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연구논문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Ⅱ): 재조정되고 통치되는 시간을 중심으로

차선근1,*
Seon-keun Cha1,*
1대진대학교 교수
1Professor, Department of Daesoon Studies, Daejin University

© Copyright 2024,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18, 2024 ; Revised: Jun 05, 2024 ; Accepted: Jun 25, 2024

Published Online: Jun 30, 2024

국문요약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간을 수동형으로 본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시간이 경험자로부터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즉, 대순진리회에서 시간은 재조정되기도 하고 다스려지기도 한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순진리회 시간관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무질서가 증가한다는 엔트로피 법칙의 역사관을 포함한다. 둘째, 대순진리회가 구축하는 세계에서 시간은 개벽 전후로 그 성격이 바뀐다. 개벽 이전은 상극시대의 무질서 증가 나선형 시간, 후천은 상생만 존재하는 시대의 진보와 발전 나선형 시간이다. 셋째, 개벽은 시간을 재조정한다. 시간은 인간 삶을 결정하는 표준으로 기능하는데, 개벽 이전의 시간은 인간 삶을 상극으로, 개벽 이후의 시간은 인간 삶을 상생으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시간의 재조정은 곧 방위(공간)의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넷째, 개벽은 시간과 공간의 순서를 재조정한다. 선천에는 공간이 시간을 앞섰고, 개벽은 그것을 뒤집어 후천에 시간이 공간을 앞서도록 만든다. 이로써 시공간 통합의 세계관이 구축된다. 다섯째,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최고신이 다스림을 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최고신은 생장염장(生長斂藏)의 변화를 일으키는 시간 통치로써 만물을 무위이화로 다스린다. 여섯째, 시간은 후천에 도통이라는 목표에 도달한 존재들이 만물을 통치하는 데 활용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이 때문에 대순진리회의 도통은 곧 시간을 다스림을 의미한다.

Abstract

One notable characteristic of Daesoon Jinrihoe’s view of time, is its perception of time as a passive entity. This signifies that, in the context of Daesoon Jinrihoe, time is subject to influence through experience, specifically undergoing re-calibration or governance.

The summary of this perspective is as follows: Firstly, Daesoon Jinrihoe’s understanding of time incorporates a historical viewpoint characterized by the law of entropy, which posits that disorder increases as time progresses. Secondly, within the world established by Daesoon Jinrihoe, time experiences transformation before and after the Great Opening. Prior to this event, time follows a helical model characterized by increasing chaotic disorder, whereas in the Later World, the helical model reflects only Mutual Beneficence, symbolizing progress and development in the era. Thirdly, the Great Opening re-calibrates time, serving as the criterion for determining human life. Prior to the Great Opening, time recorded human life in a manner marked by Mutual Contention, whereas afterward, it will record human life as being characterized by Mutual Beneficence. This re-calibration of time leads precisely to directional (spatial) re-calibration. Fourthly, the Great Opening re-calibrates the order of time and space. In the Former World, space held precedence over time. However, the Great Opening changes this dynamic, with time assuming precedence over space in the Later World. In this context, the integration of time and space establishes a worldview. Fifthly, in the worldview of Daesoon Jinrihoe, time serves as a vehicle for the governance of the Supreme God. The Supreme God governs all things by controlling time, orchestrating changes spanning birth (saeng, 生), growth (jang, 長), harvest (yeom, 斂), and storage (jang, 藏), much like how problems are resolved through natural progress without requiring deliberate action. Lastly, time functions as a medium through which entities that strive to achieve unification with the Dao come to govern all things. For this reason, achieving unification with the Dao in Daesoon Jinrihoe specifically refers to the governance of time.

Keywords: 엔트로피; 시간관의 종류; 개벽; 시간의 재조정; 시간의 통치; 도통
Keywords: entropy; types of time; the Great Opening; the re-calibration of time; governance of time; unification with the Dao

Ⅰ. 여는 글

이 글의 목적은 대순진리회 시간관을 구성하는 다양한 논의 주제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범주를 ① 측정되고 경험되는 시간(chronos와 kairos), ② 재조정되는 시간, ③ 통치되는 시간으로 구획하고, 그 안에서 각각의 이야기들을 풀어보려고 한다.

범주 ①로 분류되는 의제들은 시간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 것인가, 그리고 시간 경험의 기능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둔다.1) 범주 ②와 ③에 자리하는 의제들은 시간을 능동적으로 뒤틀며 재조정하고, 때로는 통치의 대상으로 간주함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범주 ①은 시간이 영향을 주는 쪽, 범주 ②와 ③은 시간이 영향을 받는 쪽이라는 점에서, 이들은 정반대 입장이다(<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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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시간과 경험자와의 관계. 화살표는 영향을 주는 방향을 나타낸다. 범주 ①은 시간이 영향을 주고, 범주 ②와 ③은 시간이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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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주 ②와 ③은 시간이 수동형이라는 의미다. 경험적으로 이것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물론 현대과학은 시간이 강력한 중력 아래에 또는 속도가 빠른 경우에 느리게 측정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간은 다른 무언가에 의해 수동적 처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것은 관측자가 보는 상대적 현상일 뿐이다. 제3의 관측자가 아니라, 실제로 강력한 중력의 영향을 직접 받는 중이거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경험자 자신이 느끼는 시간은 느리게 가지 않는다. 현실 감각세계에서 경험자는 항상 시간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다고 느낄 뿐이다. 시간을 수동형으로 간주하는 경우는 직접 마주하는 현실에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종교 세계에서는 시간을 수동형으로 간주하는 나름의 논리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대순진리회가 그러하다. 그것은 시간이 경험자에 의해 영향을 받음을 말하는 범주 ②와 ③의 의제들로부터 살필 수 있다. 이런 사유는 다른 종교들의 시간관에서 쉽사리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것이다.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특징이 강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여기에 있다. 이 글의 지적 모험은 상기 사실들을 하나씩 들추어 나가면서 진행될 것이다.

Ⅱ. 재조정되는 시간

대순진리회 세계의 기본 설정을 간단히 상기해 보자. 이 종교의 경전에 의하면,2) 상극의 지배를 받던 세상에 원한이 가득 쌓여 맺히게 되니, 천지인의 삼계가 서로 통하지 못하게 되며[否劫] 상도(常道)가 잃어지게 되었다. 이로써 갖가지 참혹한 재화(災禍)가 일어나 세상은 진멸의 위기에 빠졌고, 신명들이 모여 구천의 최고신에게 이 위기를 극복해 주기를 하소연하였다. 최고신은 신명들의 청원을 받아들이고 천하를 대순(大巡)한 뒤, 인간 강증산(姜甑山, 1871~1909)의 몸으로 강세(降世)하여 세상의 모든 법과 도수(度數)를 뜯어고치고 개벽과 후천의 지상선경(地上仙境)을 설계했다. 그리고 그 설계는 후계자인 조정산(趙鼎山, 1895~1958), 박우당(朴牛堂, 1917~1996)에게 차례로 계승되어[宗統繼承] 도수가 돌아 닿는 대로 이 세상에 펼쳐지게 되었다.

대순진리회 세계 설정에서 주목할 곳은 법과 도수의 재조정이다. 이 재조정에는 시간도 포함된다. 다시 말해서 세상의 모든 법과 도수가 뜯어고쳐지는 후천 개벽을 맞아 시간 역시 재조정된다는 것이다. 시간이 수동형태가 되는 지점 가운데 하나가 여기다. 이 장에서는 이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엔트로피 법칙과 무질서 증가를 시작으로, 개벽과 신원(新元)의 도래, 시간과 공간의 변경·역전·통합을 시간관의 지평에 가져다 놓고 차례로 살필 것이다.

1. 엔트로피 법칙과 신원(新元)
1) 엔트로피 법칙

시간의 흥미로운 주제 가운데 하나는 SF 소설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로 종종 쓰이는 시간여행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라는 시간을 벗어나 과거 혹은 미래로 간다는 상상은, 시공간의 왜곡을 일으키는 강력한 중력 또는 일반 물리학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미시 양자역학의 세계에서 가능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러나 인간이 직접 경험하는 수준의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시간이 ‘과거 → 현재 → 미래’라고 하는 오직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기 때문이다.

과학은 이것을 열역학 제2법칙으로 해명한다. 엔트로피 법칙으로도 불리는 이 규칙은 물질도 에너지도 출입하지 못하는 고립된 닫힌 세계(isolated system)에서는 엔트로피(entropy)가 항상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이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우주는 상상할 수 없는 고온고압 상태에서 일어난 빅뱅으로 점점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빅뱅 초기의 강력한 열에너지는 우주 전체에 고루 퍼져 나가면서 식고 있다. 기체 상태에서 열이 식는 현상은 분자 운동의 방향성이 무질서해짐을 뜻한다. 무질서의 증가로 차가워진 열은 에너지로서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그러므로 식어가는 우주에서 쓸 수 없는 에너지의 양, 즉 엔트로피는 증가하고 있다. 열역학의 이 현상은 쏘아진 화살처럼 달려가는 시간의 운동으로 진행된다. 우주가 식어가는 것과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러므로 시간도 되돌릴 수 없다. 시간은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오직 한 방향으로 달릴 뿐이다.’

미국의 경제·사회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제레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엔트로피 법칙이 물리 세계의 기본원리이므로, 인간 사회의 물리적 현상 및 개인의 물리적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았다. 그에 의하면 유용한 에너지는 점점 줄어들고 전체적 무질서는 항상 증가하는 엔트로피 법칙에 따라, 물리 세계는 혼돈으로 나아가도록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므로 인간과 사회의 멸망은 운명적이다. 인간과 사회의 생존 기간을 늘리려고 한다면, 엔트로피 증가를 늦추어야만 한다. 그러려면 인간은 물질적 번영과 발전을 추구하는 기존의 욕망을 버리고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지 않으면 안 된다.3)

리프킨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오벌린 대학 물리학과 교수인 댄 스타이어(Dan Styer)는 엔트로피가 언제나 ‘무질서(disorder)’를 의미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사실, 엔트로피 증가가 무질서(혼돈)의 증가로 보이는 현상은 자연계에서 외력을 받지 않는 기체 운동 상태에서뿐이라는 사실을 들어, 엔트로피 법칙을 인간 사회에 적용하여 사회 혼란의 근거로 삼는 것은 오류라고 말한다. 물리학 관점으로 보면, 엔트로피 증가가 무질서의 증가, 즉 부도덕(immorality)의 증가 혹은 나쁨(wickedness)의 증가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뜻이다.4) 그의 반론이 타당하다고 하더라도 그조차 인정했듯이, 세상은 언제나 무질서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그러한 무질서·파괴(destruction)·도덕적 쇠락(moral decay)을 표현하는 의미로 물리학 용어인 엔트로피는 한창 쓰이는 중이다.5)

정리해 보자. 양자역학의 미시 세계, 또는 시공간이 왜곡되고 휘어지는 초거대 세계가 아닌 한, 적어도 우리가 경험하는 일상에서 시간은 오직 앞으로만 달려간다. 뒤로 돌아가거나 건너뛰는 법은 없다. 과학은 이것을 엔트로피 법칙으로 설명한다. 이 법칙에 따라 시간의 진행은 무질서를 증대시켜 에너지를 흩어지게 한다. 에너지의 분산은 유용한 에너지의 소실을 의미한다. 에너지 약화는 시스템 통제의 부재로 이어진다. 적어도 외부와의 교류가 없는 닫힌 세계의 기체 상태에서는 그러하다. 이 물리법칙을 물리 세계인 인간 사회에 적용하면, 시간의 흐름은 무질서와 에너지 손실을 낳고, 에너지 손실은 시스템의 운영과 통제를 약화하니, 결국 인간 사회도 무질서와 혼돈으로 점점 빠지도록 예정된다. 엔트로피 법칙이 말하는 무질서 증가는 주로 기체 상태에 해당하므로 엔트로피 증가가 인간 사회 질서 붕괴의 근거라는 주장은 과도하다는 반론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반론을 제기하는 물리학자도 엔트로피의 증가 방향으로 시간이 진행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자연계와 인간계의 질서는 점점 무너지고 있으며, 그러한 현상을 설명할 때 ‘엔트로피’라는 용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됨을 인정하고 있다. 결론은, 엔트로피 증가가 질서 붕괴 원인의 근원이라고까지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하더라도, 시간 진행 방향과 무질서 증가 방향이 같다는 사실만큼은 대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그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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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시간의 흐름과 무질서의 관계 시간 흐름 방향과 무질서 증가 방향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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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신원(新元) : 새로운 시대

엔트로피 법칙은 대순진리회 세계 설명에 유용하다. 대순진리회 세계의 기본 설정은 세상의 지배 원리가 상극이며, 상극이 만든 원한이 풀리지 못하고 쌓여왔다[積冤]는 것이다. 상극의 순기능은 성장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지만6) 시간의 진행은 유용한 에너지의 감소, 무질서의 증가를 가져와 시스템 제어를 약하게 할 것이고, 그러면 통제되지 못하는 상극은 그 순기능을 잃게 될 수도 있다. 만약 세상이 시간 흐름에 따라 질서가 오히려 증가한다는 ‘부정의 엔트로피(negative entropy)7) 법칙’을 따른다면, 질서와 통제가 가면 갈수록 더욱 탄탄해지는 역사 속에서 존재해야 했던 상극과 원한은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을 것이다.

