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of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연구논문

『전경(典經)』의 기사(記事)를 통해 살펴본 대순사상의 특징에 관한 연구: 『전경』 속 인물을 중심으로

박건우1,*
Geon-woo Park1,*
1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연구교수
1Research Professor,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 Copyright 2023, The Daesoon Academy of Sciences.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Oct 31, 2023 ; Revised: Dec 01, 2023 ; Accepted: Dec 15, 2023

Published Online: Dec 31, 2023

국문요약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의 경전인 전경(典經)을 중심으로 전경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의 대순사상적 의의와 그 내용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전경은 상제의 말씀에 대해서 그 신앙과 행위를 기록한 것으로, 전경의 말씀을 따른 종도의 기억을 통해 구성되었다. 즉, 전경은 상제의 종교적 행위와 가르침을 담고 있는 대순진리회의 경전으로 이해된다. 이는 「행록(行錄)」, 「공사(公事)」, 「교운(敎運), 교법(敎法)」, 「권지(權智)」, 「제생(濟生)」, 「예시(豫示)」 등 총 7편 17장으로 나뉘어 있다. 특히, 상제의 일생을 담은 행록과 교운 및 교법 그리고 예시 등에서 중국과 한국의 역사적 인물이 행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각 편에서는 상제의 가르침과 신앙적 행위를 서술하며, 다양한 역사적 인물의 생애와 내용을 들면서, 대순사상의 요체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의 소개가 각 편에서 나타남으로써, 전경의 말씀과 내용의 이해를 돕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종교적 대순사상의 종교적 가치와 연계하여 전경에 소개된 주요 인물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이를 통해, 대순사상의 논의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되지 않았던 『전경』 속 인물들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그 내용을 고찰함으로써, 대순사상의 학술적 발전에 기여하고자한다.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amine the significance of various figures in The Canonical Scripture and their contents. The Canonical Scripture (jeon-gyeong 典經) is a record of the beliefs and deeds of Kang Jeungsan, composed through the memories of the followers of Kang Jeungsan who followed the words of The Canonical Scripture. In other words, The Canonical Scripture is understood as the scripture of Daesoon Jinrihoe that contains the religious deeds and teachings of Kang Jeungsan. It is divided into seven parts and 17 chapters. Those seven parts, some of which contain more than one chapter, are as follows: Acts, Reordering Works, Progress of the Order, Dharma, Authority and Foreknowledge, Saving Lives, and Prophetic Elucidations. In particular, The Canonical Scripture records the deeds of historical figures from both China and Korea, and this prominently includes the life history of Kang Jeungsan, and this is an especially pronounced feature of the sections Acts, Progress of the Order, and Prophetic Elucidations. In addition, each chapter describes the teachings and faith-inspiring acts of Kang Jeungsan and presents the gist of the Daesoon Thought while referring to the lives and actions of various historical figures. In this paper, introductions to the figures that appear in each section are provided to help readers better understand the contents of The Canonical Scripture. Therefore, this study focuses on the major figures introduced in The Canonical Scripture in connection with the religious values of Daesoon Thought. Through this, a contribution is made to the academic development of Daesoon Thought by specifically exploring and examining the contents of the figures who appear in The Canonical Scripture. This is a surprisingly underdeveloped area of study in Daesoon Thought.

Keywords: 『전경(典經)』; 대순사상; 경전; 대순진리회; 강증산
Keywords: The Canonical Scripture; Daesoon Thought; scripture; Daesoon Jinrihoe; Kang Jeungsan

Ⅰ. 서론

대순(大巡)사상은 민족종교로 증산(甑山) 강일순(姜一淳)이 “이조말엽 극도로 악화된 종교적, 정치적, 사회적 도탄기를 당하여, 음양합덕(陰陽合德), 신인조화(神人調化), 해원상생(解冤相生), 도통진경(道通眞境)의 대순진리에 의한 종교적 법리로 인간을 개조하면, 정치적 보국안민(輔國安民)과 사회적 지상천국이 자연히 실현되어, 창생(蒼生)을 구제할 수 있다는 전대(前代) 미증유(未曾有)의 위대한 진리를 선포하며, 이에 수반된 삼계공사(三界公事)를 행하였다1)”고 설명한다.

