은 인간(人間) 앞에 개명(開明)된 본래(本來)의 길이었다. 그러나 인간은 이 길을 상실한 후 제이의적(第二義的)인 길인 유불선(儒佛仙)에 의지하여 영원한 세계로 향한 여로(旅路)에 오르기 시작했다. 현대인은 유불선 삼교(三敎)와 다른 종교(宗敎)에 지쳐 있는 몸들이다.11)

모든 종교는 타락된 다음에 깨달은 종교이므로 이는 본래적인 자리가 아니다. 인간이 타락하지 않았으면 유불선과 같은 종교는 남상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타락된 다음 무명(無明)의 자리 속에서 깨친 종교가 유불선 기타 다른 고등종교로 나타났던 것이다.12)

변찬린의 종교관에 의하면, 세계종교는 선의 대도를 잃어버림으로써 죽어서 영혼이 천당이나 극락에 간다는 피안종교로 변질된 것이다.13) 본래적인 종교의 도맥(道脈)이 상실될 때 나타난 종교가 유불선 기타 다른 고등종교였던 것이다. 본래의 대도가 폐해진 후 나타난 인의의 종교는 본래적 도인 대도(大道)의 일부분만 본 열교(裂敎)로서 인위적 유위의 도를 노출한다. 이에 비해 “대도(大道)는 장생불사(長生不死), 환골탈태(換骨奪胎), 천의무봉(天衣無縫), 우화등선(羽化登仙)의 종교이므로 사후(死後)에 죽어서 천당(天堂), 극락(極樂)을 약속하는 종교(宗敎)하고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대도는 살아서 승천(昇天)하는 종교이지 죽은 다음 영혼을 승천시키는 종교가 아니다.”14) 따라서 선의 대도와 세계종교는 각각 본래와 비본래, 대도와 열교, 생전승천의 선과 사후 천당극락의 피안종교로 대별될 수 있다.

최치원의 「난랑비서」를 분석하면서, 변찬린은 “풍류도는 샤머니즘처럼 유불선을 혼합한 종교가 아니라 본래부터 풍류도는 삼교의 진리를 그 안에 내포(內包)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샤머니즘의 혼합주의와 풍류도의 내포/포함론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한편, 풍류도를 “열교(裂敎)화한 고등종교들을 하나로 통일하고 조화할 수 있는 신기(神器)”로 설명하였다.15)

이런 관점에서 변찬린은 「대몽가(大夢歌)」라는 시를 통해 선악과를 먹은 죄인의 신화와 종교를 극복하고 하나님의 생명나무 영생 열매를 따주어 영의 시대를 개명하기 위한 “빛나는 ᄒᆞᆫ사람, 위대한 ᄒᆞᆫ사람, 거룩한 ᄒᆞᆫ사람, 영원한 ᄒᆞᆫ사람”으로 새 날의 새ᄇᆞᆰ을 기다리며 아브라함의 믿음으로 제사하고 모세의 심정으로 기도하고 이사야의 열심히 예언하고 세례 요한의 성난 음성으로 증언하는 ᄒᆞᆫᄇᆞᆰ의 선각자 혹은 구도자로서 자신의 위상을 고백한 바 있다.16)

내 뒤에서 한 떼의 씨알이 오고 있습니다.

내 뒤에서 새날의 新民이 到來하고 있습니다.

내 뒤에서 거룩한 全體가 回歸하고 있습니다.

내 앞에서 영원한 하나님이 오고 있습니다.

나아가 그러한 새 날의 새ᄇᆞᆰ의 도래와 영원한 하나님의 강림이 뒤와 앞에서 서로 만나는 신인합발을 노래하였다. 이러한 변찬린의 영성은 신비주의적 영성의 보편성과 다문화적 수용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영성적이지만 종교적이지는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SBNR) 한국종교문화의 현대적 에토스라고 평가할 만하다.

Ⅲ. 풍류도/선도의 관점에서 본 변찬린의 증산사상 이해

1. 후천개벽의 천지공사와 해원의 ‘새종교’

19세기 이후 역사무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은 조선시대 유교적 사회질서를 내부적으로 뒤흔들었던 다양한 도참(圖讖), 풍수지리, 점복, 주술 등을 흡수하여 재전유하면서도 하층민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서발턴(subaltern)들의 원한을 풀고 소망을 이룰 수 있는 새로운 후천개벽의 종교적 이상을 대안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기성 질서를 전면적으로 대체할 만한 대안적 비전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성 질서의 주변부에 머무르는 서발턴의 ‘밀레니엄적 주변종교(marginal religion)’를 넘어서서 기성 질서를 대체할 수 있는 탈-서발턴(post-subaltern)의 ‘유토피아적 대안종교(alternative religion)’의 가능성을 선보였다.17) 변찬린은 이러한 한국의 자생신종교들을 미신이나 혹세무민의 주변종교적 ‘신흥종교’가 아니라 기성 종교들의 문제점을 극복할 만한 새로운 근대적 가능성을 표출하는 대안종교적 ‘새종교’로 이해하였다.

증산사상에 대한 변찬린의 최초의 연구는 1975년에 발표한 <증산의 해원사상>이다.18) 변찬린은 독일의 실존 철학자 칼 야스퍼스(Karl Jaspers, 1883~1969)의 ‘축의 시대’(Achsenzeit) 개념의 영향을 수용하여 석가, 노자, 공자, 소크라테스, 조로아스터, 예수까지 “각 문명권의 풍토와 민족성의 특질에 따라 성인(聖人)들이 인간의 혼(魂)을 개화시킨” 조로아스터교, 도교, 불교, 유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등과 같은 고등종교들이 ‘정신의 화산(火山)시대’ 혹은 ‘인류정신의 조산(造山)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하였으며, 칼 야스퍼스가 주목했던 자연의 보편법칙과 ‘정신화(Vergeistigung)’를 주목하여, 문명권을 형성한 세계종교들이 ‘인간의 혼을 개화(開化)하여’ 무명(無明)에서 비롯되는 미개한 동물성[獸性]에서 탈피한 ‘문명(文明)의 혼으로 개명(開明)시켰다’고 평가하였다.19)

그러나 세계종교는 제종교의 독선과 타종교에 대한 배척으로 인해 개별적 도강(道綱), 즉 교리(dogma)에 갇힌 호교론과 선교(宣敎)를 위해 각축하는 ‘종교상인(宗敎商人)’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하였다.20) 이러한 이해는 ‘정령과 우상숭배’ 단계의 무명의 야만적 동물성에서 벗어나서 혼의 정신적 문명성으로 개화한 세계종교의 의의와 한계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잘 보여주는 한편, 세계종교가 선교의 미명 아래 종교제국주의의 팽창과 지배를 노출하고 다종교 상황의 종교시장에서 격렬한 상업적 경쟁의 문제점을 드러낸다는 문제점을 적절하게 비평한 것이다.