엔트로피 법칙은 대순진리회가 말하는 성(聖)·웅(雄)의 분리와도 연관된다. 증산의 다음 발언을 보자.

옛적에 신성(神聖)이 입극(立極)하여 성·웅(聖·雄)을 겸비해 정치와 교화를 통제관장(統制管掌)하였으되 중고(中古) 이래로 성과 웅이 바탕을 달리하여 정치와 교화가 갈렸으므로 마침내 여러 가지로 분파되어 진법(眞法)을 보지 못하게 되었느니라. 이제 원시반본(原始返本)8)이 되어 군사위(君師位)가 한 갈래로 되리라.9)

입극(立極)은 지극히 공정한 도덕의 표준을 세운다는 뜻도 되지만,10) 여기에서는 제왕의 지위에 오른다는 의미다.11) 증산에 의하면, 고대에는 성웅을 겸비한 자가 왕이 되어 정치와 교화를 같이 담당하였으므로 임금과 스승의 자리가 하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성과 웅은 같은 기반 위에 있지 못하게 되고, 정치를 담당하는 임금의 자리와 교화를 담당하는 스승의 자리도 일치하지 못하게 되었다. 정치와 교화는 여러 파로 분열되니, 그 모두를 아우르는 참된 법은 없어졌다. 증산은 과거가 죄로써 먹고 사는 영웅시대였다고 하였다.12) 성과 웅이 갈린 이후 세상을 지배한 자는 성을 갖춘 자[聖人]가 아니라 웅을 갖춘 자[英雄]였다는 뜻이다. 각자의 주의와 주장이 분열된 상황에서 세상에 펼쳐지는 정치는 힘과 권력을 지닌 자가 장악하며, 교화는 정도(正道)를 가르치는 데에서 그칠 뿐 세상을 바르게 이끌어갈 힘을 갖지 못했다.

사정이 이러하다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질서가 혼돈에 빠지는 것은 당연했다. 물리 세계는 엔트로피 법칙이 작동하는 곳임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무질서 증가가 필연적이라고 하더라도, 통치와 교화는 무질서로 인한 혼란을 늦추거나 완화하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그러나 통치와 교화가 질서를 세우는 능력을 상실한다면(이 역시 엔트로피 법칙 결과다), 혼란 급증은 막을 수 없다.

대순진리회가 구축하는 세계에서, 정산은 증산에게 계시받고 종통(宗統)을 세운 후계자로 믿어진다. 그는 1923년에 다음과 같은 「전교(傳敎)」를 발표하여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성웅의 분리와 혼란을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 내용은 513년을 하나의 단위로 하는 기간에 성웅이 인간 역사에 출현했던 행적을 정리한 것이다(<표 1>).

표 1.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24절기를 담당하는 신명들
절기 동지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
담당 신명 장손무기 효공 두여회 위징 방현령 고사렴
절기 춘분 청명 곡우 입하 소만 망종
담당 신명 울지경덕 이정 소우 단지현 유홍기 굴돌통
절기 하지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담당 신명 은개산 시소 장손순덕 장량 후군집 장공근
절기 추분 한로 상강 입동 소설 대설
담당 신명 정지절 우세남 유정회 당검 이세적 진숙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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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회는 각 513년이고, 3회는 합이 1539년이며, 1통은 각 1539년이다. 3통은 합이 4617년이고 이것이 1원(元)이다.

4617년 전 정사(丁巳)에 황제헌원이 입극하고 이 원이 비롯되었다. 살펴보면, 황제헌원은 (상원갑 전으로 계산해서) 4617년 전 정사에 즉위하였다.

온갖 규범과 일[萬像萬事]이 모두 여기에 있고, 모든 법과 기록[諸法諸書]이 전부 여기에서 기원하였다. 살펴보면, 천문·지리·인사가 모두 황제헌원에서 비로소 가르침이 시작되는 바이니, 『사기(史記)』의 기년(紀年) 또한 황제헌원으로부터 시작한다.

소호금천씨[囂]·전욱고양씨[頊]·제곡고신씨[嚳]·요임금[勛]·순임금[華]·우임금이 전하니, 초통의 초회 동안에는 대대로 성군(聖君)이 이어졌다. 살펴보면, 황제헌원으로부터 순임금·우임금에 이르기까지는 약 500년이다. 초통의 초회는 황제헌원에서 시작했고, 황제헌원이 즉위한 해로써 계산해서 순임금·우임금까지 513년이 된다는 것이다.

해가 뜨니 온 햇살이 밝아지기 시작하며, 봄이 돌아오니 모든 문물은 함께 번성한다. 초통의 중회와 중회와 계회로 내려오면 성군은 이어지지 못하고, 이어짐은 단지 한때뿐이다. 살펴보면, 초통이라는 것은 황제헌원 이후 1539년을 일컫는 것이니, 513년 이후는 초통의 중회요, 1026년 이후는 초통의 계회가 된다.

우임금 뒤에는 탕임금이 있고, 탕임금 다음은 문왕이니, 하나의 회에 한 명의 성군이 응하였다. 중통 이래 세상이 점점 쇠미하니, 성인은 도를 행하지 못하고 단지 가르침[敎]만 전할 뿐이었다. 살펴보면, 중통이라는 것은 황제헌원이 즉위하고 1939년 이후가 중통이 된다.

석가 뒤에 공자가 있고, 공자 뒤에 예수가 있으니, 하나의 회에 하나의 교(敎)로 각 종교가 펼쳐졌다. 살펴보면, 석가여래는 (계해년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2950년 전의 계축생이고, 공자는 2474년 전의 경술생이며, 예수는 1923년 전의 신유생이다.

계통의 교(敎)에는 조성(肇聖: 창시자로서의 성인)이 없다. 단지 성인을 계승함만 있어서 성인의 가르침을 판별하고[斷] 안내하면서[啓] 내려왔다. 살펴보면, 계통이라는 것은 황제헌원 즉위 후 3078년 이후가 계통이다. 지금으로부터 1500년 전의 육조와 신라시대 때 불도가 중흥했고, 그 후 500년이 지난 지금으로부터 약 1000년 전 때 송나라의 염락제현(濂洛諸賢)이 한 때 도를 전했다. 500년이 지나서 로마의 교황이 예수의 가르침으로써 서양의 맹주가 되었다.

불교는 양나라에서, 유교는 송나라에서, 예수교는 로마에서, 하나의 종교가 한 번씩 창성했으니, 회의 순환에 응한 것이었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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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표 1. 「전교」에 기록된 회-통-원의 연대와 역사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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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산의 설명에 의하면 초통의 초회(기원전 27세기~기원전 22세기)에는 대대로 성군이 이어졌다[初統初會世世聖]. 성군은 성웅을 겸비한 인물이다. 시간이 흘러 초통의 중회와 계회(기원전 22세기~기원전 12세기)로 내려오면 성군이 이어지지 못하고 단지 한 번씩만 나타났다[聖不承承但一時]. 초통을 지나 중통의 시대(기원전 12세기~4세기)로 접어들면, 성웅이 분리되어 성인이 임금이 되지 못하고 가르침만 전할 뿐이었다[聖不道行但敎傳]. 이 시대에 차례로 나타난 성인들이 석가·공자·예수와 같은 교문(敎門)의 창시자라고 한다. 중통을 지나 계통의 시대(4세기~20세기)가 되면, 창시자들조차 나오지 못한다. 단지 그들의 가르침을 좇아 해석하고 안내만 할 뿐이었다[惟有述聖繼啓來]. 이처럼 「전교」는 4,617년의 과거 역사를 정리하면서, 성웅의 분리로 참된 법이 사라졌다는 증산의 발언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정산은 「전교」를 선포하면서 “금년이 이재신원(利在新元) 계해년이라.”라고 말했다. 신원(新元)은 설날 또는 정월로서 정초 때 종종 쓰이는 단어다. 최수운(崔水運, 1824~1864)도 1863년 계해년 정월에 제자들의 물음에 답하는 시를 쓰면서 신원을 새해의 시작 의미로 사용한 전례가 있다[意在新元癸亥年].15) 하지만 정산이 ‘신원’을 이야기한 시기는 계해년 6월 23일이다. 이때가 양력으로 1923년 8월 5일의 한여름이므로, 정산이 정초의 새해 상황(또는 1년 운세)을 설명하기 위해 신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이재신원에서 신원 앞에 붙은 ‘이재(利在)’라는 표현은 ‘이재송송(利在松松)’, ‘이재가가(利在家家)’, ‘이재궁궁(利在弓弓)’, ‘이재전전(利在田田)’의 사례에서 보듯이 미래를 예견하는 비결에 종종 쓰였던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재’와 결합한 ‘신원’도 미래의 ‘새로운 시대’로 풀이될 수 있다고 본다. 신원은 원래 설날 또는 새해의 정월을 의미하는 말이지만, 정산이 말한 ‘이재신원’의 ‘신원’은 4,617년이라는 하나의 시대[元]가 마무리되고, 개벽으로 펼쳐질 새로운 세상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뜻이다.16)

혹간 오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의 마무리와 새로운 시대의 도래’라는 것이 개벽 후 세상에도 원(元)이란 게 있는지, 그 시간 단위가 4,617년인지, 그리고 그것이 반복된다든지 하는 것을 인정함은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둔다. 4,617년 원의 시간 단위를 성립시키는 7개의 윤달 장법(章法)은 후천에서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원의 시간 단위는 참된 법의 쇠퇴를 설명하는 틀이었는데 개벽된 후천 상생 시대에는 참된 법의 쇠퇴[특히 성웅의 분리]가 일어날 리 없기에 원의 시간 단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천에는 4,617년 주기의 원 시간 단위가 존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자면,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질서가 증가한다는 역사관을 포함한다는 데 있다. 무질서 증가는 엔트로피 법칙에 따른다. 상극과 적원(積冤), 성웅의 분리로 인한 정치과 교화의 기능 저하는, 시스템 통제 기능을 약화하는 엔트로피 법칙과 맞물려 혼란을 더욱 이끌었다. 그러나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혼란은 파괴와 끝으로 종결되는 게 아니다. 새로운 시대의 열림[開闢]으로 나아간다. 그 열림은 퀀텀 리프의 성격을 가지며 시간의 재조정으로 이어진다.

2. 퀀텀 리프와 개벽 : 상극에서 상생으로
1) 순환형 시간, 직선형 시간, 나선형 시간

시간은 역사 흐름을 전개한다.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역사 인식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시간관에는 세계가 주기성을 가진 ‘리터닝 부메랑(returning boomerang)’의 과정을 겪는다는 순환형 시간(cyclical time), 그리고 세계를 창조와 종말이라는 시작과 끝의 ‘쏘아진 화살’로 이해하는 직선형 시간(linear time)이 있다. 순환형 시간관이 만드는 역사관과 직선형 시간관이 만드는 역사관은 같지 않다. 이 사실을 잘 보여주는 곳이 종교다.