『전경(典經)』은 대순진리회의 경전으로, 증산의 지침과 신앙 행위, 그리고 도주의 종교적 업적을 담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서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한 당대 다양한 인물들과 그들의 삶, 신앙도 함께 다루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은 종교적, 윤리적, 사회적 문제와 관련해, 이에 따른 해석은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 주제로 여겨진다. 이러한 측면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전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해한다. 이를 통해, 『전경』 속 인물들이 나타내는 종교적 의미와 더불어, 현대적 관점에서의 해석, 그리고 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전경』은 역사와 문화 그리고 신앙의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들은 종교학적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경』에 나오는 인물들은 대순사상의 가치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의 삶과 행적은 현대적 관점에서도 대순사상을 통해 종교학에 다양한 해석과 응용을 제공함으로써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이러한 인물들의 종교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현대 종교학의 이해와 발전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전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실제로, 『전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순사상의 기원과 발전에 중요한 의미를 제시해왔으며, 학술적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는데 기여해왔다. 즉, 종교의 기능과 본질 그리고 종교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데 의미있는 정보를 제공해 왔다.

타 종교에서도 경전에서 소개되는 인물들의 일화와 구절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를테면, 불교의 예시를 들 수 있다. 불교는 고대 인도에서 시작되어 아시아와 세계 전체로 확산된 주요한 종교 중 하나이다. 불교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불교의 교리, 신앙, 그리고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불교는 석가모니 부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보살, 스님, 왕, 신자 등이 등장한다. 이들의 역할과 의미는 불교의 다양한 학파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따라서 불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어떤 종교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불교 속 인물들은 종교학적으로 다양한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으며, 불교의 교리와 신앙, 그리고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즉, 불교 속 인물들의 삶과 가르침이 현대 사회에서 종교적 의미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996년 대순사상학술원2)의 『대순사상논총』 창간호가 발간된 이후, 대순사상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나, 『전경』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물을 살펴보고 조명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드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상제, 도주, 도전으로 이어지는 대순사상의 핵심적인 신앙의 대상이자 인물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또한, “최근 대순(大巡)사상과 관련한 다양한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대순사상의 교리, 신앙, 윤리 등을 중심으로 불교, 유교, 도교, 천도교, 그리고 원불교 등 다른 종교와의 비교연구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신종교로서 대순진리회와 사상은 상대적으로 그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 내에 학술적 연구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한계가 지적되었다는 측면을 고려한다면3), 최근까지 이루어진 연구 활성화는 종단의 발전과 학술연구가 중요한 연관성이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4) 이에, 본 연구는 대순진리회의 『전경』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을 살펴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이에 핵심적인 연구 질문은 아래와 같이 제시할 수 있다.

첫째, 대순진리회의 『전경』에는 어떤 인물이 등장하고 언급되는가?

둘째, 『전경』에 나타나는 인물들에 대해서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가?

셋째, 이러한 인물들은 어떻게 이해되고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가?

이에, 본 연구는 『전경』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대순사상적 의미를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방법으로 문헌 연구에 주목하여, 『전경』과 관련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종교학적 자료, 논문, 책을 활용한다. 이를 위해 대순사상 및 『전경』의 주요 내용과 『대순회보』 등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고, 『전경』의 해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문가들의 논문과 저서를 살펴보았다. 이상의 내용에 대해서,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먼저, 연구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순진리회와 『전경』에 대한 개관을 제시한다. 다음으로, 『전경』 내에서 주요한 인물들을 선정하고 그들의 역할과 의미를 제시한다. 이를 통해, 대순사상의 이해를 심화한다. 끝으로, 본 연구의 결과와 결론을 요약하고, 후속 연구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 살펴본다.