변찬린은 이러한 종교사적 통찰에 따라 세계종교들로 분열된 낡은 기성종교의 “통일과 조화”를 모색하는 것을 ‘새종교’의 과제로 제시하였으나, 낡은 기성종교들은 그러한 과제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판 밖에서, 맥줄 밖에서 홀연히 출현하여야 하는데,” 실제로 한국 근대 자생신종교의 창교자들이 그러한 과제를 수행하였다고 평가하였다.21) 그리하여 “수운(水雲)과 증산(甑山)과 나철(羅喆)과 박중빈(朴重彬)과 김일부(金一夫)의 출현”이 “유불선(儒佛仙)의 종합을 시도하고 초극하는 ‘새종교’를 모색하면서 위대한 새 시대인 후천 하늘을 개명하려고 한 위대한 혼(魂)들의 출생”이며, 이들 중에서도 “증산은 정신적 조산의 가장 높은 영봉(靈峯)을 분출시킨 혼으로서 한국 종교사의 거룡(巨龍)이었고, 새종교를 모색하는 후학들에게 높고 깊은 비의(秘義)를 계시해 준 종교적인 천재(天才)였다”고 칭송하였다.22)

여기서 한국 근대 자생신종교들이 모색한 ‘새종교’는, 미개한 동물성을 벗어나서 보편적 정신성 혹은 혼의 문명성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풍토와 민족성의 특수성을 신성불가침의 호교론으로 변질시키면서 독선과 아집의 자기변호와 타종교 배척의 모순을 지닌 낡은 세계종교의 한계를 유불선으로 대표되는 기성 종교들의 종합과 통일과 초극이었다. 증산을 가장 높이 평가한 것은 이러한 과제를 의식적이고 체계적으로 실현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전혀 새로운 판 밖에서, 맥줄 밖에서 홀연히 출현하여야 한다”는 인식과 동양 종교의 대각적 전통과 동방 약소국가의 고통받는 한국 민족이라는 맥락이 결합하여 ‘후천개벽(後天開闢)’과 ‘해원상생(解冤相生)’의 새종교의 가능성을 발현시켰던 것으로 보았다.

2. 종말과 후천개벽의 상호텍스트적 해석과 신인합발의 종교관

그러나 변찬린은 신흥종교와 새종교를 엄밀하게 구분하였으며, 후천개벽이나 해원상생 등의 새종교에 대해서는 상당히 높게 평가하면서도, 현실적 생사와 이익에 매몰되는 신흥종교의 현실적 양상에 대해서는 거센 비판을 가했다. 예컨대, 『마태복음』 24장 36절, 24장 42~43절, 25장 13절에 따라 종말의 날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인식 아래 시한부 종말론, 『정감록』, 노스트라다무스, 소강절 등처럼 특정한 날을 예견하는 양상을 미신이나 혹세무민으로 보고 비판하였다. 특히 선천이 지나가고 후천이 개벽되는 날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은 일반 비밀이자 천기이기 때문인데, 이러한 혹세무민의 미신적 양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을 이원론적 시공관념으로 오해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였다.

先天과 後天의 二元論的 思考方式은 視空觀念으로 이해하면 잘못이다. 선천과 후천은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타락한 세상, 無名과 迷妄이 덮인 세상이 선천의 낡은 하늘이었고, 인류가 구원받아 지혜 속에 모두가 聖人이 되어 사는 것이 후천인데, 이런 뜻을 모르고 機械論的으로 64,800년이 선천이고, 64,800년이 후천이 된다는 運數說은 迷信인 것이다.23)

변찬린은 소강절의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이론에 따라 126,900년을 우주의 1년으로 계산하면서 그것을 선천과 후천으로 반분하고 우주가 생장염장(生長斂藏)을 반복하고 있다고 보는 관점을 미신(迷信)으로 규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성인(聖人)의 예언은 깊은 기도와 수도를 통해 하나님의 성령이 강림하여 해답을 계시해서 백성들을 구원하는 방법으로서 광제창생(廣濟蒼生)하는 보편적인 예언이므로, 『정감록』이나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혹은 기독교의 시한부 종말론처럼 무지몽매한 민간신앙으로 전승되거나 광신(狂信)하는 소수집단만의 구원을 위한 자의적 혹세무민(惑世誣民)과는 다르다고 보았다.24) 이러한 관점은 종말 혹은 개벽을 소수에 국한된 구원을 위해 특정한 시간과 공간을 제한하거나 기계론적으로 계산이 가능한 자연의 반복적 순환 리듬으로 보는 것을 혹세무민의 미신으로 보고, 경전에 나오는 성인의 예언은 인간의 깊은 기도와 수도가 하나님의 성령 강림과 만나면서 이루어지는 ‘신인합발’(神人合發)에 의해 모든 사람에게 열린 광제창생의 보편적 구원론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변찬린은 한국 근대 민족종교의 후천개벽(後天開闢)을 기독교 성서의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종말로 연결하여 해석하였다. 그는 상호텍스트적 관점에서 『요한계시록』 21장 1절에 나오는 표현에서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없어지고 ‘새 하늘과 새 땅’을 보는 상황을 낡은 선천(先天)의 천지(天地)가 지나가고 후천의 개벽이 이루어지는 것과 합치시켜 해석하였다.25) 또한 이런 해석의 토대 위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는 후천 개벽을 위해 ‘개벽쟁이’로 자처한 증산이 ‘천지공사(天地公事)라는 만고의 기행(奇行)’을 한 것을 선천의 모든 것을 해원하고 후천선경을 개명하려는 종교적 도행(道行)으로 보면서 증산교의 후학들 중 일부 ‘소인배들’이 그것을 시한부 말세론으로 논하면서 미신화하는 ‘종교 노름’을 비판하였다.26) 나아가 “『주역』과 정역(正易)의 이치도 모르면서 함부로 도수(度數)를 짚는 어리석은 행동에서 벗어나서” 후천개벽의 올바른 사상적 이해를 통해 “증산교를 고등종교로 고양시켜야” 한다고 역설하였다.27) 이런 관점에서 변찬린은 증산의 원시반본을 개인을 기복적 욕망으로 미혹하는 미신 혹은 혹세무민의 원시적 샤머니즘적 무맥(巫脈)의 재등장이 아니라 새 차원의 성(聖)의 경지를 제시하는 모태로 설명하고, 천지공사에 대해서는 전통적인 무격(巫覡)적 요소를 곁들여서 현상계와 신계를 매개하여 우주적 차원의 질서를 개편하여 지상성경(地上聖境)을 개명(開明)하는 역사였다고 평가하였다.28)