서양 근대철학을 종합했다고 평가받는 18세기의 임마누엘 칸트가, 고대 그리스인들이 순환형 시간관념을, 히브리인들은 미래에 더 큰 가치를 두는 (직선형) 시간관념을 가졌다고 말한 것은 유명하다.17)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범-바빌로니아학파(Pan-Babylonian school)는 이 두 시간관의 설명 방식을 크게 유행시켰다. 이들은 서아시아[근동]가 순환형 시간을, 이스라엘은 직선형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신화(myth)는 순환형 시간을, 역사(history)는 직선형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대비된다고 주장했다.18)

‘부메랑과 순환’ vs. ‘화살과 직선’의 단순한 이분법 구도는 명쾌하고 매력적이어서 종교학에서도 곧잘 언급되었다. 예를 들어 미르체아 엘리아데(Mircea Eliade, 1907~1986)는 지구의 모든 문명권이 창조와 재생을 반복하는 순환형 시간관을 갖고 있지만, 서양 기독교는 시간과 역사의 무한한 반복과 순환적 재생을 거부하고, ‘아득한 그때’에 메시아가 나타나 최종적인 구원을 줄 것이라는 관념을 ‘창조’함으로써 직선형 시간관으로 돌아서게 되었고, 그 결과 기독교를 신앙하는 인간은 타락한 세상에 살면서 역사의 공포를 느끼게 되었다고 주장했다.19) 요아힘 바하(Joachim Wach, 1898~1955)도 조로아스터교·기독교·이슬람이 세상의 종말과 메시아를 강조하는 직선형 시간관을, 인도나 중국의 종교들은 자연의 끊임없는 동일 주기를 강조하는 순환형 시간관을 갖는다고 말했다.20) 여기에서 순환형 시간을 강조하는 종교는 자연의 질서를 강조함으로써 사람들이 권력자로부터 폭력을 겪지 않도록 보호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직선형 시간을 강조하는 종교는 박해와 억압을 받는 사람들을 구출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1)

순환형 시간과 직선형 시간의 이런 대비는 지금도 대중에게 인기가 있다. 학자들도 이런 방식을 그대로 이용하거나 응용해서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 예를 들어 물리적 사건의 측정은 직선형 시간인 데 비해서, 인간 신체는 심장 박동·호흡·수면·호르몬 분비 등에서 주기성을 갖춘 순환형 시간에 의존한다고 보고, 인간 생활시간의 순환 구조는 직선형 시간과 긴장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우울증 또는 번 아웃 증세가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식이다.22)

그러나 조너선 스미스(Jonathan Z. Smith), 피에르 비달-나케(Pierre Vidal-Naquet), 사차 스턴(Sacha Stern), 낸시 패리스(Nancy Farriss) 등은 ‘순환형 시간 vs. 직선형 시간’이라는 이분법적 대비가 역사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사실을 이미 입증했다.23) 그래서 현대 종교학은 실재했던/실재하는 종교들이 순환형 시간관 또는 시간형 시간관 하나만을 가지는 게 아니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본다.24) 그것은 직선과 순환을 결합한 형태로서, 짧은 기간의 주기를 갖는 루프들의 모임으로 만들어져 앞으로 나아가는 코일처럼 생긴 나선형 모델(helical model)이다(<그림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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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시간관 모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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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퀀텀 리프형 시간

순환형, 직선형 또는 이들을 결합한 나선형 시간은 특정한 역사관을 만든다. 그것을 종교에서 찾아볼 수 있음은 전술한 바와 같다.

대순진리회에서 시간 인식이 만드는 역사관은 나선형 시간 모델에 퀀텀 리프 현상이 더 추가된 형태다. 퀀텀 리프(Quantum Leap)란 양자역학에서 퀀텀(quantum), 즉 양자(量子: 물질/에너지의 최소 단위량) 도약을 설명하는 용어다. 미시 세계에서는 물질/에너지가 연속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양자의 정수배로만 존재한다. 선형적(linear)인 아날로그 세상이 아니라 비선형적(nonlinear)인 디지털 세상이 미시 세계라는 말이다. 이런 세계에서는 운동이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에서처럼 연속적 궤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공간 이동하는 것처럼 순간적인 점프 현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 특정 궤도에 존재하는 전자에 에너지를 가하면, 그 전자의 운동은 에너지를 흡수하는 데 따라서 서서히 연속해서 변화하는 게 아니라, 흡수되는 에너지가 특정 임계점을 넘어서는 순간이 되면 뛰어오른다(leap). 이러한 비연속적이고 폭발적인 도약을 양자 도약, 퀀텀 리프라고 부른다.

미시 세계 현상인 퀀텀 리프(비연속적·폭발적 도약)는 세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개념으로도 종종 활용된다. 그 변화는 변곡점을 가지고 연속적인 궤도를 보여주는 아날로그형이 아니라, 퀀텀 리프의 비연속적 도약을 보여주는 디지털형이다(<그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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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아날로그형 변화와 디지털형 변화. 아날로그형 변화는 변곡점의 연속적 선형이고, 디지털형 변화는 퀀텀 리프의 급격한 비연속적 비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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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 세계에서 퀀텀 리프의 급격한 디지털형 변화는 개벽의 순간에 일어난다. 개벽(開闢)은 세상이 처음으로 생겨 열림을 의미하지만, 한국의 종교에서 개벽은 낡은 세상이 닫히고 새로운 세상이 열림을 뜻한다. 그 수준은 종교마다 다르다. 수운은 ‘다시(again) 개벽’이라고 하였다. 개벽은 때가 되면 저절로 오는 것으로서, 먼 과거(5만 년 전)의 개벽이 ‘다시’ 반복하는 현상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운도론적(運度論的) 순환 사관을 전제한다. 김일부(金一夫, 1826~1898)는 정역(正易)을 밝히면서 낡은 세상을 선천(先天), 앞으로 올 새로운 세상을 후천(後天)으로 처음 명명하고, 후천은 건곤(乾坤)이 바르게 자리한 지천태(地天泰)의 정역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후천을 여는 우주의 대변혁이 시간이 되면 자연스레 오는 것으로 여기고, 특정한 초월적 존재의 역할을 설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그의 대변혁 역시 정해진 운명을 따른다는 점에서 운도론적 순환 사관을 전제한다.26)

대순진리회의 개벽은 운도론적 순환 사관에 기반하지 않는다. 증산은 삼계의 대권을 주재하는 자신이 천지공사(天地公事)로써 개벽을 직접 지어 만든다고 주장했다. 그에 의하면, 공사로써 설계된 개벽은 운수에 정해져 있었던 일도 아니고, 과거 선천의 개벽을 이어받은 것도 아니다.27) 그 개벽의 규모나 질은 과거 개벽들에 비할 바가 아닌 수준이다.28) 수운·일부의 개벽은 순환형 시간 속에서 때가 되면 저절로 일어나는 규칙적 사건이다. 대순진리회의 개벽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사건으로서, 순환형 개벽들에 비해 더 큰 변화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수운이나 일부의 개벽·대변혁이 아날로그형 변화에 해당한다면, 대순진리회의 개벽은 퀀텀 리프의 디지털형 변화에 해당한다고 말할 수 있다.29)

퀀텀 리프의 개벽 이후 후천은 상극이 없는 상생으로써 펼쳐지는 낙원(樂園)이자 지상선경이다. 증산에 의하면, 상등국(上等國) 한국이 만국(萬國)의 중심이 되는 그 세상은 문명과 도덕이 극도로 발달하고 다툼과 분쟁이 없으며, 인간은 불로불사와 풍요를 누린다.30) 시간은 선천과 같이 움직이지만, 역사는 상극이 없이 상생만 존재하는 속에서 펼쳐진다. 후천은 영원한 평화의 시대이므로 엔트로피 법칙에 의한 무질서 증가는 없다. 그러므로 후천에는 선천처럼 무질서 증가를 의미하는 나선형 시간도 없다.

이 글은 대순진리회의 후천 시간 운동이 진보와 발전을 의미하는 나선형일 것으로 전망한다. 후천은 그 자체가 완성이므로 반복을 강조하는 순환형 시간으로 흐를 것이라는 생각도 가능하다. 하지만 “오는 잠을 적게 자고 태을주를 많이 읽으라. 그것이 하늘에서 으뜸가는 임금이니라. 5만 년 동안 동리 동리 각 학교마다 외우리라.”31)고 한 증산의 발언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이에 의하면, 후천에도 ‘학교’라는 게 있다. 학교의 원래 기능[교육·성장·훈련과 연구]을 고려하면, 후천에도 진보와 발전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 물론 선천 시대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일 것이다. 이 추정대로라면, 후천의 시간은 진보와 발전의 나선형이다. 그리고 그 시간은 엔트로피 법칙 대신 부정의 엔트로피[네겐트로피] 법칙의 지배를 받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 폐쇄가 아닌 개방 세계에서는 무질서 증가 대신 성장과 발전을 위한 질서 유지가 가능하고 그런 곳은 부정의 엔트로피 법칙을 따를 수 있다.

정리해 보자. 선천은 상극이 지배하는 시대다. 이때 시간은 춘하추동으로 돌아간다. 또 4,617년을 단위로 하는 원(元)의 시대 동안 참된 법이 흩어지고 무질서가 증가하면서 역사가 펼쳐진다. 시간은 춘하추동이라는 순환 사이클에 따르지만, 그 흐름은 세상의 무질서를 증가하는 방향이었다. 이 시간 운동은 늘 똑같은 반복이 아니라는 점에서 무질서 증가의 나선형 모델로 볼 수 있다. 대순진리회 세계에서는 증산이 천지공사로써 개벽을 만들었다. 그 개벽은 퀀텀 리프로 일어난다. 개벽은 세상 모두를 새롭게 재조정한다. 만물의 관계도 상극이 없고 상생만 있는 것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시간은 다시 춘하추동 순환 사이클에 따라 나아간다. 그러므로 개벽의 퀀텀 리프를 기준점으로 보면, 개벽 이전 선천에는 상극이 지배하는 역사의 무질서 증가 나선형 시간이 있었고, 개벽 이후 후천에는 상생만 존재하는 역사의 진보와 발전 나선형 시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그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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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선천과 후천의 시간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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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공간 변경, 역전과 통합
1) 시간과 공간의 변경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개벽은 상극이 지배하는 시대의 나선형 시간을 상생만 존재하는 시대의 나선형 시간으로 바꾼다. 후천 상생 나선형 시간은 선천 나선형 시간과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무엇보다 시간의 기록과 전망은 역법(曆法)이고, 그것이 만드는 표준에 따라 인간 삶이 형성된다는 사실 때문이다.32) 그러니까 선천의 인간 삶이 상극의 기록이고, 후천의 인간 삶이 상생의 기록이므로, 그 삶을 각각 이끌어 갈 선천의 역법과 후천의 역법은 같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후천을 맞아 시간은 ‘재조정’된다고 말해야 한다. 이 글은 그 내용을 『현무경(玄武經)』을 통해 살필 수 있다고 본다.

『현무경』은 증산이 1909년 설날에 부적과 유사한 형태의 그림과 글귀를 적은 문서로, 25면의 짧은 분량이다. 암호 형태의 도형들로 인해 경의 내용은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다.33) 다만, 후천을 여는 설계 도면일 것으로 짐작될 뿐이다.34) 정확한 해석은 불가하지만, 여기에서는 ‘소멸음해부(消滅陰害符: 음해를 없애는 부)’라는 이름이 붙은 『현무경』 9면을 시간 재조정과 연관하여 이해하고자 한다.

『현무경』 9면에는 ‘무신납(戊申臘)’이라는 글자가 반서체(反書體, mirror image writing)로 적혀 있다(<그림 6>). 반서체, 즉 글을 거울 이미지처럼 좌우 대칭되도록 뒤집어 적은 것이 ‘기존의 관행이나 법을 뒤바꾼다’라는 의미라면, 반서체로 적힌 ‘무신납’은 다음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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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현무경』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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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무신을 연도의 간지로 보고, ‘무신납(戊申臘)’을 무신(戊申)년의 납(臘: 음력 12월인 섣달)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신(戊申)년의 섣달[臘]에 뒤바뀜이 시작된다는 뜻이다. 뒤바뀜이란, 『현무경』 9면이 ‘소멸음해부’라는 점, ‘소멸음해부’의 ‘음해(害符)’는 뒤에서 숨어 해를 끼친다는 뜻이라는 점, 증산이 “금후에는 도통이 나므로 음해하려는 자가 도리어 해를 입으리라.”35)고 말한 점을 종합하면, 음해자가 지금껏 상대에게 해를 입혀 왔으나 이제는 뒤집혀서 역으로 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둘째, 무신을 월의 간지로 보고, ‘무신납’을 무신(戊申)인 납(臘)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현재 역법으로 신(申)은 음력 7월이어서, 무신(戊申)은 음력 12월 섣달인 납월의 간지가 될 수 없다.36) 하지만 장병길은 무신을 월의 간지로 이해하고, 무신납이 납월(臘月)을 현재 역법의 축월(丑月)에서 신월(申月)로 바꾸는 상징인 것으로 주장한다.37) 납월 변경은 역법 변경이자 시간 재조정을 의미한다. 장병길의 말을 인정한다면, 『현무경』 9면은 바뀐 역법에 따라서, 무신인 납월에 음해가 소멸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현무경』 9면을 납월의 변경으로 본 장병길 해석이 대순진리회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되어 확정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래도 이 글은 무신을 납월로 풀이한 장병길의 주장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후천에서는 지금과 다른 역법을 사용할 것으로 예측된다는 점, 역법의 변경은 곧 시간의 재조정을 의미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 문제를 자세히 살펴보자. 한국에서는 1,300여 년 동안 축월(丑月)이 납월이었다. 세수(歲首)가 인월(寅月)이었던 까닭이다. 중국 고대의 하·은·주는 북두칠성의 두건(斗建)38)이 북극성을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정월 세수를 정했다. 그러니까 하나라[夏曆-黑統]는 두건이 인방(寅方)일 때를, 은나라[殷曆-白統]는 두건이 축방(丑方)일 때를, 주나라[周曆-赤統]는 두건이 자방(子方)일 때를 각각 정월로 정했다(<그림 7>).39) 하나라는 정월이 인월(寅月), 은나라는 정월이 축월(丑月), 주나라의 정월이 자월(子月)이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는 700년(통일신라 효소왕 9년)에 하나라 역법(曆法)을 채택하여 인월을 정월로 삼은 후40)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으니, 막달인 12월 납월은 축월이 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이러한 현재 하나라 역법 체계에서는 ‘무신납’이 무신인 납월(음력 12월)로 해석될 수 없다. 무신은 무조건 음력 7월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장병길의 주장과 같이, ‘무신납’이 반서체로 적혀있다는 점을 근거로 해서 ‘뒤집힘’의 상징을 담았다고 보고, 만약 무신을 음력 12월인 납월 변경으로 규정한다면 다음과 같은 변화들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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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두건이 가리키는 북극성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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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정월 세수가 인월에서 유월(酉月)로 바뀐다. 두건이 유방(酉方)을 가리킬 때를 정월로 삼는다는 것이니 1,300년 이상 써왔던 하나라 역법은 종식되고 새 역법 체계가 등용된다. 이 변화는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모든 게 새롭게 개벽한 후천에서 먼 옛날 선천의 하나라 역법을 계속 사용할 것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 닭의 울음이 새로움의 도래를 상징한다면 닭이 새해의 첫 달인 세수로 채택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점 때문이다.