Ⅱ. 『전경』의 내용과 인물

1. 『전경』의 내용과 구성

『전경』5)은 대순진리회 신앙의 중심에 있는 증산의 행적, 말씀, 그리고 가르침을 담고 있는 경전이다. 『대순지침』에 따르면, “대순진리는 『전경』을 기반으로 하여 참된 도인이 되기 위한 교화가 이루어져야 한다”6)라고 명시되어 있어,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0세기 초의 사회혁신 운동을 주도한 강증산(姜甑山)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1926년에 나온 『증산천사공사기(甑山天師公事記)』에 나타났다. 그 이후로 『증산천사공사기』는 1929년부터 1965년까지 『대순전경(大巡典經)』이라는 제목으로 6판까지 발행되었는데, 『증산천사공사기』만이 연대기(年代記)로 기록되어 있다. 『전경』은 조정산(趙鼎山, 趙聖玉皇上帝) 도주(道主)가 창도(創道)한 종단(宗團) 무극도(无極道, 1925)로부터 연맥(緣脈)되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생(自生) 종단인 대순진리회(大巡眞理會, 1969)의 경전으로, 교무부(敎務部)에서 출판되었다. 「행록(行錄)」, 「공사(公事)」, 「교운(敎運)」, 「교법(敎法)」, 「권지(權智)」, 「제생(濟生)」, 「예시(豫示)」로 분류되어 총 7개 편인데 전체 편(編)은 아니지만 『전경』은 일부 편들이 연대기식(年代記式)으로 기록되어 있다.7)

『전경』의 각 편 내용을 요약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행록」은 강증산의 생애를 총체적으로 요약해 기록한 편이다. 다음으로 「공사」는 강증산의 광구천하(匡救天下)의 성적(聖蹟)을 다루며, 「교운」 1장은 강증산의 가르침과 운세를 보여준다. 교운 2장은 강증산으로부터 종통을 계시로서 전수받은 도주 조정산의 생애와 포교 활동(1909~1958)을 기록한다. 또한, 「교법」은 강증산의 윤리와 도덕에 관한 가르침을 다루고, 「권지」는 그의 권능과 지혜를 포함하고 있다. 「제생」은 강증산의 치병과 인류 구원의 활동을 다루며, 「예시」는 강증산이 미래를 예측하고 천지공사를 통해 보여준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에서 『전경』에서 가장 중요하게 주목되는 편과 장은 대순진리회의 신앙의 중심이 되는 강증산의 종통을 계시로서 전수받은 정산에 관한 기록인 「교운」 2장이다.8)