다만 변찬린에게 중요한 기준은 영생을 드러내는 대도인가, 아니면 생사에 얽매이는 종교인가였다. 이는 변찬린의 사상에서 평생 일관된 종교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준에 따라 변찬린은 기독교 성서 텍스트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을 해석하는 관점이 한국의 독자적 특징을 잘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 사상가로서 정역(正易), 동학(東學), 대종교(大倧敎), 원불교(圓佛敎) 등 근대 한국에서 유교, 선도, 불교를 회통하고 재전유한 자생 신종교들을 기독교 주류의 배타주의적 관점이나 포용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풍류도를 근간으로 새롭게 구축한 선도의 관점에서 주체적으로 회통하였다. 그는 새 하늘과 새 땅을 후천개벽과 연계하여, 근대 한국의 자생 신종교들을 새로운 종교질서가 드러나는 후천세계의 새로운 종교로서 높게 평가하면서 기존의 기독교, 유교, 불교, 도교 등을 넘어서는 새로운 종교적 가치를 전개하면서 한국종교들의 정통 도맥인 선맥(仙脈)의 관점에서 대도(大道)의 정맥(正脈)을 계승한 것으로 새롭게 재해석하였다.

변찬린은 증산이 스스로 대무(大巫)가 되어 해원신(解冤神)으로 자처하면서 선천의 원한을 해원하여 후천의 새 하늘을 개천하는 개벽의 혁명적 종교사상을 칭송하였다. 특히 증산의 신관이 기독교처럼 초월과 내재의 유일신관도 아니고, 브라만같은 이신론도 아니며, 신령계와 인간계가 상호영향을 주고받는 신인동형적 신관임을 해명하였으며, 또한 이런 관점 아래 기독교같은 유일신이 아닌 지도적 일신으로서의 상제관을 증산이 천명하였음을 주장하였다.29)

특히 증산의 천지공사에 대해서는 인간계에 천하대란이 발생한 까닭이 신명계의 혼란에서 비롯되었으며, 그러한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아집과 독선과 편견에 사로잡힌 기성 종교들을 신봉하다가 화천한 영들로 인해 혼란과 반목에 빠진 신명계의 해원(解冤)을 통해 영계의 종교적 통일을 이룩하고 그에 따라 후천선계가 개벽하여 지상의 정화와 평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 사상의 반영으로 풀이하였다.30) 변찬린은 천지공사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선후천 교역의 대전환기에 발생하는 재액을 면하기 위한 액운공사의 해원굿, 지방신들의 분쟁을 해원하는 세운공사, 분열된 선천의 종교들을 종합 통일하기 위한 교운공사, 무당식 푸닥거리를 통해 원귀를 위무하고 고차원적 도덕 질서를 확립하여 상극의 관계를 상생의 관계로 전화시키는 신명공사를 통해 후천 도통의 기반을 닦는 등의 천지공사가 진행되었음을 설명하였다.31)

아울러 신인동형론의 관점에서 신령계와 인간계가 상호영향을 맺고 한을 풀어 후천개벽을 열고 해원상생을 하는 인존(人尊)시대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진행하였다. 신인동형적 신관과 신인합발(神人合發)의 구원론은 후천개벽의 새 하늘 새 땅 관념으로 구체화된다. 변찬린의 후천개벽 이해에 의하면, 선천에서는 구천의 초월적 하늘에 있던 옥황상제가 죄와 타락의 땅에 속한 인간의 예배를 받으면서 신명계와 인간계가 분리되었으나, 후천의 새 하늘과 새 땅에서는 하느님이 인간과 함께 땅에서 사는 신인동거의 선경이 전개된다.

선천(先天)은 구천(九天)의 하늘이었다. 옥황상제(玉皇上帝)는 구천에서 죄와 타락 속에 헤매는 인간들의 예배를 받았지만 후천(後天)의 하늘은 땅, 곧 십지(十地)가 선경(仙境)이 되므로 하느님도 후천에서는 인간과 함께 땅 위에서 살게 된다.32)

변찬린은 후천개벽(後天開闢)을 ‘지구개벽과 그에 앞선 인간심성의 개벽’으로 이해하였으며, 『요한계시록』 21장 3~4절에서 서술하는 종말을 “하느님이 인간 속에 거하고 인간이 하느님 속에 거하여 신인일체(神人一體), 신인합발(神人合發)하는 신비롭고 거룩한 시대가 개벽되어 오고 있는 역사적 대전환기”에 약속된 후천선경(後天仙境)으로 설명함으로써 기독교와 증산사상을 비롯한 민족종교들을 상호 회통시켰다.33) 나아가 “마음의 무명(無明)이 사라지고 진리의 태양(太陽)이 돋아 오르기 전에 떠오르는 샛별”, “낡은 종교의 어둠이 물러가고 새종교의 밝음이 올 때 잠시 마음에 떠오르는 샛별”이 정신적 개벽으로 준비되어야 함을 역설하였다.34)

이러한 준비는 증산사상 속에서 인존(人尊)사상과 연계될 수 있다. 증산사상 속에서 새 하늘과 새 땅은 천존(天尊)과 지존(地尊)을 넘어서서 인존의 시대로 표현된다.

천존과 지존보다 인존이 크니 이제는 인존시대라. 마음을 부지런히 하라.35) 옛적부터 상통천문(上通天文)과 하달지리(下達地理)는 있었으나 중찰인의(中察人義)는 없었나니 이제 나오리라.36)

변찬린은 『현무경(玄武經)』과 『대순전경』을 인용하면서 증산사상에 접근하였는데, 인용하고 설명한 대목과 내용이 모두 철저하게 풍류도(風流道) 혹은 선(僊)의 관점에서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증산을 『옥추경(玉樞經)』의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과 연계된 구천상제로 보는 대순진리회의 신관이 아니라 증산을 옥황상제로 인식했던 보천교 등을 비롯한 친자 종도 계열의 종단들의 신관을 증산사상으로 보았다. 이 점은 변찬린의 증산사상 이해에서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한편 『현무경』은 1909(己酉)년 정월 1일에 강증산이 직접 집필한 유일한 경전이다. 『대순전경』을 비롯한 다양한 경전들이 강증산을 따르는 친자 종도들이 만든 증산계 교파들이 만든 것임에 비해 『현무경』은 강증산이 직접 만든 경전으로서, 16개의 부(符)와 1,110자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내용은 유불선(儒佛仙) 등으로부터 비롯된 사상의 압축적인 응축과 재전유, 상징적 부적과 그림의 구성, 의례적 연행을 위한 수행적 주문과 축문의 제시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37)