둘째, 동서남북의 사정(四正) 자리가 자오묘유(子午卯酉)에서 진술축미(辰戌丑未)로 바뀐다. 자오묘유는 오행으로 볼 때 수화목금(水火木金), 진술축미는 토(土)에 해당하므로, 후천에는 사정이 수화목금이 아니라 토로써 자리를 잡는다. 대순진리회가 진술축미의 토 시간에 맞추어 기도 의례를 행하는 것을 고려하면,41) 사정(四正)의 변화도 그럴듯해 보인다.

셋째, 해자축(亥子丑: 北方)과 사오미(巳午未: 南方), 인묘진(寅卯辰: 東方)과 신유술(申酉戌: 西方)의 자리가 ‘돌려진다’. 동서남북을 각각 의미했던 방위 이름들이 모두 이렇게 변경되는 것이다: ‘북은 亥子丑 → 午未申, 남은 巳午未 → 子丑寅, 동은 寅卯辰 → 酉戌亥, 申酉戌 → 卯辰巳’(<그림 8> 참조). 동과 서, 남과 북이 각각 서로 자리를 바꾸는 이 변화는, 『현무경』을 직접 작성했던 증산이 종도들에게 “공부하는 자들이 방위가 바뀐다고 말하나, 내가 천지를 돌려놓았음을 어찌 알리오.”42)라고 한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이 변화 역시 타당성을 가질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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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지지와 월의 대비. 가장 안쪽 원은 납월이 축월인 선천의 지지 배치, 가장 바깥쪽 원은 납월이 신월인 후천의 지지 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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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세 가지 변화 양상이 대순진리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사실이라는 점에서, 이 글은 『현무경』 9면의 ‘무신납’을 납월 변경으로 이해한 장병길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현무경』 9면이 납월을 신(申)으로, 세수를 유(酉)로 삼는 새로운 역법을 말한 것이라면, 그것은 개벽 후 후천에 사용될 역법일 것이다. 두건 방향이 세수를 결정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후천의 시간 기록은 다른 기준이 되는 셈이다. 그 기준이란 신월을 납월로 삼으로써 유월(酉月)을 세수로, 진술축미의 토를 사정에 둔다는 것이다. 이로써 시간 기록 표시가 바뀐다. 이 때문에 방위 표시도 돌려지게 된다. 즉 시간 기호의 재조정은 방위-공간 기호의 재조정을 일으킨다.

물론, ‘무신납’이 납월 변경을 말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무신납’은 무신의 납, 즉 1968년 무신년의 납월(12월)에 있었던 대순진리회의 중요한 역사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1958년 정산으로부터 유명으로 종통을 계승한 우당은 무신(1968)년 납월(12월)에 경기도 수리사에서 49일 동안 ‘공부’라고 불리는 특정한 종교적 행위를 했다고 알려져 있다. 필자는 2003년 5월 22일과 6월 6일, 9월 26일에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에서 우당을 측근에서 보좌했던 조○○의 증언을 직접 들었던 적이 있다. 그 증언은 동영상과 기록으로 보관되어 있다. 이에 의하면 우당은 무신년 납월의 추운 겨울, 방 한 칸에 화로 하나를 놓고 문을 걸어 잠근 뒤 잠을 자지 않고 49일 동안 엄청난 양의 부적들을 화로에 계속 태웠다고 한다. 이것이 무신납의 소멸 음해와 관련이 있다는 추정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무신납’의 해석 여부와는 별도로 역법의 변화, 시간과 방위의 재조정 사실만큼은 인정되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후천 상생의 삶을 기록하는 표준인 역법은 선천의 역법이 될 수 없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고, 특히 증산이 방위가 바뀐다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에서 방위 표시는 시간 표시이기에(<그림 8>), 방위 변경은 곧 시간 변경을 의미할 수밖에 없다.

2) 시간과 공간의 역전과 통합

『현무경』 20면에는 시간이 공간보다 우선함을 시사하는 글귀가 있다. 이 역시 시간의 재조정에 해당한다.

宙宇詠歌
侍天主造化定永世不忘萬事知
至氣今至願爲大降
주우(宙宇)를 노래함
천주를 모시고 조화가 정해지니,
영원히 잊지 않고 모두를 다 알게 해주시고,
지극한 기운이 지금 즉시 내려오시옵소서.
宙宇壽命
氣今至願爲大降
天地誠敬信
주우(宙宇)의 수명
지극한 기운이 지금 즉시 내려오시옵소서.
천지의 성경신

이 내용을 살펴보자. ‘주우(宙宇)를 노래함[詠歌]’ 다음에 나오는 글귀는 ‘기도주(祈禱呪)’다. 이 주문은 동학의 본주문(本呪文) ‘시천주 조화정 영세불망만사지’와 동학의 강령주문(降靈呪文) ‘지기금지원위대강’을 이어 붙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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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현무경』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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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 계열 종교들은 강령주문-본주문의 순서로 읽지만, 대순진리회의 기도주는 본주문-강령주문의 순서로 읽는다. 이 차이에 대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대순진리회 세계에서는 1860년 수운에 제세대도(濟世大道)의 계시를 내린 신적 존재가 천하를 대순하고 있던 구천대원조화주신(九天大元造化主神)이었고, 그 신은 수운에게 계시했던 천명과 신교를 거두고 인간 증산으로 직접 강세했다고 믿어진다는 사실43)을 단서로 삼아 풀어낸 설명은 있다. 이에 의하면, 최고신의 강세 이전에 본주문과 강령주문을 계시받았던 동학은 최고신의 지극한 기운을 먼저 받고자[降靈] 발원함을 우선시했기에 강령주문을 본주문보다 먼저 읽는다. 대순진리회는 최고신이 증산으로 강세하여 세상을 구제하기 위한 장치와 도수[天地公事]를 마련하고 화천한 이후에 정산에게 계시를 다시 주었다고 믿기에, 최고신을 일심으로 신앙하고[侍天主], 최고신이 천지공사로써 정해놓은 조화의 도수와 운수를 따르며[造化定], 그것을 잊지 않고 지극하게 해야만[永世不忘] 만사를 다 알 수 있게 되고[萬事知] 지극한 기운도 받을 수 된다[至氣今至 願爲大降]고 본다. 대순진리회의 기도주 독법이 동학의 강령주문-본주문 순서와 반대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44)

기도주가 최고신을 신앙하고 그 덕화(德化)를 입겠다는 의미를 담았음은 분명하다.45) 만사를 다 알게 되고, 지극한 기운을 받겠다는 것은 대순진리회 수도인의 목표 가운데 하나인 도통(道通)을 얻겠다는 뜻과 같다. 즉 기도주란 기도를 하는 주문인데, 그것은 곧 도통을 발원하고 기도하는 주문이다. ‘주우영가’의 내용이 바로 이것이다.

‘주우(宙宇) 수명(壽命)’ 뒤에 따라오는 글귀는 지극한 기운을 받고자 하는 발원문이다. 최고신의 덕화를 입겠다는 뜻이니, ‘주우영가’와 유사한 맥락이다. 종합하면, ‘주우수명’과 ‘주우영가’는 개벽을 설계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놓은 최고신에게 덕화를 입겠다는 발원을 그 내용으로 한다.

주목할 핵심은 세계를 표시하는 단어로 ‘우주(宇宙)’가 아니라 ‘주우(宙宇)’가 선택되었다는 데 있다. 우(宇)는 동서남북과 상하를 가진 3차원 공간을 의미한다[四方上下曰宇]. 주(宙)는 예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의미한다[往古來今曰宙].46) 그러므로 ‘우주’라는 단어는 공간[宇]-시간[宙] 순서로 구성된 말이다. 이를 뒤집어서 시간-공간으로 짜인 단어가 ‘주우’다. ‘주우’는 ‘영가’ 또는 ‘수명’이라는 단어와 결합하여 개벽과 후천을 설계한 최고신에게 발원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즉, ‘주우영가’는 후천을 맞을 것을 발원하며 노래함, ‘주우수명’은 후천의 영원한 복된 생을 누림을 발원함이다. 그렇다면 ‘우주’가 선천의 세상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사실에 대비하여, 그것을 뒤집은 ‘주우’는 개벽으로 펼쳐질 후천 세상을 표현하는 말로 이해될 수 있다.

‘주우’는 공간-시간 순서가 뒤집혀 시간-공간으로 역전됨을 말한다. 선천 세상은 공간-시간 순서 우주였으나, 후천 세상은 시간-공간 순서의 주우가 된다는 사실은 두 가지 측면에서 조명될 수 있다. 첫째는 음양의 지평에 놓고 보면, 주우가 음이 앞에 오고 양이 뒤따르는 지천태(地天泰)47)의 상징이라는 점이다. 공간은 동서남북과 상하로서 어느 정도 관측할 수는 있다. 시간은 시계 또는 내려 비치는 태양 빛의 양이나 그림자의 이동 등으로 그 움직임을 간접적으로 짐작할 수 있으나, 공간에 비한다면 직접적인 관측이 불가하다. 공간을 드러난 양(陽)으로, 시간을 드러나지 않는 음(陰)으로 규정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선천에서는 하늘만 높이고 땅을 높이지 않았다고48) 한 증산의 발언이 암시하듯, 선천 세상에서는 양이 우선시되었고 음은 그 뒤를 따라야 했다. ‘우주’라는 단어는 양인 공간이 음인 시간보다 우선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후천에서는 음이 앞에 오고 양이 그 뒤를 따른다. 이 때문에 음인 시간이 앞에, 양인 공간이 뒤에 서게 되니,49) 이 사실을 상징적으로 ‘주우’라는 말로써 표현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둘째는 시간과 공간의 통합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후천에는 음이 앞에 오고 양이 뒤에 온다고 하지만,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후천의 음양은 상합(相合)과 합덕(合德)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것이 종지 첫 번째인 음양합덕(陰陽合德)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음인 시간과 양인 공간도 상합·합덕해야 한다. 이것이 곧 시간과 공간의 통합이다. 시간과 공간이 하나로 합쳐짐은 현대물리학이 주장하는 이론이기도 하다. 뉴턴이 완성한 고전물리학과 달리, 오늘날의 현대물리학은 시간과 공간을 분리하지 않고 ‘시공간’이라고 하여 통합적으로 다룬다. 인간이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으며 서로 묶인 영원한 짝이라는 뜻이다.50)

Ⅱ장의 내용을 정리한다.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엔트로피 법칙대로 시간의 진행과 동시에 세상의 무질서는 증가한다. 상극과 쌓여가는 원한, 그리고 성웅의 분리는 무질서 증가와 결합하여 세상의 혼란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이끌었다. 최고신이 직접 나서서 혼란을 정리하고 개벽과 후천을 열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다. 개벽은 퀀텀 리프를 통해 역사를 상극 지배 나선형 시간에서 상생만이 존재하는 나선형 시간으로 진행되도록 만들었다. 후천의 시간은 재조정될 것이다. 시간과 그 기록은 인간 삶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고, 인간 삶은 선천 상극에서 후천 상생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특히 증산이 공간의 변경을 인정했던 것은 곧 시간의 변경을 인정했음을 의미함은 놓치지 않아야 할 사실이다. 아마도 그 내용은 신월(申月)을 납월로 삼고 유월(酉月)을 세수로 삼는 새 역법의 시간 기록, 그리고 그 영향을 받은 방위(공간)의 변경일 수 있다. 또한 후천에는 공간보다 시간이 앞서는 ‘주우’의 세상이 되며, 나아가서는 시간과 공간이 통합되도록 설계되었다. 이로써 퀀텀 리프의 급변혁을 겪은 시간은 공간보다 앞서면서 동시에 공간과 합덕이 되도록 조정될 것이다.