보다 구체적으로, 행록편(行錄篇)은 증산의 강세로부터 화천(化天)에 이르기까지의 행적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공사편(公事篇)은 증산의 대역사에 해당하는 천지공사 9년간의 기록을 다루고 있다. 교운편(敎運篇)은 증산의 진리가 정산에 이르러 체계화되고, 이것이 계승되어 오늘날의 대순진리회를 이루게 된 과정을 담고 있다. 교법편(敎法篇)은 수도와 신앙생활의 규범이 될 만한 내용을 중심으로 증산의 가르침을 모아 전하고 있다. 권지편(權智篇)은 증산의 초월적 권능과 예지를 다루고 있으며, 제생편(濟生篇)은 증산의 민생구제 활동을 담고 있고, 예시편(豫示篇)은 증산의 천지공사를 바탕으로 한 미래의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전경』의 각 편은 증산의 교훈과 행적, 그리고 대순진리회의 역사와 신앙의 깊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인식된다. 특히, 각 편은 증산의 다양한 측면을 조명하고 있어, 종도들이나 신앙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깊은 이해와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전경』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다. 중국 전국시대 사군자(四君子)인, 평원군(平原君), 맹상군(孟嘗君), 신릉군(信陵君), 그리고 춘신군(春申君)에 대한 소개가 등장한다. 초한지로 대표되는 한고조(漢高祖) 유방과 한신(韓信), 진평(陳平), 장량(張良), 손빈(孫臏) 등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삼국지로 잘 알려진 조조(曹操), 제갈량(諸葛亮)이 소개된다. 그리고, 중국의 역대 제왕들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신농씨(神農氏), 황제(黃帝), 치우(蚩尤), 우임금과 요(堯)임금, 그리고 진시황 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후에도, 성리학의 기초를 닦은 송나라 사상가인 장재(張載), 도학자 정이천(程伊川)과 정명도(程明道), 명나라 황제인 숭정황제(崇禎皇帝) 등을 들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의 신화와 실제 역사에 나타나는 다양한 인물들이 소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인물들도 다양하게 소개되고 있다. 이를테면, 성웅 이순신(李舜臣), 율곡 이이(李珥), 순종(純宗) 등과 구한말기에 나타난 다양한 의병장 및 지도자들도 소개되었는데, 최익현(崔益鉉), 손병희(孫秉熙), 김영백(金永伯), 정낙언(鄭樂彦) 등을 들 수 있다.

2. 『전경』의 구절과 인물

『전경』에는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 수가 매우 많다. 본 연구의 대상이 『전경』에 등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경』에는 역사적인 인물 중에는 증산이 직접 언급한 인물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포함된 이도 있고, 종도에 의해서 언급된 사람도 있으며, 동일한 인물에 대한 증산의 평가가 긍정적인 동시에 부정적인 경우도 있다. 또한 당대의 역사적 인물이나 민초들의 경우에도 다양한 맥락과 관계를 통해 등장한다. 이에 『전경』에 등장하는 인물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통해 살펴보고자한다. 증산의 행적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는지 여부와 대순사상을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는지에 주목하였다.

앞의 <표 1>에서도 나타나듯이, 『전경』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나타나고 있다. 본 장에서는 『전경』의 내용에서 인물을 통해 구절을 소개한 내용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살펴보도록 한다. 먼저, 『전경』의 교법편에서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례를 들면서, 말의 의미와 중요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한신(韓信)은 한고조(漢高祖)의 퇴사 식지(推食食之)와 탈의 의지(脫衣衣之)의 은혜에 감격하여 괴철(蒯徹)의 말을 듣지 아니하였으니 이것은 한 신이 한 고조를 저버린 것이 아니요 한 고조가 한 신을 저버린 것이니라.9)

한고조는 소하(蕭何)의 덕으로 천하를 얻었나니 너희들은 아무것도 베풀 것이 없는지라. 다만 언덕(言德)을 잘 가져 남에게 말을 선하게 하면 그가 잘 되고 그 여음이 밀려서 점점 큰 복이 되어 내 몸에 이르고 남의 말을 악하게 하면 그에게 해를 입히고 그 여음이 밀려와서 점점 큰 화가 되어 내 몸에 이르나니 삼갈지니라.10)