이는 종교 경전들이 일반적으로 교조의 언행과 가르침을 담고 있는 서술형의 산문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것과는 분명하게 대비되는 것으로서, 인간이 집필하는 인서(人書)가 아니라 천신들이 직접 계시하여 이해하기 힘든 문자, 부적, 그림, 주문 등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천서(天書)의 특징을 갖는 도교 경전의 특성과 상통한다. 이러한 특성은 중국의 초기 도교가 고대 도앙의 신도(神道) 혹은 선도(仙道)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대 신도/선도의 천서적 전통을 근대 한국 자생신종교가 새롭게 재전유한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삼국시대 이후의 한국불교와 조선시대 한국유교가 ‘요’(要)나 ‘도’(圖)의 문화적 표현방식으로 압축하여 회통하거나 조화시키는 양상과도 상통하는 것이다.38)

증산도 독창적으로 부적이나 짧은 운문투의 잠언 형식으로 그러한 양상을 보여주었는데, 여기서도 천지신명과 인간역사가 연동되는 신인합발의 양상이 잘 나타난다. 예컨대, 천지의 기운과 인간의 종교적 정신문명을 12포태법으로 연계한 내용은 그러한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다음 문장들은 천지의 신명계와 현실의 인간계가 대우주(macrocosmos)와 소우주(microcosmos)가 상호 연관하여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일종의 상관적 사유(correlative thinking)를 극명하게 선보이고 있다.

천지(天地)의 작용[用]은 포태(胞胎) 양생(養生) 욕대(浴帶) 관왕(冠旺) 쇠병(衰病) 사장(死葬)일 뿐이다.39)

본래 포(胞), 태(胎), 양(養), 생(生), 욕(浴), 대(帶), 관(冠), 왕(旺), 쇠(衰), 병(病), 사(死), 장(葬)은 천지의 작용으로써 천지 만물의 생성과 소멸의 리듬이다. 이 12포태법은 본래 고대 중근동으로부터 시작되어 인도, 티벳 등을 거쳐 중국에도 수용되었던 점성술(astrology)에서 특정한 별이 지닌 역량이 작동하는 원리였으나, 중국에서는 인간이 잉태되고 태어나는 생명의 시작으로부터 자라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다가 병들고 죽어서 땅에 묻히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12단계로 생사의 과정을 세분한 것으로서, 수(隋)나라의 소길(簫吉)의 『오행대의(五行大義)』에서 체계화되었는데, 사주명리학과 풍수지리 등을 중심으로 하는 술법(術法)에서 활용되었던 것이다. 증산은 조선 팔도를 유력하면서 술사(術士)로서의 면모를 보일 때 사용했던 술법을 천지와 인간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천지의 작용 법칙으로 재전유했다.40)

受天地之虛無 仙之胞胎

受天地之寂滅 佛之養生

受天地之以詔 儒之浴帶

冠旺

兜率 虛無寂滅以詔41)

천지(天地)의 허무(虛無)를 받아 선도(仙道)가 포태(胞胎)하고

천지의 적멸(寂滅)을 받아 불교가 양생(養生)하고

천지의 이조(以詔)를 받아 유교가 욕대(浴帶)하니

관왕(冠旺)은

허무, 적멸, 이조를 도솔(兜率)한다.

위 인용문에서 천지(天地)의 허무(虛無), 천지의 적멸(寂滅), 천지의 이조(以詔) 등은 각각 선도, 불교, 유교의 삼교(三敎)는 포태(胞胎), 양생(養生), 욕대(浴帶)로 연계되고, 유불선 삼교를 통합하는 증산의 종교는 천지의 허무와 적멸과 이조를 아우르는 도솔(兜率)로서 포태, 양생, 욕대를 완성하는 관왕(冠旺)의 양상을 드러낸다. 12포태법으로 구현되는 천지의 작용 중에서 쇠병(衰病), 사장(死葬)은 제외되었다. 왜냐하면 죽음의 종교가 아니라 영생의 대도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변찬린은 특히 ‘도솔(兜率)’을 선의 대도로 회귀하는 원시반본을 위한 통합종교의 양상으로 해석했다.

이와 연관하여 변찬린이 강증산의 언행 중에서 직접 인용하지 않은 부분을 연결시켜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증산은 공사의 일환으로 직접 상징적이고 수행적인 방식으로 “佛之形體 仙之造化 儒之凡節”라는 글을 쓰고 불사르는 소지(燒紙)를 하거나 종도들에게 주문처럼 외우도록 시켰다.42) 따라서 천지의 작용과 인간의 종교 문명은 상호 합발한다고 할 수 있다.

수운이나 증산을 비롯한 근대 한국 민족종교 창시자들의 도술 혹은 술법 사용에 대해서 변찬린은 샤머니즘의 술법을 재전유한 것으로 이해하면서도, 무맥과 선맥을 비교하면서 증산사상이나 민족종교가 지닌 왕성한 무(巫)의 식성(食性)에서 넘어서서 온전한 선맥의 대도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류영모나 함석헌처럼 엘리트적 지향의 근대 한국 종교사상가들과는 달리 대중적 지향의 민족종교에 주목한 변찬린의 독특한 안목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다만 변찬린은 무맥의 무교성이 선맥의 풍류성으로 새롭게 승화되어야 하며, 그러한 승화를 몸소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증산사상을 새종교의 대표적 사례로 칭송했다.

ᄒᆞᆫᄇᆞᆰ학의 관점에서 선맥과 풍류도 연구에 천착해 온 이호재는 선맥의 풍류성과 무맥의 무교성을 표2와 같이 간명하게 비교한 바가 있다.43) 이를 통해 풍류도의 선맥은 습합론이 아닌 포월론이며, 기능신적 신령들을 섬기는 다신론이 아닌 일원적 지고신론을 지향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증산사상은 선맥의 풍류성과 함께 무맥의 무교설을 겸하고 있다. 예컨대, 증산은 주문 수행을 통해 대중의 기복적 열망을 강력한 종교의 동력으로 이끌었다. 실제로 동학의 성경신(誠敬信) 수행이 ‘수명’을 상대적으로 강조하는 반면 증산은 전통적 선도에서 강조했던 장수의 ‘수명 성경신’보다 기복의 ‘복록 성경신’을 더욱 중시했다는 점에서 동학보다 훨씬 무맥의 엑스타시스와 기복양재적 동기를 강화하였다.44) 그러면서도 신인합발사상과 더불어 후천선경의 도통(道通)의 가능성을 함께 역설한다는 점에서 동학과 상통한다. 따라서 증산사상과 근대 한국의 민족종교는 무맥의 무교성의 토대 위에서 선맥의 풍류성을 지향하는 혼의 종교로 볼 수 있다.