Ⅲ. 통치되는 시간

개벽으로 재조정된 후천의 시간은 인간(정확하게는 道通君子)에 의해 통치되는 시간이다.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이 일은 인간이 도통(道通)으로써 시간을 통치하는 영역 진입에 성공하면 가능한 것으로 설명된다.

1. 상제와 사의(四義)

대순진리회는 최고신 증산이 천지인 삼계를 다스리는 대권(大權)을 주재한다고 믿는다.51) 그 다스림은 무위이화(無爲而化)로 펴지기 위해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를 활용한다.52) 억지로 하지 않아도 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의 무위이화는 즉흥적이고 임의적인 통치가 아니라, 원칙과 법도에 꼭 맞는 지공무사(至公無私)의 합당한 통치를 의미한다. 그 원칙과 법도가 곧 네 가지의 마땅함[四義]이다. 만물이 존재하고 변화하는 네 가지 모습인 생겨남[生]·성장함[長]·거둠[斂]·감춤[藏]이 그것이다.53) 생장염장은 춘하추동(春夏秋冬) 사시(四時)가 보여주는 자연의 모습이며, 춘하추동은 원형이정의 시간 표현이다.54)

동아시아에서 만물이 시간에 따라 생장염장의 변화를 겪는다는, 또는 생장수장(生長收藏)의 변화를 겪는다는 사유는 꽤 오래전에 형성된 것이다. 문헌으로는 전국시대에서 한대 초기에 저술된 『황제내경(黃帝內經)』, 또는 그와 유사한 시기에 편찬된 『관자(管子)』, 『육도(六韜)』55)에 이미 그 내용이 보인다.

天有四時五行, 以生長收藏, … . (하늘에는 사시와 오행이 있어, 그로써 나고 기르고 거두고 저장하게 하며 … . 『황제내경』).56)

中央曰土, … 春嬴育, 夏養長, 秋聚收, 冬閉藏. (중앙을 토라 하는데, … 봄에는 생육하고, 여름에는 성장시키고, 가을에는 거두고, 겨울에는 갈무리한다. 『관자』)57)

春者, 陽氣始上, 故萬物生. 夏者, 陽氣畢上, 故萬物長. 秋者, 陰氣始下, 故萬物收. 冬者, 陰氣畢下, 故萬物藏. 故春夏生長, 秋冬收藏, 四時之節也. (봄이란 것은 양기가 올라가기 시작하므로 만물이 생한다. 여름이란 것은 양기가 모두 올라가므로 만물이 성장한다. 가을이란 것은 음기가 내려가므로 만물이 거두어진다. 겨울이란 것은 음기가 모두 내려가므로 만물이 저장한다. 그런즉, 봄·여름에는 생장하고, 가을·겨울에는 거두어 저장함이 사시의 절도이다. 『관자』)58)

天生四時, 地生萬物, … 故春道生, 萬物榮, 夏道長, 萬物成, 秋道斂, 萬物盈, 冬道藏, 萬物靜. (하늘은 사시를 낳고 땅은 만물을 낳으니, … 고로 봄의 이치는 생겨남이며 만물이 피어나고, 여름의 이치는 자람이며 만물이 무성해지고, 가을의 이치는 거둠이며 만물이 충만해지고, 겨울의 이치는 감춤이며 만물이 휴식한다. 『육도』)59)

증산이 삼계를 다스리는 방법으로 지목한 ‘생장염장’은 춘하추동에 따른 변화를 의미한다. 곧 시간의 흐름이다. 따라서 무위이화의 통치를 위해 생장염장의 네 가지의 당연한 원칙을 사용한다고 한 증산의 발언은,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최고신이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쓰는 ‘도구(tool)’ 가운데 하나가 시간임을 밝힌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순진리회에서 시간은 최고신이 무위이화의 통치를 위한 도구다. 전술한 대로 최고신 증산은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 우주 운행의 원리이면서 그 질서와 만물 운동의 법칙에 해당하는 도수를 고친다고 하였다. 그 도수가 시간의 함수인60)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것은 최고신이 무위이화의 다스림을 펴기 위한 도구로 시간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순진리회에서 최고신이 시간을 통치의 도구로 활용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또 다른 지점으로는 생장염장과 도수 외에 24절기도 있다. 대순진리회는 24절기를 담당하는 신장(神將)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12종의 주문 가운데 ‘이십사절주(二十四節呪)’61)가 이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에 의하면 각 절기를 담당하는 신장들은 7세기 초, 중국에서 이세민을 도와 당나라를 창업한 24명의 훈신(勳臣)이다.62)

24절기 신장들은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의 봉강전(奉降殿) 4층에 봉안되어 있다. 이곳 중앙에는 구천상제·옥황상제·석가여래의 원위(元位)를 중심으로 48장과 15위의 신장들이 좌우로 벌려 있고, 24절기와 28수를 담당하는 신장들이 동과 서에 각각 배치되어 마주하고 있다. 24절기는 1년 동안 땅 위에서 일어나는 시간 변화이고, 28수는 하늘의 외곽 별자리 구역을 28개로 나눈 것이다. 그러므로 24절기는 땅의 변화를, 28수는 하늘의 변화를 담은 것으로 이해된다.63)

정리하면 생장염장 변화는 시간의 흐름으로 진행된다. 땅 위에서 그 시간의 흐름은 24절기로 구체화한다. 그 절기들을 맡은 존재가 24절기 신장들이다. 이 신장들은 최고신이 모셔진 봉강전 4층 왼쪽 벽면(동쪽)에 시립(侍立)하고 있다. 생장염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24절기의 시간 질서가 엄격하게 갖추어져야 하고, 최고신은 그 시간 질서 유지를 신장들을 통해 실현하고 있다는 뜻이다.

2. 도통과 시간 통치
1) 고견완려왈지(高見遠慮曰智)와 도통

다스림이 시간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증산이 쓴 「고견원려왈지(高見遠慮曰智)」라는 제목의 글에도 보인다.

지혜로운 자는 천지와 더불어 같으며, 춘하추동의 기가 있어 매사에 뜻대로 이를 쓰니,

이를 일러서 지혜용력(智慧勇力)이라고 한다.

큰 지혜는 천지와 더불어 같으며, 춘하추동의 기가 있다.

그다음은 일월과 같으며, 현망회삭(弦望晦朔)의 이치가 있다.

또 그다음은 귀신과 더불어 같으며, 길흉화복의 도가 있다. …

연월일시분각(年月日時分刻)이 차례로 돌아가니,

모두 원형이정한 천지의 도이다.

천지의 용(用)은 포태양생욕대관왕쇠병사장(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일 따름이다. … 64)

여기에는 세 종류의 시간이 등장한다. 첫째는 사계절의 1년 시간으로서 큰 지혜에 해당하는 춘하추동이다. 둘째는 달의 위상 변화로 나타나는 한 달의 시간으로서, 그다음 지혜에 해당하는 ‘반달[弦]·보름[望]·그믐[晦]·초하루[朔]’다. 셋째는 원형이정한 천지의 도로서 1년 운행의 단위 요소가 되는 연월일시분각이다.

천지는 이러한 세 종류의 시간 흐름으로 12가지 변화 양태를 자아낸다. 그것이 곧 ‘품음[胞]·잉태함[胎]·기름[養]·낳음[生]·씻김[浴]·입힘[帶]·관례함[冠]·왕성함[旺]·쇠퇴함[衰]·병듦[病]·죽음[死]·장례함[葬]’인 천지의 씀[用]이다.65) 이 표현들은 만물이 시간의 통제를 받음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만물 다스림은 시간 통치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주목할 지점은 ‘지혜용력’이다. ‘지혜용력’은 ‘앎[智惠]’과 ‘씀[勇力]’을 말한다. 도인들의 목표는 도통(道通)인데, 그것은 도에 통하여 무소부지(無所不知)에 무소불능(無所不能)의 경지에서 불로불사(不老不死)하고 영원한 복록과 운수를 누림이다.66) 지혜용력은 무소부지[智惠], 무소불능[勇力]과 연결되므로 도통과 그 뜻이 닿는다. 증산이 ‘천문지리(天文地里) 풍운조화(風雲造化) 팔문둔갑(八門遁甲) 육정육갑(六丁六甲) 지혜용력(智慧勇力) 도통천지보은(道通天地報恩)’67)이라고 쓴 글귀도, 도통이 지혜용력과 연관됨을 시사한다. 위 인용문에서 지혜용력은 춘하추동의 기를 쓰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통이란 ‘춘하추동’의 시간을 다스림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다.

2)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兌)와 도통

도통이 시간과 연결된다는 사실은 다음 증산의 발언으로부터도 유추할 수 있다.

류찬명은 도통이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兌)에 있으리라는 가르침을 상제로부터 받았느니라. 이 가르침을 받고 그는 큰 소리로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兌)를 읽고 상제의 앞에서 물러 나왔도다.68)

이 인용문은 류찬명이 증산에게 도통을 묻고 그 답변을 받는 장면을 서술한 것이다. 류찬명을 비롯한 종도들은 도통이 빨리 열릴 것을 고대했고, 증산에게 종종 그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증산은 도통이 당장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후 각기 닦은 바에 따라 열린다’라고 강조하면서,69) 공부해야만 그것이 가능하다고 가르쳤다.70)

증산의 상기 발언에서 주목할 것은 도통이 ‘건감간진손이곤태(乾坎艮震巽離坤兌)’에 있다고 한 부분이다. 이 팔괘 순서는 문왕팔괘도[文王方位八卦圖]를 의미한다. 대순진리회는 복희팔괘도[伏羲方位八卦圖]·문왕팔괘도·정역팔괘도에 독특한 재해석을 가하여 하나의 역사관을 만들었다.71) 이에 의하면 복희팔괘도[本春]와 문왕팔괘도[熱陰夏]는 개벽 이전의 선천을, 정역팔괘도[歌乙秋]는 후천을 각각 상징한다. 그렇다면, 도통은 정역팔괘도에 있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72) 그러나 증산은 도통이 정역팔괘도가 아니라 문왕팔괘도에 있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문왕팔괘도가 시간과 관련한다는 사실이 유력한 해명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에서 이해되었던 복희팔괘도와 문왕팔괘도의 차이는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근본과 작용이다. 주지하듯, 복희팔괘도는 복희가 여덟 괘를 만들어 낸 순서[伏羲八卦次序]에 따라 좌선(左旋)과 우행(右行)의 S자 형태로 둥글게 배열함으로써 천지 만물에 대한 객관적인 자연법칙을 담아낸 것이다(<그림 10>).73) 복희팔괘도는 역(易)의 근본 즉 천지 만물 현실화 이전의 이상적 모습을 상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왕팔괘도는 역의 작용 즉 천지 만물이 현실로 드러나 기호화한 것으로 이해된다.74) 역학사(易學史)에서 복희팔괘도를 선천역(先天易)이자 자연역(自然易), 문왕팔괘도를 후천역(後天易)이자 인위역(人爲易)으로 부르는 까닭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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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복희팔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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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1. 문왕팔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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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하늘과 땅이다. 조선에서 절대적 추앙을 받았던 유학자는 주희인데, 그의 저명한 저서 『역학계몽』은 복희팔괘도가 천시(天時)인 하늘의 무궁한 때를 반영하고, 문왕팔괘도가 고정불변으로 정위(定位)한 땅을 반영한다고 해설한 호방평(湖方平)의 주장을 그대로 전하고 있다.75)

셋째는 공간과 시간이다. 그러니까 복희팔괘도는 하늘과 땅, 산과 연못, 우뢰와 바람, 물과 불의 위치라는 공간적 면모를, 문왕팔괘도는 만물의 시간적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 주요한 차이라는 것이다.76) 관련 근거로는 『주역』 「설괘전」이 전하는 문왕팔괘도의 해설을 들 수 있다.