표 1. 『전경』 속 인물
가생(賈生) 소호 금천씨(少昊 金天氏) 장재(張載)
강감찬(姜邯贊) 손병희(孫秉熙) 전간재(田艮齋)
강이식(姜以式) 손빈(孫臏) 전명숙(全明淑)
강태공(姜太公) 송구봉(宋龜峰) 전욱 고양씨(顓頊 高陽氏)
고종(高宗) 송대화(宋大和) 정명도(程明道)
공자(孔子) 수양제(隋煬帝) 정낙언(鄭樂彦)
관운장(關雲長) 순(舜)임금 정북창(鄭北窓)
광서제(光緖帝) 순종(純宗) 정이천(程伊川)
괴철(蒯徹) 숭정황제(崇禎皇帝) 제갈공명(諸葛孔明)
김경흔(金京訢) 신농씨(神農氏) 제곡 고신씨(帝嚳 高辛氏)
김봉곡(金鳳谷) 신릉군(信陵君) 조조(曹操)
김영백(金永伯) 안중근(安重根) 주돈이(周敦頤)
김일부(金一夫) 엄자릉(嚴子陵) 주자(朱子)
단종(端宗) 여동빈(呂洞賓) 증자(曾子)
당태종(唐太宗) 염제 신농씨(炎帝 神農氏) 진묵대사(震默大師)
두보(杜甫) 오제 천씨·고양씨·고신씨 진시황(秦始皇)
마속(馬謖) 요(堯)임금 진평(陳平)
맹상군(孟嘗君) 우(禹)임금 차치구(車致九)
맹자(孟子) 우암 송시열(尤庵 宋時烈) 최익현(崔益鉉)
무왕(武王) 율곡 이이(栗谷 李珥) 최제우(崔濟愚)
문왕(文王) 이등박문(伊藤博文) 춘신군(春申君)
민영환(閔泳煥) 이백(李白) 치우(蚩尤)
박영효(朴泳孝) 이마두(利瑪竇) 탕(湯)임금
박팽년(朴彭年) 이순신(李舜臣) 태호 복희씨(太昊 伏羲氏)
방연(龐涓) 이윤(伊尹) 평원군(平原君)
사명당(四溟堂) 성탕(成湯) 한고조 유방(漢高祖 劉邦)
석가모니(釋迦牟尼) 이항복(李恒福) 한신(韓信)
소강절(邵康節) 자사(子思) 허미수(許眉叟)
소진(蘇秦) 장량(張良) 홍성문(洪成文)
소하(蕭何) 장의(張儀) 황제 헌원씨(皇帝 軒轅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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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증산은 역사의 사례를 들어 시대가 변하면서 말의 덕인 언덕(言德)이 천하를 얻는 데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역사에서 진나라가 망한 후에 초와 한이 경쟁했던 시기에, 한고조가 천하를 통일한 것은 재상 소하의 도움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증산은 이제 세상이 신인의도(神人依導)의 원칙에 따라 변했으며, 천하를 다스리는 데 언덕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11)

또한, 증산은 생명의 존엄성과 고통의 치유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종교의 가치는 일상의 다양한 고민과 고통으로부터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체를 보호하고 안전하게 하는 지속적인 구원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유불선(儒佛仙)과 서양의 다양한 종교 체계들이 물리적인 병과 정신적인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교리와 실천 방법을 제시하며, 수천년에 걸쳐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종교가 사회의 어두운 부분에서 고통과 비애, 그리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가서 그들의 심리적, 물리적 상처를 치료하고 회복시켜주는 신성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12)

『전경』의 「행록」, 「공사」, 「교운」, 「교법」, 「권지」, 그리고 예시에서는 여러 인물들 즉 종도는 다양한 상황에서 병과 질병을 치료하거나 문제를 해결했다. 예컨대, 김도일은 요통 지팡이를 없애고 몸을 지탱했으며, 문공신은 위독한 상황에서 회복했다.13) 손병욱은 아내의 식음전폐와 사경 상황에서 세 번 꾸짖고 살렸다.14) 고부인, 김병욱, 오의관 등도 각자의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거나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병겁과 의통은 남이 모르는 공부를 권장하고,15) 송대유, 김보경, 최운익 등은 다양한 방법으로 병을 치료하거나 위로를 주었다고 나타난다.16)

제생의 의미는 모든 생명체를 구제하여 평안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성스러운 발자취 즉, 성적(聖蹟)으로 볼 수 있다. 증산은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를 호생의 미덕으로 구제하는 대공사를 수행하였다. 이와 연관된 제생 부분은 44개의 구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완전히 구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제생 부분의 성적은 생명을 구제하고 인류를 치료하는 제생의세의 철학 아래에서 이루어진 강증산의 권능과 지혜에 기반을 두고 있다. 특히, 「제생」의 구절 중에서 대부분은 병을 치료하는 주제로 이루어져 있고, 자연 재해나 일상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내용은 4개의 구절과 3개의 일화로 표현되어 있다. 또한 하나의 구절은 지혜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17)