표 2. 선맥의 풍류성과 무맥의 무교성 비교
구분 선맥(僊脈)의 풍류성 무맥(巫脈)의 무교성
신앙 대상 일신(一神): 궁극적 실재의 지고신 다신(多神): 기능신적 신령들
종교체험 몰입적 엔스타시스(enstasis) 열광적 엑스타시스(ecstasis)
영성의 방식 자력적, 자발적, 창발적, 포월적, 자재적 영성 타력적, 타율적, 피동적, 습합적, 기복적 영성
존재 차원 영생불사: 존재의 근본적 변형 기복양재: 존재의 현상유지/일부개선
인식 차원 포월론(subsume-transcendency) 습합론(syncreticism)
실천 차원 엘리트적 수행과 사회개혁 지향 대중적 기복과 공동체성 강조
전통/제도화 개별적 전통과 교리를 넘어선 보편성과 비제도화 개별적 전통과 교리의 차별성 강조와 제도화
인간형 신선: 근본 존재 변형의 창조적 소수 소인: 현실 안주/개선 기대의 대중
상호관계 대무(大巫): 선맥에 의한 무맥의 완성 소무(小巫): 무맥에 의한 선맥의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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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한국 근대 자생신종교의 비교 : 동학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

1. 변찬린의 주문관 : 신인감응의 주술적 기도문과 주문의 음악성

한국 근대 자생신종교들은 상대적으로 수행이나 수련을 중심으로 삼는 유교나 불교에 비해 주송(呪誦)이나 부적 등의 술법을 통한 통신(通神) 선도적인 경향이 강하다.45) 유교나 불교 등이 상대적으로 엘리트적인 자력 수행이 중심이 되어 대중 전통을 이끌어 가는 반면, 최수운이나 강증산 등의 카리스마가 창도한 선도 중심의 민족종교들에서는 수명이나 복록에 대한 기복적 욕구가 강한 대중들의 민간종교 전통에서 주목받았던 기도, 주문, 부적 등의 타력 신앙이나 주술-의례적 술법이 종교적 호소력이 훨씬 강했기 때문이었다. 한국 근대 민족종교들에서도 원불교처럼 자력수행의 수련을 강조하는 우도적 경향과 동학이나 증산계 종단들처럼 타력수행의 통신 주술-의례를 역설하는 좌도적 경향이 공존했으나 선도를 중심으로 유불선을 종합하는 민족종교들은 대체로 유교나 불교에 비해 대중적인 주술-의례적 수행이 현저하게 부각되었다.

주문이나 부적 등의 주술-의례적 수행은 고매한 종교적 이상의 추구를 위해서 경전적 공부나 수양/수행에 정진하는 엘리트적 흐름과는 달리 기복적이고 직관적이었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호응이 컸다. 그러나 주문을 포함하여 음악성이 강한 짧은 운문 형식은 반복적인 구송(口誦)의 실천으로 대중적 종교 전통 뿐만 아니라 엘리트적 경향이 강한 불교와 유교 등에서도 상당히 광범하게 나타났다. 실제로 불교의 진언(眞言) 외에도 유교의 강독(講讀)이나 불교의 강송(講誦) 등에서도 일정한 음악적 리듬에 따라 경전을 독송하는 전통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이 일정하게 정례화되어 의례화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46) 나아가 조선 후기에는 주술적 효과를 기대한 짧은 주문은 아니어도 일정한 음악적 형식을 갖춘 종교가사가 불교, 유교, 천주교, 동학, 신종교 등을 막론하고 광범하게 종교적 연행의 의례적 예술 형식으로 확산되고 있었다.47) 요컨대, 엘리트 전통이든, 대중 전통이든 간에, 자력신앙이든, 타력신앙이든 간에 음악적 리듬의 반복적 실천으로 나타나는 주술-의례적 실천은 정신의 집중이나 신적 존재와의 소통을 위한 보편적인 방식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와 연관하여 변찬린은 흔히 대중의 저급한 기복적 욕망의 발현으로 평가절하 당하곤 했던 주문을 기도와 같이 대중 전통과 엘리트 전통, 저급종교와 고급종교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새롭게 이해하고자 했다. 그는 “저급종교나 고등종교를 막론하고” “주문, 진언, 영가, 기도문이 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모든 주문(呪文)은 강신(降神)의 비의(秘義)”이자 “종교적인 신비(神祕) 경험 또는 이적기사(異蹟奇事)와 연관된 주술(呪術)의 중심으로 이루는 내용으로서 일종의 기도문”이라고 정의했다.48) 그는 주문을 일종의 기도문으로 이해함으로써 종교적 보편성 차원에서 이해하는 한편, 강신을 통한 종교적 신비 경험이나 이적기사와 연관된 주술적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신’의 소통과 연관하여 주문이 신앙 대상인 “종교의 신들을 강령(降靈) 혹은 강신케 하는 영(靈)적이고 종교적인 다이얼이나 채널”이자, 천계(天界), 신계(神界), 영계(靈界)에서 지상으로 발신하는 영파(靈波)와 영감(靈感)에 감응(感應)하고 수신하는 영적 매스미디어이기 때문에 그것을 지상에 수신하는 현상이 종교와 교파별로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요컨대, 주문은 강신 혹은 강령을 통해 신명계와 인간계가 소통하는 영적 감응을 이루는 주술적 실천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변찬린은 일반적으로 간과되었던 주문의 음악성을 특별히 강조하고 역설하였다. 그는 주문의 반복적 암송이 영적이고 음악적인 리듬과 템포를 형성하여 종교적인 신비한 엑스터시 경험을 하게 만든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주문의 영적 음계에 따라 강신현상과 엑스터시의 경험이 일어난다는 점을 불교의 진언과 김일부의 영가무도를 통해 논의하였다.49)

나아가 음악 가운데서도 농악(農樂)만을 즐겼던 증산의 사례를 통해 단순한 리듬과 빠른 템포를 반복함으로써 흥을 돋우는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악성이 종교적 황홀감인 엑스터시와 상통하는 음악성임을 강조하였다.50) 변찬린의 설명에 의하면, 종교적 엑스터시와 상통하는 농악의 흥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농민들의 표어가 옥황상제(玉皇上帝)가 사람 농사하는 ‘도의 벼리/강령’임을 대각(大覺)한 증산이 시천주(侍天呪)와 태을주(太乙呪)의 반복적인 리듬과 템포 속에서 신이 강령하는 비의를 터득하는 매개체였다.51) 이에 따라 변찬린은 농악의 흥과 상통하는 시천주와 태을주라는 주문의 영력(靈力)이 민중 농민들의 심성과 혼 속에 깊은 감화를 주도록 만든 수운과 증산이 주문의 주술적 음악성을 통해 부르조아와 지배계급의 종교를 만들지 않고 민중과 농민의 종교를 만든 위대한 종교적 천재라고 평가하였다.52)