상제가 진에서 나와, 손에서 가지런히 하고, 리에서 서로 만나보고, 곤에서 힘써 일하고, 태에서 기뻐하고, 건에서 (양에서 음으로 넘어가니) 싸우게 되고, 감에서 수고하고, 간에서 성취한다. 만물이 진에서 나오니, 진은 동쪽이다. 손에서 가지런히 하니, 손은 동남이다. 가지런히 한다는 것은 만물이 깨끗하게 단정히 함이다. 리라는 것은 밝음이니, 만물이 모두 서로 만나보는 것이다. 남쪽의 괘이며, 성인이 남쪽을 향하여 천하에 귀를 기울여 밝음을 향해 다스림은, 대개 모두 이것에서 취한 것이다. 곤이라는 것은 땅이다. 만물이 모두 양육됨이니, 고로 곤에서 힘써 일한다고 한 것이다. 태는 바로 가을이니, 만물이 기뻐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태에서 기뻐한다고 한 것이다. 건에서는 싸우니, 건은 서북의 괘이며, 음양이 서로 부딪힘을 말한다. 감은 물이다. 북쪽의 괘이며, 수고로운 괘이며, 만물이 돌아가는 바이므로, 감에서 수고한다고 한 것이다. 간은 동북의 괘이며, 만물이 마침을 이루는 곳이고 시작을 이루는 곳이어서 간에서 이룬다고 한 것이다.77)

이에 의하면, 문왕팔괘도는 상제에 의해 만물이 봄부터 겨울에 이르는 동안 나오고 자라며 마치는 과정을 나타낸다. 복희팔괘도 역시 시간의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78) 그러나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문왕팔괘도는 복희팔괘도보다 시간 특징을 더 많이 갖는다고 알려져 있었다. 예를 들어 조선시대 교육과 과거에서 절대적 권위를 가졌던 필독서 『성리대전(性理大全)』은 문왕팔괘도의 괘 배열이 춘하추동이라는 시간적 흐름을 상징한다고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임천 오씨(臨川吳氏)가 가로되, 풍목(風木)은 겨울과 봄이 교차하는 때이고, 북쪽과 동쪽의 사이이니 간(艮)과 진(震)이다. 군화(君火)는 봄과 여름이 교차하는 때이고, 동쪽과 남쪽 사이이니 진(震)과 손(巽)이다. 상화(相火)는 여름이고 정남쪽의 방위이니, 리(離)이다. 습토(濕土)는 여름과 가을이 교차하는 때이고, 남쪽과 서쪽 사이이니, 곤(坤)과 태(兌)이다. 조금(燥金)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하는 때이고, 서쪽과 북쪽 사이이니, 태(兌)와 건(乾)이다. 한수(寒水)는 겨울이고 정북쪽이니, 감(坎)이다. 이것이 주기(主氣)의 정해진 배치이다.79)

문왕팔괘도에 배치된 괘들은 춘하추동의 시간을 상징하고, 이 흐름 속에서 상제는 만물의 변화를 주도한다. 복희팔괘도가 하늘과 땅, 산과 연못, 우뢰와 바람, 물과 불의 사정사유(四正四維) 배치에 중점을 둔다는 점을 고려하면, 복희팔괘도는 자연의 공간적 구조에, 문왕팔괘도는 자연의 시간적 변화에 중점을 두었다고 말할 수 있다.80)

다시 도통이 문왕팔괘도에 있다고 한 증산의 발언으로 돌아가 보자.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최고신이 만물을 통치하는 일종의 도구이고, 문왕팔괘도는 시간 흐름과 만물의 변화를 말한다. 그렇다면 증산은 시간 흐름과 그에 따른 만물 변화[乾坎艮震巽離坤兌]에 도통이 있다고 말했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고신이 시간을 통해 무위이화의 다스림을 펴고, 신명들은 시간의 각 영역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수도인의 도통은 그러한 통치 방식에 동참함을 의미한다는 뜻이다.

3) 시간 담당 공부와 도통

도통이 시간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설명하려면, 대순진리회가 말하는 도의 정체성부터 밝혀야 한다.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의 포정문(布正門) 벽면에 쓰인 글귀[취지서에 해당함]의 첫 문장에 의하면 대순(大巡)은 원(圓)이며, 원은 무극(無極)이고, 무극은 태극(太極)이며, 도(道)는 태극에서 나온다[自出].81) 그러니까 도는 태극에서 나온 것이고, 태극은 무극이자 원·대순에 해당하므로, 결국 도는 대순에서 나온 셈이다. 대순을 형이상학적 실체로 이해하여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표면적으로 볼 때 포정문의 시작 글귀는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최고신 상제가 천하를 대순하고 해원을 위주로 하여 상생의 대도(大道)를 선포했던 사실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생 대도는 ‘삼계의 대권을 가진 구천의 최고신이 무너진 천지 도수의 상도를 바로 잡아 세상을 구제하기 위해 내놓은 비책’,82) 즉 진멸에 빠진 세상을 건질 해법[솔루션]으로 이해된다. 다른 이름으로는 제세대도(濟世大道) 또는 신도(神道)로 불리며, 종지(宗旨) 즉 음양합덕(陰陽合德)·신인조화(神人調化)·해원상생(解冤相生)·도통진경(道通眞境)으로 표현될 수 있다.83) 우당은 이러한 대순진리회의 도가 우주 대원(大元)의 진리이자 음양·이치·경위·법으로서,84) 우주 만상의 시원(始原)이며 생성 변화의 법칙이라고 가르쳤다.85) 정산은 이 도가 하늘에서는 원형이정이 되고, 인간과 신명에게는 인의예지가 된다고 하였다[元亨利貞, 天地之道, 仁義禮智, 人神之道]86). 따라서 이 사실들을 종합하면, 도에 통한다는 말은 상생의 대도와 합일하여 제세(濟世)에 이바지하는 것, 음양합덕·신인조화·해원상생·도통진경의 대순진리를 체득하고 도즉아 아즉도(道卽我 我卽道)의 경지에서 이치와 경위를 밝히며, 원형이정[천지의 道]과 인의예지의 윤리·도덕87)[인간과 신명의 道]에 통달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여기에서 천지의 도인 원형이정은 구체적으로 생장염장·춘하추동의 시간에 해당한다. 우당은 이것을 통하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도는 음양이고 사상·오행이며 1년, 12월, 360일이다. 모든 조화·법칙은 음양에서 나온다. 음양의 원리에 의해 1년 12월에 사철이 다 들어가 있으며, 또 여기에 72후(侯)가 들어있어 모든 조화가 그 안에 다 있다. 음양의 이치로 변화하니 그것이 도이다.88)

1년은 360일이며 사철이 있고, 한 철은 3달 90일이다. 3개월 사철이니 12개월이고, 사철 안에 24절후가 있고, 24절후 안에 72후가 들어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즉 생장염장(生長斂藏)의 법이 있어, 낳고 크고 열매 맺고 새로 돌아가는 것이다. 변칙·조화니, 여기에 통하면 도통이다.89)

우당에 의하면, 원형이정의 생장염장과 춘하추동이 곧 도이며, 만물은 이에 따라 모든 조화를 이루며 나아간다. 그러므로 여기에 통하는 것이 곧 도통이라고 한다. 현재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은 도통을 목적으로 하는 시학공부(侍學工夫)를 실행하는 중인데, 우당은 바로 이것이 생장염장·춘하추동의 시간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의 자리공부가 바로 시학(侍學)이다. 시학은 도주님께서 정하신 법으로 하루에 36명씩 들어간다. … 하루에 시학원 1명, 정급 2명, 진급 3명, 정원 6명, 외수·내수 24명이다. 도통이 다른 게 아니다. 인신상합(人神相合)이다. 이것이 도통이다. 날도 음일(陰日)·양일(陽日)이 있다. 하루 24시간인데 내수 12명, 외수 12명이 시를 맡는다. 연월일시분각 층층이 있다. 상재(上才)·중재(中才)·하재(下才)가 그것과 다른 게 아니다. 책임자는 하루, 정급은 각각 주야(晝夜)를 맡는다. 이보다 더 큰 게 어디 있느냐!90)

우리 공부가 봄·여름·가을·겨울의 자리를 맡는 것인데, 공부 자리를 빠지게 되면 절후가 빠지게 된다. 봄이나 여름이 빠지면 천지가 안 된다. 그러므로 자리가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꼭 들어갈 사람이 필요하고 그 자리를 못 지키면 안 들어가느니만 못한 것이다. 1년 360일을 사람으로 짜는 것이다. … 1년 360일이 체가 되며, 하루 안에는 24시간이 있고, 시간 안에는 분이 있고, 분 안에는 초가 있다. 후천에는 인간이 시, 분, 초 전체를 맡아서 행하니 이것이 다 자리인 것이다.91)

우당의 설명은 간명하다. 개벽 후 세상인 후천이 되면, 도통을 이룬 인간이 시·분·초 등 시간을 담당해야 하는데, 시학공부가 바로 그것을 위한 준비라고 한다. 1년 360일을 인간이 맡는다고 하면, 우당이 훈시한 바에 근거해서 다음과 같은 숫자의 자리를 맡을 인간들이 필요하다: ‘1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1년을 맡을 자리(산술적으로 1개), 12개의 달을 맡을 자리(12개), 하루 360일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360개), 하루를 구성하는 낮과 밤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낮밤2×360일=720개), 하루를 구성하는 24시(남녀 각 12시씩 배당)를 맡아야 할 자리(남녀2×12시×30일×12달=8,640자리), 시를 구성하는 분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60분×24시×30일×12달=518,400자리), 분을 구성하는 초를 각각 맡아야 할 자리(60초×60분×24시×30일×12달=31,104,000자리), 1초의 1/1000인 밀리초[ms] 단위까지 계산하면 초를 구성하는 밀리초를 맡아야 할 31,104,000,000자리’.92) 이 숫자는 곧 도통군자의 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니까 도통을 위한 공부는 자리 공부이고, 그 자리란 시간을 맡는 자리다. 따라서 도통을 한다는 것은 곧 시간을 담당하고 지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도통을 이룬 도통군자(道通君子)는 신명과 합일된 존재다. 그러니까 신명을 제외한 상태가 아니다. 도통을 한 존재에게는 신명이 봉해져서, 신명과 인간이 같이 일을 한다. 이것이 곧 ‘인존(人尊)’이다. 그러므로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존재가 시간을 담당하고, 그것으로써 만물의 변화를 유도한다. 이것이 시간을 통한 다스림에 인간이 동참하는 방법이다.

정리하면, 대순진리회 최고신은 무위이화의 다스림을 펴기 위해 시간을 통치의 도구로 삼는다. 즉 시간을 통치하는 존재는 최고신이다. 몇몇 신장들이 시간을 쪼개어 한 부분씩 맡는다고 해도, 그것은 최고신의 감독을 받아 벌어지는 일이다. 대순진리회는 후천이 되면 통치의 도구가 되는 시간을 인간들도 신명들과 함께 담당하게 된다고 말한다. 24절기 신장들이 맡았던 시간 질서 유지를 인간만이 하게 된다는 뜻이 아니다. 신장들과 인간들이 ‘더불어’ 같이 하게 된다는 뜻이다. 도통이 신인상합(神人相合)으로 규정되기에 그러하다. 그러니까 대순진리회에서 시간은 만물의 다스림을 위해 통치되는 것이다.

Ⅳ. 닫는 글 :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특징

길었던 본문을 정리하면서 대순진리회 시간관의 특징을 추출하는 것으로 글을 닫고자 한다. 크게 보면,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능동형 또는 수동형으로 나타난다. 능동형이라는 말은 시간이 영향을 준다는 뜻이고, 수동형이라는 말은 시간이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능동형은 인간 생활 경험에 보인다. 그것은 ① 측정되고 경험되는 시간(chronos와 kairos)으로 범주화하여 논의할 수 있다. 수동형은 개벽으로 인한 시간 재조정, 그리고 최고신의 시간 통치와 도통을 이룬 존재들이 개벽 후 후천 지상선경에서 그 시간을 활용한 다스림에 동참하는 데에서 보인다. 그것은 ② 재조정되는 시간, ③ 통치되는 시간으로 범주화하여 논의할 수 있다. ② 재조정되고 ③ 통치되는 시간의 범주로 한정하여 그 내용과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대순진리회 시간관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무질서가 증가한다는 엔트로피 법칙의 역사관을 포함한다. 그것은 교화[聖]와 정치[雄]의 분리로 설명된다. 「전교」는 이 사실을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다.

둘째,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개벽 전후로 그 성격이 바뀐다. 개벽 이전은 상극시대의 무질서 증가 나선형 시간, 후천은 상생만 존재하는 시대의 진보와 발전 나선형 시간이다. 그리고 이 성격 바뀜에는 퀀텀 리프에 해당하는 급격한 대변화가 존재한다.

셋째, 개벽은 시간의 재조정을 이끈다. 시간은 인간 삶을 결정하는 표준으로 기능하는데, 개벽 이전의 시간은 인간 삶을 상극으로, 개벽 이후의 시간은 인간 삶을 상생으로 기록하기 때문이다. 또한 증산이 방위 변경을 언급했다는 사실, 방위와 시간의 표기가 일치한다는 사실은 후천에 시간의 재조정이 있을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시간의 재조정 내용은 납월이 축월(丑月)에서 신월(申月)로, 세수가 인월(寅月)에서 유월(酉月)로 변경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 영향을 받은 방위(공간)도 연동되어 변화한다.

넷째, 개벽은 시간과 공간의 순서를 재조정한다. 선천에는 공간이 시간을 앞섰고, 개벽은 그것을 뒤집어 후천에 시간이 공간을 앞서도록 만든다. 이는 음이 양을 앞서는 후천의 실상을 반영한 것이다. 시간이 공간을 앞서지만, 실제로는 시간과 공간의 합덕이 일어난다. 이로써 시공간 통합의 세계관이 구축된다.