한편, 「공사」편에서는 요와 단주18)의 사례를 들면서 해원상생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증산은 세상의 무자비함이 원한이 축적되어 삼계를 가득 채우고 천지가 그 본래의 상태를 잃어 다양한 재앙이 발생했다고 하였다. 그는 원활한 천지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요(堯)의 아들인 단주(丹朱)의 원한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한다.19) 이에 대해서, 『전경』의 공사 3장 4절에서는 해원상생의 필요성에 대해서 설명하면서, 원한을 푸는 것, 즉 한을 품은 존재들에 대한 위로가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상제께서 七월에 「예로부터 쌓인 원을 풀고 원에 인해서 생긴 모든 불상사를 없애고 영원한 평화를 이룩하는 공사를 행하 리라. 머리를 긁으면 몸이 움직이는 것과 같이 인류 기록의 시 작이고 원(冤)의 역사의 첫 장인 요(堯)의 아들 단주(丹朱)의 원 을 풀면 그로부터 수천 년 쌓인 원의 마디와 고가 풀리리라. 단 주가 불초하다 하여 요가 순(舜)에게 두 딸을 주고 천하를 전하 니 단주는 원을 품고 마침내 순을 창오(蒼梧)에서 붕(崩)케 하고 두 왕비를 소상강(瀟湘江)에 빠져 죽게 하였도다. 이로부터 원의 뿌리가 세상에 박히고 세대의 추이에 따라 원의 종자가 퍼지고 퍼져서 이제는 천지에 가득 차서 인간이 파멸하게 되었느니라. 그러므로 인간을 파멸에서 건지려면 해원공사를 행하여 야 되느니라」고 하셨도다.

그리고, 『전경』의 「권지」편에서는 증산의 권능에 대해서 잘 나타나 있는데, 여기서 종도들에 대한 증산의 위대한 권능을 목도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이를테면, 아래의 김명칠 등 종도는 증산의 권능을 통해, 인계와 천계 그리고 지계와 관련해 일어나는 일들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김명칠(金明七)은 태인 백암리에 사는 종도인데 산비탈에 땅을 개간하여 거름을 주고 담배를 심어 가꾸었도다. 하루는 번개가 치고 비가 세차게 퍼붓느니라. 비탈진 산전에 거름을 준 후라 억수가 내리면 거름은 물론 밭두둑까지 사태가 나는 것이 상례이기에 명칠이 가슴을 치며 「내 농사는 이것뿐인데 이 억수로 버리게 되었으니 어찌 살랴」고 울음을 터뜨렸도다. 상제께서 긍휼히 여겨 「내가 수재를 면케 하리니 근심 걱정하지 말지어다」고 이르시니 내리던 비가 개는지라. 명칠이 산전에 뛰어 올라가 보니 다른 사람의 밭은 모두 사태가 났으나 자기 밭만은 조금도 피해가 없었도다. 명칠은 새삼스럽게 상제를 공경하는 마음을 게을리 하지 않았느니라.20)

손병욱(孫秉旭)은 고부 사람인데 상제를 지성껏 모셨으나 그의 아내는 상제의 왕래를 불쾌히 여기고 남편의 믿음을 방해하였도다. 어느 날 병욱의 아내가 골절이 쑤시고 입맛을 잃어 식음을 전폐하여 사경에 헤매게 되었느니라. 공우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상제께 아뢰면 고쳐 주시리라고 믿었도다.21)