변찬린은 증산이 추구했던 후천개벽의 선경이 대중의 종교, 광제창생의 종교이므로 당시 민중인 농민들의 심령에서 우러나오는 농악과 상통하는 주문에 뿌리박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았으며, 그 증거로 농민, 여성, 무당처럼 사회적으로 주변화된 하층 서발턴들과 양반, 남성, 제도권 성직자 등의 상층 지배층 간의 선천상극의 갈등을 해소하는 해원공사의 차원에서 선천(先天)의 도가(道家)에서 음식 금기로 설정했던 개고기를 증산이 상등인의 고기로서 즐겼다는 점에 대해서 개고기를 탐식(貪食)한 것이 아니라 도식(道食)한 것을 설명하였는데, 이는 개고기의 도식에 대해서 소수의 부르조아와 지배계급의 종교로 타락한 선천 종교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농민 대중의 광제창생을 위한 후천개벽의 일환으로 해석한 것이다.53)

이와 연관하여 대순진리회의 『전경』에 의하면, 증산이 “개고기를 상등인의 고기로서 즐기셨다”라는 점과 더불어 “천지 망량(魍魎)이 즐기는 음식이었기 때문에 개고기를 금기로 설정하는 선천 도가에서는 망량이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하였다.54) 따라서 이러한 음식 습관은 주문 실천과 더불어 주문은 강신 혹은 강령을 통해 신명계와 인간계가 감응하고 소통하는 영적 감응을 이루는 주술-문화적 실천으로서, 해원상생을 이루는 신인합발과 광제창생의 탈-서발턴적 의례화55)라고 할 수 있다.

2. 동학과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 비교

한편, 변찬린의 <주문고>에 의하면, 천지비괘로 표상되는 상극의 선천도수를 극복하고 지천태괘로 상징되는 상생의 후천도수로 이행하는 것이 후천개벽의 새 하늘과 새 땅이며, 태을주는 후천선경의 개벽을 시도하는 대주문으로서 어미소를 찾는 송아지의 울음을 상징하는 주문을 통해서 천지비괘의 상황에서 지천태의 후천선경을 바라고 『성서』에서 예언한 새 하늘과 새 땅을 갈망하는 상태를 표상한다.56) 변찬린은 ‘훔치’(吽哆)의 주문이 유사율(law of similiarity)에 기초한 동물상징의 유감주술(homeopathic magic)임을 지적했다.57) 그리고 태을주의 어미소를 노자의 『도덕경』의 현빈(玄牝)이자 기독교 『요한계시록』의 해를 옷 입은 여인과 연계하면서 근원적인 모성으로 해석하였다.

또한 그는 기독교의 『창세기』 15장 9~11절에 나오는 암소, 숫양, 비둘기 등 아브라함이 바친 번제의 세 제물들을 ‘도(道)의 시운(時運)’으로 해석하면서, 암소는 혈맥(血脈)과 육대(肉代)를 잇는 더럽혀진 여성의 타락한 상징으로 우상숭배의 구약 시대를 상징하고, 숫양은 죄를 대속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신약 시대를 표상하며, 비둘기는 성령 강림으로서 지천태, 훔치, 현빈과 상통하며 타락 이전의 거룩한 모성으로 ‘원시반본(原始返本)’하는 후천개벽의 새 시대를 뜻하는데, 원시반본은 타락한 암소와 만나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거룩한 모성의 새로운 미래로의 회귀라는 점이 중요하며, 타락한 암소와 거룩한 모성의 현빈을 구분하지 못하고 혼동하면 대도의 정맥을 펼치는 새종교가 아니라 혹세무민의 신흥종교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역설하였다.58)

이에 비해 동학의 시천주는 한울님을 모시려는 강령주(降靈呪)로서 접촉율(law of contact)에 근거한 감염주술(contagious magic)이다.59) 변찬린은 시천주의 지기(至氣)를 기독교의 성령으로 해석하고 시천주를 성령의 강림을 기다리는 주문으로 해석하는 한편, “시천주조화정(侍天主造化定) 영세불망만사지(永世不忘萬事知)”를 성령이 거하는 하나님의 성전으로 화신체가 되어 영생하는 것으로 재해석하였다.60) 나아가 “진리의 바탕은 같으나 그것이 표현되는 방법이 서학과 동학이 다르다”는 부분에 대해서 기독교의 성령 강림이 동학과 증산교의 시천주와 증산의 대순과 천지공사의 형태로 달리 나타났지만 동서양의 전통에 따라 리(理)의 방법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근원적으로 동일한 도(道)라는 점을 강조하였다.61) 다만 보편적 동일성을 강조하는 변찬린의 관점은 상대적으로 서학에 대응하는 동학의 우월한 차별성을 강조하는 동학의 논리나 기독교를 상대적으로 낮게 보는 증산 계통의 종단들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실제로 수운은 서학의 한계를 극복할 동학의 우위를 강조했으며, 증산과 증산을 따르는 종단들은 서양의 기독교를 동양의 유불선보다 낮데 보았을 뿐만 아니라 선, 유, 불의 순으로 유불선의 상대적 위계를 설정하였다.

이러한 양상은 수운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를 비교하는 변찬린의 관점에서도 독특하게 변주된다. 변찬린은 시천주와 태을주가 모두 주술이지만 각각 유사율의 유감주술과 접촉율의 감염주술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을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양자가 각각 개봉되어 해석할 수 있는 이치/진리의 양적 주문과 인봉되어 해석할 수 없는 신령/비의의 음적 주문이라는 점을 주목하면서 양자를 각각 불교의 교(敎)와 선(禪)에 대비시켜 설명하였다.62) 변찬린의 이러한 설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면, 시천주가 유사의 이치를 이해하고 설명하는 논리적 교의 양적 주문인 반면, 태을주는 접촉의 비의를 느끼고 드러내는 직관적 선의 음적 주문으로 정리할 수 있다. 따라서 동학과 증산, 시천주와 태을주는 각각 논리적 이해의 강령주와 직관적 통찰의 개벽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설명은 참동학을 표방하는 증산사상이 동학과 맺는 연속성과 불연속성을 이해하는 데 유익한 단서를 제공할 것을 기대된다. 다만 변찬린의 논의를 확장하면, 도의 보편성의 관점으로는 기독교의 성령 강림과 수운의 시천주와 증산의 태을주는 근원적 모성을 향한 원시반본의 주문-실천이자 신인합발의 의례화이지만, 리의 차별성을 강조하면 그것의 대도의 정맥에서 지류의 세계/고등종교로 전락하게 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Ⅴ. 맺음말 : 풍류도의 회통적 영성과 선도적 특성

변찬린은 증산사상을 정점으로 하는 근대 한국의 민족종교 혹은 자생 신종교를 미신과 혹세무민의 ‘신흥종교’가 아니라 후천개벽의 새 하늘과 새 땅을 개명하는 ‘새종교’의 관점에서 높게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는 풍류도 혹은 선의 관점에서 본래적 대도(大道)의 정맥(正脈)에서 벗어나서 피안의 종교를 배타적으로 선교하면서 열교(裂敎)로 전락한 세계/고등종교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려는 종교의 창조적 진화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종교성의 한계에서 벗어나서 영성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SBNR의 시대를 예고하는 구도자적 통찰이자 예언자적 일갈이었다.