다섯째, 대순진리회 세계에서 시간은 최고신이 다스림을 펴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다. 최고신은 생장염장의 변화를 일으키는 시간 통치로써 만물을 무위이화로 다스린다. 이를 위해 생장염장 춘하추동의 변화를 세분한 24절기를 신장들이 각각 담당하여 최고신의 명을 따르는 것으로 설명된다.

여섯째, 시간은 후천에 도통을 이룬 존재들이 만물을 통치하는 데 활용하는 도구로 기능한다. 대순진리회에서 1년·12달·360일·12시[24시간]·60분·60초의 시간 단위는 만물이 변화를 일으키는 기본 틀이자 원리인 도(道)로 설정되고, 이것을 통하는 것이 곧 도통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도통은 연월일시분초(또는 연월일시분각)의 시간을 맡는 것으로 설계되어 있다. 도통을 목표로 하는 시학공부가 각각의 시간을 맡는 ‘자리’의 공부인 까닭이다. 간단히 말해서, 대순진리회의 도통은 시간을 다스림이다. 도통을 성취한 인간은 신명과 합일한 상태이며, 신명과 ‘함께’ 최고신을 받들며 일을 한다. 인간과 신명은 최고신의 통치 도구인 시간을 일부 할당받아 같이 담당한다.

이상의 내용은 대순진리회 시간관 연구의 주춧돌을 놓고자 하는 의도에서 서술한 스케치에 해당한다. 앞으로 이 각각의 의제를 향한 꼼꼼하고 깊은 천착이 하나씩 이루어졌으면 한다. 이 글은 단지 그 첫 문을 연 것으로 만족한다.

대순진리회 시간관 연구는 이 글이 했던 것처럼, 시간의 능동성과 수동성에 입각한 접근법만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유형의 연구가 가능하다. 이를테면, 절대적이지 않고 상대적이라는 성격을 강조하는 시간 특성 연구, 때로는 실존의 맥락에서 때로는 의식의 맥락에서 시간의 구속을 뛰어넘어 시간에 특별한 의미와 가치를 능동적으로 부여하려는 시도도 할 수 있다. 역법(曆法)과 상수(象數) 및 도서역(圖書易)에 숨은 시간의 분류와 그 의미를 캐내는 연구도 필요하다. 이 연구 주제들은 대순진리회 시간관이라는 거대 산맥을 형성하는 미답의 산들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 봉우리들에 깃발이 하나씩 꽂혀 나가기를 바란다.

Notes

차선근,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Ⅰ) : 측정되고 경험되는 시간을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48 (2024).

대순진리회 교무부, 『전경』 13판 (여주: 대순진리회 교무부, 2010), 공사 1장 1~3절, 예시 8절, 교운 2장 7~8절, 교운 2장 64절.

제레미 리프킨, 『엔트로피』, 이창희 옮김 (서울: 세종연구원, 2006[1980]), pp.20-24, pp.90-113, pp.310-335.

Dan Styer, “Entropy as Disorder: History of a Misconception,” The Physics Teacher 57:7 (2019), pp.454-457.

Ibid, p.457.

차선근, 「대순진리회에서 신정론 문제」, 『대순사상논총』 33 (2019), pp.269-272.

에르빈 슈뢰딩어(Erwin Schrödinger)가 제안한 개념으로서 ‘네겐트로피(Negentropy)’로 불린다.

원시반본은 과거의 특정 시대 상황이나 가치를 회복하자는 뜻도 아니고, 운도론적 순환 사관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차선근, 「종교언어로서의 ‘원시반본(原始返本)’ 개념 재검토」, 『대순사상논총』 29 (2017), pp.171-207 참조.

『전경』, 교법 3장 26절.

中文大辭典編纂委員會, 『中文大辭典』 (臺北: 中國文化大學出版社, 1973), p.1789, “謂立至中支正之道德標準也.”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편), 『漢韓大辭典』 10 (서울: 단국대학교 출판부, 2008), p.842.

『전경』, 교법 2장 55절, “지난 선천 영웅시대는 죄로써 먹고 살았으나 후천 성인시대는 선으로써 먹고 살리니 죄로써 먹고 사는 것이 장구하랴, 선으로써 먹고 사는 것이 장구하랴. 이제 후천 중생으로 하여금 선으로써 먹고 살 도수를 짜 놓았도다.”

『전경』, 교운 2장 26절, “ … 一會各五百十三年則, 三會合一千五百三十九年也. 一統各一千五百三十九年則, 三統合四千六百十七年是爲一元. 四千六百十七年前丁巳, 軒轅立極肇斯元. 按, 黃帝距今四千六百十七年前丁巳(上元甲前計算). 萬像萬事皆有是, 諸法諸書總此源. 按, 天文地理人事, 皆黃帝之所始敎而, 史記記年亦自黃帝始也. 傳囂頊嚳勛華禹, 初統初會世世聖. 按, 自黃帝至於舜禹畧五百年矣. 初統初會者以黃帝爲始則 以黃帝元年計, 以至於舜禹五百十三年者也. 日出萬暈同發明, 春回品物共華盛, 初統之中降中季, 聖不承承但一時. 按, 初統者黃帝以後, 凡一千五百三十九年之謂而, 五百十三年以後則初統之中會也. 一千二十六年以後則爲初統之季會也. 禹後有湯湯後文, 一會一聖應會期, 中統由來世漸降, 聖不道行但敎傳. 按, 中統者黃帝卽位後 千五百三十九年以後爲中統也. 釋後有孔孔後耶, 一會一敎各門筵. 按, 釋迦如來距今二千九百五十年(癸亥年計)癸丑生. 孔子距今二千四百七十四年庚戌生. 耶蘇距今一千九百二十三年辛酉生. 季統敎亦無肇聖, 惟有述聖繼啓來. 按, 季統者黃帝卽位後, 三千七十八年以後之季統也. 距今一千五百年前六朝及新羅之時佛道中興. 其後五百年距今略一千年前大宋之時濂洛諸賢一時傳道. 其後五百年以後羅馬法王以耶蘇敎爲西洋之盟主. 佛梁儒宋耶羅馬, 一敎一昌應會回.”

차선근, 「<전교> 통회의 연대와 그 관련 역사」, 대순진리회 교무부(편), 『상생의 길』 3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05), p.140 참조; ‘상원갑 전 계산’이라는 문구 의 해석 문제로 인한 연대 계산의 오류가 있었다. 각 연대는 2005년에 발표한 글에 서 60년씩 앞으로 당겨야 한다. 이 내용은 『대순종교철학Ⅰ』에서 수정되어 곧 출판 될 예정이다.

『東經大全』 「訣」, “(제자들이) 도를 물으니 (내가) 오늘 무엇을 아는가? 신원(설날) 계해년에 헤아려 보도다. 성공은 어느 때일까 하면서 또 때를 들먹이니[作時], 그렇게 됨을 늦다 한탄하지 마라. 때는 그때가 있는 것이니 한탄한들 어찌하겠는가. 새 아침에 운을 띄우니 좋은 시절을 기다리라(問道今日何所知, 意在新元癸亥年, 成功幾時又作時, 莫爲恨晩其爲然, 時有其時恨奈何, 新朝唱韻待好風) … .”

차선근, 「<전교> 통회의 연대와 그 관련 역사」, pp.166-170.

김욱동, 『대화적 상상력』 (서울: 문학과 지성사, 1988), p.209.

Jonathan Z. Smith, Imagining religion: from Babylon to Jonestown (Chicago: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82), p.29.

M. 엘리아데, 『우주와 역사 : 영혼 회귀의 신화』, 정진홍 옮김 (서울: 현대사상사, 1976[1954]), pp.150-152, p.158, pp.221-223.

요아힘 바하, 『비교종교학』, 김종서 옮김 (서울: 민음사, 1988[1958]), pp.155-157.

Hillel Schwartz, “Sacred Time,” in chief ed. Lindsay Jones, Encyclopedia of Religion, Vol 12 (Detroit: Macmillan Reference USA, 2005), p.7992.

Thomas Fuchs, “The Cyclical Time of the Body and its Relation to Linear Time,” Journal of Consciousness Studies 25-7–8 (2018), pp.47–48, pp.62-63.

Hillel Schwartz, Ibid, pp.7991-7992.

강돈구, 「한국 신종교의 역사관」, 『현대 한국종교의 역사 이해』 (성남: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7), pp.256-265.

Anthony F. Aveni, “Time,” in Critical Terms for Religious Studies, ed. Mark C. Taylor (Chicago: 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8), p.316.

차선근, 『현대종교학과 대순사상 : 비교연구 방법과 적용』 (서울: 박문사, 2023), p.81, pp.168-173.

『전경』, 공사 1장 2·36절, 예시 5절.

자세한 내용은 차선근, 「종교언어로서의 ‘원시반본(原始返本)’ 개념 재검토」, pp.171-207 참조.

차선근, 앞의 책, pp.172-173.

같은 책, pp.175-178.

『전경』, 교운 1장 60절.

차선근,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Ⅰ) : 측정되고 경험되는 시간을 중심으로」, pp.11-19.

장병길, 『천지공사론』 (서울: 대순진리회 출판부, 1989), p.128.

차선근, 「『현무경』 ‘익자삼우 손자삼우’의 역학적 의미」, 『대순회보』 183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6), pp.31-33.

『전경』, 교운 1장 40절.

1902년, 1907년, 1912년, 1917년, 1922년, 1927년, 1932년, 1937년, 1942년, 1947년, 1952년, 1957년, 1962년, 1967년, 1972년, 1977년, 1982년, 1987년, 1992년, 1997년 등에 무신을 간지로 하는 음력 7월이 있다.

장병길, 『대순종교사상』 (서울: 대순진리회 출판부, 1989), p.103; 장병길, 『천지공사론』, pp.129-130.

북두칠성의 바가지 부분인 1~4성을 두괴(斗魁), 자루 부분인 5~7성을 두건(斗建) 또는 두표(斗杓)나 두병(斗柄)이라고 부른다.

『春秋繁露』 卷七 「三代改制質文」, “三正以黑統初. 正日月朔於營室, 斗建寅. 天統氣始通化物, 物見萌達, 其色黑. … 正白統者, 歷正日月朔於虛, 斗建丑. … 正赤統者, 歷正日月朔於牽牛, 斗建子.”; 제왕이 일어나려고 하면 황하와 낙수(낙양 남쪽 강)에서 용이 나타나는데, 용의 머리가 검으면 인월을, 희면 축월을, 붉으면 자월을 세수로 삼는다고 한다. 김육, 『유원총보역주1』, 허성도·김창환·강성위 옮김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 2009), p.98.

『三國史記』 卷第八 「新羅本紀第八」, 효소왕 9년.

차선근,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Ⅰ) : 측정되고 경험되는 시간을 중심으로」, pp.28-30.

『전경』, 권지 1장 4절.

『전경』, 교운 1장 9절;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진리회요람』 (서울: 대순진리회 교무부, 1969), pp.9-10.

대순종교문화연구소, 「구세제민(救世濟民)의 주문」, 『대순회보』 180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6), pp.22-35.

동학이 기화(氣化)를 강조한다면, 대순진리회는 덕화(德化)를 강조한다. 차선근, 앞의 책, pp.114-147 참고.

『尸子』 下卷, 「散見於諸書文彙輯」.

갑자(1984)년 11월 6일 도전 훈시, 『대순회보』 266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23), p.9, “용화후천에는 지천태(地天泰)가 되고, 수명도 길어지는 것입니다. 곤도운(坤道運)이 선다는 것은 지덕(地德)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전경』, 교법 1장 62절.

미국의 지리학자이자 인류학자인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시간이 공간보다 앞서는 현상이 현대에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감각이 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시·공간 압축(time-space compression)’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화와 기술·교통·인터넷의 눈부신 발전으로 시간은 더 정교하게 경험되고 있고, 공간의 장벽은 극복되고 있다. 특히 교통의 혁신은 ‘시간을 통하여 공간을 절멸’하고, 체감되는 세계지도를 점점 축소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시간이 공간을 앞서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하비의 주장이다. 데이비드 하비, 『포스트 모더니티의 조건』, 구동회·박영민 옮김 (서울: 한울, 2005[1989]), pp.282-283.

철학에서도 3차원에서 사는 인간의 경험은 시간과 공간을 분리한 채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결합한 개념인 크로노토프(chronotope) 속에서 이루어진다고 본다.

『전경』, 공사 1장 2절, “나는 삼계(三界: 天地人)의 대권(大權)을 주재하여 선천의 도수(度數)를 뜯어고치고 후천의 무궁한 선운(仙運)을 열어 낙원을 세우리라.”

같은 책, 교법 3장 27절,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의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而化)니라.”