전봉준(全琫準)이 학정(虐政)에 분개하여 동학도들을 모아 의병을 일으킨 후 더욱 세태는 흉동하여져 그들의 분노가 충천하여 그 기세는 날로 심해져가고 있었도다. 이때에 상제께서 그 동학군들의 전도가 불리함을 알으시고 여름 어느 날 “월흑안비고 선우야둔도(月黑雁飛高 單于夜遁逃) 욕장경기축 대설만궁도(欲將輕騎逐 大雪滿弓刀)”의 글을 여러 사람에게 외워주시며 동학군이 눈이 내릴 시기에 이르러 실패할 것을 밝히시고 여러 사람에게 동학에 들지 말라고 권유하셨느니라. 과연 이해 겨울에 동학군이 관군에게 패멸되고 상제의 말씀을 좇은 사람은 화를 면하였도다.22)

그리고 『전경』에서는 인간의 생명이 존엄하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강조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테면, 「공사」 1장 3절에서는 증산이 “내가 천지의 도수를 정리하고 신명을 조화하여 만고의 원한을 풀고 상생의 도로 후천의 선경을 세워 세계의 민생을 건지려 하노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서 인간 생명의 구제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계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아래 『전경』의 구절들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상제께서 기유(己酉)년에 들어서 매화(埋火) 공사를 행하시고 四十九일간 동남풍을 불게 하실 때 四十八일 되는 날 어느 사람이 찾아와서 병을 치료하여 주실 것을 애원하기에 상제께서 공사에 전념하시는 중이므로 응하지 아니하였더니 그 사람이 돌아가서 원망하였도다. 이로부터 동남풍이 멈추므로 상제께서 깨닫고 곧 사람을 보내어 병자를 위안케 하시니라. 이때 상제께서 「한 사람이 원한을 품어도 천지 기운이 막힌다」고 말씀하셨도다.23)

상제께서 최 익현(崔益鉉)이 순창에서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가라사대 「일심의 힘이 크니라. 같은 탄알 밑에서 정 낙언(鄭樂彦)은 죽고 최 면암(崔勉菴)은 살았느니라. 이것은 일심의 힘으로 인함이니라. 일심을 가진 자는 한 손가락을 튕겨도 능히 만 리 밖에 있는 군함을 물리치리라」 하셨도다. 상제께서 최 익현의 만장을 다음과 같이 지으셨도다. 讀書崔益鉉 義氣束劒戟 十月對馬島 曳曳山河橇.24)

장 성원(張成遠)은 대흥리에 살면서 주막을 업으로 삼는 자인데 그의 아기가 낮에 잘 있다가도 밤이 되면 신열과 해소로 잠을 자지 못하고 몇 달을 보냈도다. 성원이 아기를 안고서 상제를 뵙고 치료를 애원하니라. 상제께서 불쌍히 여겨 아기를 보시고 성원에게 「비별(飛鼈)이니 낮이면 나와 놀고 밤이면 들어와 자니라. 불가불 다른 곳으로 옮겨야 나을 것인바 산으로 옮기려 하나 금수도 또한 생명이요 바다로 옮기려 하나 어류도 또한 생명이니 부득이 전선으로 옮겨야 하리라. 전선 두어 자를 구하여 와서 그것을 앓는 아기의 머리 위에 놓았다가 전주 밑에 버리라」고 이르시니라. 성원이 명하신 대로 시행하니 아기는 밤에 잠자기 시작하고 얼마 후에 신열과 해솟병에서 제생되었도다.25)