이러한 변찬린의 영성관은 류영모, 함석헌, 탄허 등의 한국 근대 종교사상가들이 특수한 종교성을 벗어나서 보편적 영성으로 회통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서 상통한다. 그러나 그들이 대체로 엘리트적 지향성을 지닌 채 기독교나 불교를 중심으로 회통하면서 거대한 문명권을 형성한 세계종교에 집중한 반면, 변찬린은 풍류도의 선적 관점을 중심으로 회통하는 가운데 대중적 지향성을 수용하여 무(巫)와 더불어 흔히 미신이나 혹세무민으로 폄하되곤 하던 근대 한국의 민족종교 혹은 자생 신종교까지 확장하면서 대안종교적 가능성까지 읽어내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그러나 유의할 점이 있다. 변찬린은 자신의 저술들에서 야만적이고 미개한 무명의 동물성으로 표현되는 육(肉) 혹은 혈(血)과 인간 문명을 구현하는 혼 또는 정신을 철저하게 구분하였을 뿐만 아니라 영(靈)과 혼(魂)의 구별도 명확하게 견지하였다. 육과 혈이 인간 이하의 동물성이라면, 혼과 정신은 보편적인 인간성이며, 영은 궁극적인 신성이라고 할 수 있다. 변찬린에 의하면, 육과 혈의 종교가 정령과 우상숭배와 무당의 다종교라면, 혼과 정신의 종교는 축의 시대를 구성한 낡은 세계종교이며, 영의 종교는 선(僊) 혹은 선(仙)의 대도(大道)인 것이다. 그는 육과 혼을 구별하는 것 이상으로 영과 혼을 엄격하게 구분한다.

그렇다면 증산사상을 비롯한 한국의 민족종교 혹은 자생 신종교는 영의 종교인 대도의 정맥인가? 아니면 혼의 종교인 비본래적 종교의 지류인가? 이에 대해 변찬린은 기성 세계종교의 모순과 한계를 넘어서서 종교의 종합과 통일을 통해 원시반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혼의 종교에서 영의 종교로 승화하려 한다는 점에서 혼의 종교에서 영의 종교로 진화하는 창조적 진화의 도상에 있는 것으로 보았다. 변찬린은 3차원의 시공간을 넘어서서 풍류체로 불리는 영적 존재로 선화 혹은 영화하는 것을 선의 대도라고 보았는데, 영은 이미 그 자체로 보편적이고 궁극적이며 초월적이고 내재적이다. 주체와 대상이 구분되는 현상적 개별자는 혼이지, 영이 아니다. 따라서 증산사상을 비롯한 한국 근대 자생 신종교들은 무명과 죄악에 따라 생사의 유한한 윤회 현상계에 얽매이는 피안의 종교로부터 벗어나서 변화나 부활를 통해서 무한한 영생을 누리는 선의 대도로 원시반본하는 ‘새종교’라는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한편, 변찬린은 증산사상을 비롯한 근대 한국의 민족종교들은 자력과 타력이 어울리고 자기수련 전통과 절대적 신에 대한 믿음이 상호 합력하는 신인합발의 종교로 설명하였다. 특히 증산사상은 이러한 종교의 토대로서 신명계와 인간계가 상호 작용을 주고받는 신인동형론적 신관을 갖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세계종교의 엘리트적 성향보다 무(巫)나 민간종교의 대중적 성향을 반영하면서 부각되는 독특한 양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이해와 관련하여 신인일체의 신비주의와 신인합발의 민족종교는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하는 질문이 남는다. 후천개벽에 따라 모든 도인이 도통할 수 있다는 믿음은 모든 인간이 신화 혹은 선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증산이 자신을 미륵불 혹은 상제로 자임하는 의식을 드러내고 그에 대한 종도들의 믿음을 요구한 점이나, 천상의 신명계와 지상의 인간계에서 종교적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점 등은 초월신과 기능신이 지상정부처럼 신명계의 천상정부를 구성하는 점에서 후자의 가능성을 지지한다. 이 점에서 볼 때 증산사상이나 민족종교는 혼의 종교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증산사상과 민족종교 등이 지향하는 후천개벽과 해원상생은 영의 대도를 지향하는 혼의 종교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변찬린의 새종교관과 증산사상 이해를 주제별로 고찰하였으나, 이러한 관점이 지닌 특성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동시대 다른 종교인들이나 연구자들의 관점과 비교할 필요가 있다. 또한 본 논문은 변찬린의 새종교관과 증산사상을 포함한 민족종교에 대한 이해를 체계적이고 일관적인 완성태로서 정합적으로 설명하였으나, 그러한 사상이나 관점이 발전해 온 과정을 발전사적으로 추적하기 위해서는 동태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변찬린의 새종교관과 그 대상이 되는 민족종교 교단들의 관점을 비교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만, 이 글에서는 충분히 다루지 못하였다. 본 논문의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고 성과를 확장하기 위해서 이러한 문제들을 추후의 연구과제로 삼고자 한다.

Notes

변찬린의 주요저술은 변찬린, 『聖經의 原理』 (서울: 문암사, 1979); 변찬린, 『聖經의 原理』, 中卷 (서울: 영일문화사, 1980); 변찬린, 『聖經의 原理』, 下卷 (서울: 가나안, 1982); 변찬린, 『요한계시록신해』 (1986) 등으로 출판되었으며, 최근에 한국신학연구소에서 재발간되었다. 또한 최근에는 이호재의 편집으로 『선방연가』와 『선(禪), 그 밭에서 주은 이삭들』, 개정판 (서울: 문사철, 2022) 등이 출판되었으며, 그의 단편선이 이호재의 편집에 의해 변찬린,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이호재 엮음 (서울: 동연, 2023)로 출간되었다. 변찬린에 대한 연구는 이호재에 의해 기본적으로 체계적인 토대가 확립되었고, 최근 그에 기반을 둔 연구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이호재, 「변찬린의 ‘새 교회’론 연구」, 『신종교연구』 31 (2014); 이호재, 『한국종교사상가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서울: 문사철, 2017); 이호재, 『포스트종교운동』 (서울: 문사철, 2018); 이호재, 「변찬린의 풍류사상에 대한 종교적 이해 : 풍류도맥론(風流道脈論)의 영성(靈聖)담론의 가능성을 위한 시론」, 『한국종교』 45 (2019); 이호재, 『선맥과 풍류해석학으로 본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 (서울: 동연, 2022); 김종만, 「변찬린의 예배관에 관한 비판적 고찰」, 『무형문화연구』 10 (2023) 등 참조.