동아시아에서 사의(四義)는 ‘네 가지의 의로운 일’로 알려져 있다. 『관자』 「유관(幼官)」은 ① 골짜기 물을 막지 않는 일, ② 흉년에 곡식 유통을 막지 않는 일, ③ 세자를 교체하지 않는 일, ④ 첩을 처로 삼지 않는 일을 사의라고 하고, 『회남자』 「병략훈(兵略訓)」은 ① 군사를 버리지 않는 일, ② 임금을 위해 몸을 돌아보지 않는 일, ③ 죽음을 두려워 않는 일, ④ 뜻을 정해 실행할 때 죄를 피하지 않는 일을 사의라고 한다. 그러나 증산은 사의를 우주 자연 변화의 당연한 원칙이자 법도라고 하였다. 단국대학교 동양학연구소, 『漢韓大辭典』 3 (서울: 단국대학교 출판부, 2000), p.408 참고.

원형이정의 시간 표현은 춘하추동, 공간 표현은 동서남북, 인간 표현은 인의예지이다. 차선근,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Ⅰ)」, p.16.

강태공이 저술했다고 하는 『육도』는 남송 때부터 후한 이후에 만들어진 서적이라는 의심을 받았고, 청나라 때는 위서(僞書)로 확정되었다. 그러나 1972년 4월 산둥성 은작산(银雀山)에서 서한고분(西汉古墓)을 발굴할 때 책의 일부가 죽간으로 출토됨으로써, 적어도 한대 초기에는 이 책이 실존했던 것으로 인정된다.《Baidu百科》, 「六韬三略」 (https://baike.baidu.com, 2024. 3. 1. 검색).

『黃帝內經·素問』 卷第二, 「陰陽應象大論五」.

『管子』 第四十篇 「四時」.

『管子』 第六十四篇 「形勢解」.

『六韜』 卷第一 「文韜·守國」.

차선근, 「대순진리회의 시간관 연구 (Ⅰ)」, pp.20-22.

“冬至 小寒 大寒 立春 雨水 驚蟄 春分 淸明 穀雨 立夏 小滿 亡種 夏至 小暑 大暑 立秋 處暑 白露 秋分 寒露 霜降 立冬 小雪 大雪 長孫無忌 孝恭 杜如晦 魏徵 房玄齡 高士廉 蔚遲敬德 李靖 蕭瑀 段志賢 劉弘基 屈突通 殷開山 柴紹 長孫順德 張亮 候君集 張公謹 程知節 虞世南 劉政會 唐儉 李世勣 秦叔寶 諸大神將 所率諸將 一般兵營 唵唵口急口急 如律令.”

이들은 중국 인구의 65%가 죽는(4,600만 명 가운데 3,000만 명 사망) 대혼란기를 거쳐 왕조를 세운 공로를 인정받아 능연각(凌煙閣)에 초상(肖像)으로 올려졌다. 이재원, 「대순사상의 우주관 연구 : 시간관과 공간관을 중심으로」, 『대순종학』 2 (2022), pp.93-96.

『도전 훈시』(미발행 자료), 무진(1988)년 10월 26일, “28수는 하늘, 24절은 땅으로 천지의 조화를 모두 돌려나간다. … 하늘은 28수가 체(體)가 되며, 땅은 24절이 체가 되어 천지를 돌려나가므로 천지 안의 모든 신장, 일월성신 일시분초 등이 이 사이에 전부 포함되어 있다.”

『전경』, 제생 43절, “智者, 與天地同, 有春夏秋冬之氣, 每事任意用之, 謂之智慧勇力. 大智, 與天地同, 有春夏秋冬之氣. 其次, 與日月同, 有弦望晦朔之理. 又其次, 與鬼神同, 有吉凶禍福之道. … 年月日時分刻, 輪廻, 皆是元亨利貞天地之道也. 天地之用, 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而已. … ”

‘胞胎養生浴帶冠旺衰病死葬’은 명리학에서 운세의 강약 정도를 12가지 등급으로 구분하여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 12단계는 인간의 생로병사 과정을 12가지로 나눈 것으로서, 인생십이진법(人生十二進法)·십이포태법(十二胞胎法)·십이운(十二運)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한국에서는 이 이론이 고려시대에 이미 알려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經國大典』 卷之三 「禮典·取才」에 의하면, 조선은 개국 초기부터 명과학(命課學) 관리 선발 취재 과목 가운데 하나로 술서(術書)인 『원천강(袁天綱)』을 채택했고, 이 서적의 ‘오행발용(五行發用)’ 편은 사주(四柱)를 해석할 때, 화금수토목 오행이 12지지와 만나면 ‘포(胞)·태(胎)·양(養)·생(生 또는 長生)·목욕(沐浴)·관대(冠帶)·임관(臨官)·제왕(帝王)·쇠(衰)·병(病)·사(死)·장(葬)’의 12단계 영고성쇠(榮枯盛衰)를 다음 표와 같이 일으킨다고 보아야 함을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천강』은 『오성삼명지남(五星三命指南)』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당나라 개국 초기 원천강(袁天綱 또는 袁天罡, 573~645)이 지었다고 알려져 있다. 원천강이 이 서적의 실제 저자인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동아시아에서 시간 흐름에 따른 변화 양태(주로 人生)를 12가지로 구분한 역사는 꽤 오래된 듯하다.

氣의 榮枯盛衰 長生 沐浴 冠帶 臨官 帝王
水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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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교운 1장 34절, “공자(孔子)는 七十二명만 통예시켰고 석가는 五百명을 통케 하였으나 도통을 얻지 못한 자는 다 원을 품었도다. 나는 마음을 닦은 바에 따라 누구에게나 마음을 밝혀 주리니 상재는 七일이요, 중재는 十四일이요, 하재는 二十一일이면 각기 성도하리니 상등은 만사를 임의로 행하게 되고 중등은 용사에 제한이 있고 하등은 알기만 하고 용사를 뜻대로 못하므로 모든 일을 행하지 못하느니라.”;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진리회요람』, p.9, “삼계(三界)를 투명(透明)하고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곡진이해(曲盡理解)에 무소불능(無所不能)하나니 이것이 영통(靈通)이며 도통(道通)인 것이다.”

『전경』, 예시 88절.

같은 책, 교운 1장 47절.

같은 책, 교운 1장 33절.

같은 책, 교운 1장 35절.

이봉호, 「『태극도통감』의 도상을 통해 본 대순사상의 ‘선·후천’ 개념」, 『대순사상논총』 47 (2023), pp.81-95 참조.

정산도 ‘운합주(運合呪)’에서 팔위(八位)의 중심[精]을 정역팔괘도에 해당하는 ‘건감간손곤이태진(乾坎艮巽坤離兌震)’이라고 썼다. 『전경』, 교운 2장 42절, ‘運合呪’, “乾坎艮巽坤離兌震, 八位之精.”

‘하늘과 땅[건곤]이 자리를 정하고, 산과 연못[간태]이 기를 통하며, 우뢰와 바람[진손]이 서로 부딪히고, 물과 불[감리]이 서로 쏘지 않으니, 팔괘가 서로 섞인다(天地定位, 山澤通氣, 雷風相薄, 水火不相射, 八卦相錯)’라고 한 『주역』 「설괘전」을 근거로 삼아, 소강절이 복희의 팔괘방위도를 그린 것은 잘 알려져 있다. 『周易本意』 第四卷 「卦傳·說卦傳」, “邵子曰, 此伏羲八卦之位. 乾南, 坤北, 離東, 坎西, 兌居東南, 震居東北, 巽居西南, 艮居西北.”; 소강절은 복희팔괘도의 좌측 건태리진의 좌선(左旋) 움직임은 ‘수왕(數往)’ 즉 지나간 것을 헤아림이니 순응하는 것이요, 우측 손감간곤의 우행(右行) 움직임은 ‘지래(知來)’ 즉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미리 알고 예측함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易學啟蒙』, “邵子曰, 此一節明伏羲八卦也. … 數往者順, 若順天而行, 是左旋也. 知來者逆, 若逆天而行, 是右行也. 皆未生之卦也, 故云知來也.”; 주희는 소강절의 이 발언이 이미 알려져 있는 하늘의 운행 궤도에 따라 순순히 운행한다[數往]는 것이자, 아직 생겨나지 않은(오지 않은) 하늘의 운행을 미리 예측해서 움직인다[知來]는 것이라고 해설했다. 『易學啟蒙』, “數往知來之說, 大抵以卦晝之已生者爲往, 未生者爲來, 亦當先以橫圖觀之, 而後其義可見. 橫圖之前一截列於圓圖之左方者, 乾一兌二離三震四, 而運行之序, 則始於震. 旣有震矣, 則乾兌離之已生者可見. … 天道左旋, 此四卦旋於方之左, 若順天而行, 所以數之者, 豈不如今日追數昨日之順而易乎. 橫圖之後一截列於圓圖之右方者, 巽五坎六艮七坤八, 而運行之序則始於巽. 方其有巽, 則坎艮坤之未生亦可見. … 天道非右行, 此四卦行於方之右, 若逆天而行, 所以知之者, 豈不如今日逆計來日之難乎.”

『易學啟蒙』, “若合先後天八卦, 而論先天所以立易之本, 後天所以致易之用, 則皆謂之入用矣.”

『易學啟蒙』, “先天主乾坤坎離之交, 其交也將變而无定位, 天時之不窮也, 故曰應天. 後天主坎離震兌之交, 其交也不變而有定位, 地方而有常也, 故曰應地.”

윤창열, 「문왕팔괘에 관한 연구」, 『대한한의학원전학회지』 13-2 (2000), p.61.

『周易』 「說卦傳」, “帝出乎震, 齊乎巽, 相見乎離, 致役乎坤, 說言乎兌, 戰乎乾, 勞乎坎, 成言乎艮. 萬物出乎震, 震東方也, 齊乎巽, 巽東南也, 齊也者, 言萬物之絜齊也. 離也者, 明也, 萬物皆相見, 南方之卦也, 聖人南面而聽天下, 嚮明而治, 蓋取諸此也. 坤也者, 地也, 萬物皆致養焉, 故曰致役乎坤. 兌, 正秋也, 萬物之所說也, 故曰說言乎兌. 戰乎乾, 乾西北之卦也, 言陰陽相薄也. 坎者, 水也, 正北方之卦也, 勞卦也, 萬物之所歸也, 故曰勞乎坎. 艮東北之卦也, 萬物之所成終而所成始也, 故曰成言乎艮.”

잔스촹, 「대순 『전경』의 ‘공사(公事)’ 개념에 대한 고찰」, 『대순사상논총』 23 (2014), p.51.

『性理大全』 卷二十七 「理氣二·天文·四時」, “臨川吳氏曰, 風木冬春之交, 北東之維, 艮震也. 君火春夏之交, 東南之維, 震巽也. 相火正夏之時, 正南之方, 離也. 濕土夏秋之交, 南西之維, 坤兒也. 燥金秋冬之交, 西北之維, 兌乾也. 寒水正冬之時, 正北之方, 坎也. 此主氣之定布者也.”

윤창열, 앞의 글, p.65.

“대순(大巡)이 원(圓)이며 원(圓)이 무극(無極)이고 무극이 태극(太極)이라. 우주(宇宙)가 우주 된 본연(本然)의 법칙(法則)은 그 신비(神秘)의 묘(妙)함이 태극에 재(在)한 바 태극은 외차무극(外此無極)하고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진리인 것이다. 따라서 태극이야말로 지리(至理)의 소이재(所以載)요 지기(至氣)의 소유행(所由行)이며 지도(至道)의 소자출(所自出)이라.” 전문은 『대순회보』 38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1993), p.2 참고.

차선근, 「신축년에 천지대도를 열으시고-상」, 『대순회보』 240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21), p.29.

『대순진리회요람』, pp.8-9.

대순진리회 교무부, 『대순지침』 2판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2), p.18, p.23.

같은 책, p.44.

『전경』, 교운 2장 42절, 「運合呪」.

『대순지침』, p.44, “도는 우주 만상의 시원(始原)이며 생성 변화의 법칙이고, 덕은 곧 인성(人性)의 신맥(新脈)이며, 신맥은 정신의 원동력이므로 이 원동력은 윤리도덕만이 새로운 맥이 될 것이다.”

『도전 훈시』(미발행 자료), 기사(1989)년 3월 7일.

『도전 훈시』(미발행 자료), 기사(1989)년 4월 27일.

『도전 훈시』(미발행 자료), 기사(1989)년 5월 19일.

『도전 훈시』(미발행 자료), 신미(1991)년 5월 1일.

근대화 이전의 동양 전통 시간 단위인 연월일시각분(年月日時刻分)으로 계산하면, 1년을 맡을 자리(1개), 12개의 달을 맡을 자리(12개), 하루 360일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360개), 하루를 구성하는 낮과 밤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낮밤×360일=720개), 하루를 구성하는 12시를 남녀가 각각 맡아야 할 자리(남녀×12시×30일×12달=8,640자리), 24개의 시를 구성하는 각(刻: 1일이 96刻, 60분인 1시간은 4刻))을 각각 맡아야 할 자리(4×8,640시=34,560자리), 각을 구성하는 분(分: 1刻이 84분)을 맡아야 할 자리(84×34,560=2,764,800자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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