류영모와 함석헌의 종교론 및 변찬린의 종교론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강돈구, 「다석 류영모의 종교사상 (1)」, 『정신문화연구』 65 (1996); 강돈구, 「다석 류영모의 종교사상 (2)」, 『정신문화연구』 66 (1997); 이호재, 「함석헌의 ‘새 종교’론의 의미와 남겨진 과제」, 『종교문화연구』 24 (2015); 이호재, 「함석헌의 종교사상에서의 ‘새로움’과 한국적 종교영성의 가능성」, 『종교연구』 77-2 (2017); 이호재, 「함석헌의 종교사상과 잠재태(潛在態)로서의 씨알종교공동체」, 『신종교연구』 37 (2017); 박종천, 「풍류(風流)로 보는 한국종교의 에토스」, 『민족문화연구』 88 (2020), 탄허스님의 종교회통사상에 대해서는 문광, 『탄허 선사의 사교 회통 사상』 (서울: 민족사, 2020) 등 참조.

자세한 설명은 이호재, 『한국종교사상가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pp.43-146 참조.

자세한 설명은 같은 책, pp.133-148 참조.

앞으로 신종교 관련 논설들의 원문은 변찬린,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이호재 엮음 (서울: 동연, 2023)에서 인용한다.

변찬린, 「선고(僊[仙]攷) : 풍류도와 증산사상」, 이호재 엮음,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pp.118-125.

<표 1>과 이하 설명은 변찬린, 『성경의 원리』 상권, 개정판 (서울: 한국신학연구소, 2019), 제2장, 특히 pp.72-73를 참조하라.

같은 책, pp.77-80.

같은 책, pp.81-82.

같은 책, p.112.

변찬린, 「주문고(呪文考) : 성서적 입장에서 본 시천주와 태을주」,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이호재 엮음 (서울: 동연, 2023), p.113.

같은 책, p.118.

같은 책, p.120.

같은 책, p.119.

같은 책, p.334.

같은 책, pp.344-345.

자세한 논의로는 박종천, 「‘서발턴(subaltern)’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자생 신종교 사상 : 수운, 증산, 소태산의 비교를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37 (2021) 참조.

변찬린, 「증산의 해원사상」, 『증산사상연구』 1 (1975), pp.74-89에 실려 있으나, 이하 해원사상과 관련된 원문은 변찬린, 「증산의 해원사상」,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이호재 엮음 (서울: 동연, 2023), pp.95-111에서 인용한다.

같은 글, pp.95-97.

같은 글, p.96.

같은 곳.

같은 글, p.97.

변찬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후천개벽」, 이호재 엮음,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서울: 동연, 2023), p.366.

같은 글, pp.358-359, pp.361-366.

같은 글, pp.366-367.

같은 글, pp.367-368.

같은 글, p.368, p.372.

변찬린, 「증산의 해원사상」, pp.109-110.

같은 글, pp.99-101.

같은 글, pp.101-102.

같은 글, pp.102-107.

변찬린,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과 후천개벽」, 이호재 엮음,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서울: 동연, 2023), pp.370-371. 이 글의 원문은 본래 『증산사상연구』 7 (1981), pp.197-213에 실려 있다.

같은 곳.

같은 글, p.369.

『전경』 13판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교법 2장 56절.

같은 책, 교법 3장 31절.

같은 책, 교운 1장 66절, “상제께서 기유(己酉)년 정월 一일 사시(巳時)에 현무경(玄武經) 세 벌을 종필하고 한 벌은 친히 품속에 지니고 한 벌은 도창현(道昌峴)에서 불사르고 나머지 한 벌은 경석의 집에 맡기셨도다.”

박종천, 「풍류(風流)로 보는 한국종교의 에토스」, p.89 이하, 특히 pp.89-90.

『전경』, 제생 43절, “天地之用 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而已.”

증산과 민족종교 창시자들의 도술 또는 술법 공부와 활용에 대해서는 박종천, 「‘서발턴(subaltern)’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자생 신종교 사상 : 수운, 증산, 소태산의 비교를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37 (2021), 특히 pp.158-160; 박종천, 「신선사상으로 본 동학과 증산도」, 『민족문화연구』 96 (2022) 참조.

『전경』, 교운 1장 66절.

같은 책, 공사 3장 39절.

이하 설명은 이호재, 『선맥과 풍류해석학으로 본 한국 종교와 한국교회』 (서울: 동연, 2022), pp.45-61, 특히 <도표 1>과 <도표 2>의 내용을 재구성하고 필자가 일부 수정보완한 것이다.

동학과 증산사상의 성경신 수행의 차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는 박종천, 「신선사상으로 본 동학과 증산도」, pp.310-318.

이하 설명에 대한 자세한 논의로는 같은 글; 박종천, 「‘서발턴(subaltern)’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자생 신종교 사상 : 수운, 증산, 소태산의 비교를 중심으로」 참조.

박종천, 「조선시대 사족(士族) 일상생활의 유교적 의례화 양상」, 『대순사상논총』 39 (2022) 참조.

박종천, 「조선 후기 종교가사의 문화적 이해」, 『종교연구』 78-2 (2018) 참조.

이하 주문과 관련된 원문은 변찬린, 「주문고(呪文考)」(태을주와 시천주)」, 『증산사상연구』 3 (1977), pp.252-281에 실려 있으나, 이하 주문과 관련된 원문은 변찬린, 「주문고(呪文考) : 성서적 입장에서 본 시천주와 태을주」, 『선맥 경전 ᄒᆞᆫᄇᆞᆰ학 : ᄒᆞᆫᄇᆞᆰ 변찬린 단편선』, 이호재 엮음 (서울: 동연, 2023), pp.195-226에서 인용한다.

같은 글, pp.198-199.

같은 글, p.199.

같은 글, pp.199-200.

같은 글, p.200.

같은 글, pp.200-201; 『대순전경』 3장 55절, 130절, 156절; 『전경』, 교운 1장 44절; 공사 1장 26절; 교법 1장 55절 등 참조.

『전경』 공사 1장 26절.

상등인에 대하여 농민을 중심으로 하는 하층 서발턴으로 보는 대부분의 증산계 교단들과 도덕적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대순진리회의 관점 비교에 대해서는 박종천, 「‘서발턴(subaltern)’의 관점에서 본 한국의 자생 신종교 사상 : 수운, 증산, 소태산의 비교를 중심으로」, pp.166-168 참조.

변찬린, 「주문고(呪文考) : 성서적 입장에서 본 시천주와 태을주」, pp.203-205.

같은 글, pp.205-206.

같은 글, pp.207-212.

같은 글, p.213.

같은 글, pp.214-221.

같은 글, p.222.

같은 글, pp.20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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