이러한 『전경』의 내용을 통해, 사람의 마음가짐과 이에 따른 행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대순사상은 모든 생명의 존엄성을 중시한다. 『전경』에서는 인간의 생명이 선과 악에 관계없이 그 자체로 존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부정적이거나 문제 있는 사람들의 생명까지도 그 가치와 존엄성이 있다고 『전경』은 강조한다.26) 또한, 인간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비별을 이동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비별 역시 생명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증산은 이를 죽이는 대신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노력한다. 비별도 낮에는 활동하고 밤에는 휴식을 취하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증산은 어디로 비별을 옮길지에 대해 심사숙고한다. 산으로 옮기면 금수가, 바다로 옮기면 물고기가 병에 걸릴 위험이 있다. 결국 증산은 생명이 없는 무생물, 즉 전깃줄에 비별을 옮겨 살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어떠한 생명체도 해를 입지 않고, 모든 생명이 공존할 수 있다. 이 사례는 대순사상의 생명관을 명확하게 드러낸다. 또한, 이러한 접근은 선천적인 원한이나 불화를 해결하여 후천적인 상생의 생명세계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전경』에서 묘사되는 영웅은 특별한 시각 속에서 이해된다. 이를테면, 증산은 사회의 혼란을 바로잡고 새로운 나라를 창건한 당태종 이세민을 영웅으로 인식하며, 전봉준도 영웅으로 인식한다. 전봉준이 가난한 선비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의 부조리를 청산하기 위해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점을 중시한다. 또한, ‘삼초’를 맡은 손병희(孫秉熙, 1861~1922)도 영웅으로 칭하며, 그가 속한 ‘천도구국단’의 결성은 1914년으로 추정된다. 『전경』에서 영웅은 사회의 제도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행위를 하는 자로 판단된다. 증산은 제자들에게 『대학』의 팔조목을 인용하여 위천하자 불고가사라고 부가적으로 말하였다. 이것은 나라를 다스린 후에 천하를 평화롭게 하는 것에 이어, 가족마저 돌볼 시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증산은 이에 더해 제갈량이 천하를 평정하지 못한 이유를 그의 소유물인 뽕나무와 토지로 규정한다. 이것은 영웅은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학농민군의 실패는 각 농민들이 개인적 보상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증산은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영웅적 행동은 사회적 제도의 변화나 혁파 등에 대한 대응에서 이해되며, 영웅은 개인적 이익을 기대하지 않고 진실성과 대의명분을 가지고 희생을 선택하는 자로 설명된다.27)

증산은 영웅을 사회나 제도에 변화를 가져오는 인물로 인식하고 있다. 예로 당태종 이세민, 전봉준, 손병희 등을 들며,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쳤다. 증산은 제도의 개혁이나 혁파와 같은 사회와의 관계에서 영웅을 이해하며, 영웅은 자신의 이익을 기대하지 않고 대의와 진실성을 가지고 행동한다고 했다. 특히, 증산은 이세민에 대해서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세민은 혼란한 시국을 정복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데 헌신한 인물로 증산은 그의 업적을 영웅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과 헌신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영웅으로 평가된 인물은 전봉준이다. 전봉준은 관직이 없는 가난한 선비임에도 불구하고 “상놈을 양반으로 만들고 천인(賤人)을 귀하게 만들어 주려는 마음”으로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하여 조선 사회를 변화시켰다. 이러한 영웅적인 행동은 그의 무기력한 시대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의를 위한 헌신으로 인정받았다.

『전경』에서는 천도교의 3대 교주였던 손병희에 관한 내용이 자주 언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주로 손병희의 행위와 주요 사건을 통해 증산이 어떻게 인식하고 평가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 즉, 증산이 바라본 손병희의 인물성과 사상적 특징이 평가되어 있다. 증산은 손병희의 거사가 연이어 실패한 것에 대해서, 적극적인 면모가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28) 이를테면, 예시 60절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타난다.

상제께서 「조선지말에 이란(吏亂)이 있으리라 하는데 그러하오리까」고 묻는 사람에게 말씀하시기를 「손 병희가 영웅이라. 장차 난리를 꾸미리니 그 일을 말함이나 그가 선진주(先眞主)라 박절하게 성돌 밑에서 턱을 괴고 앉아서 거의(擧義)하므로 성사치 못하리라.」29)

관우, 전봉준, 최제우, 손병희, 최익현, 안중근 등이 역사적 영웅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관우는 원래 평범한 무사였지만, 민간 문학과 신화를 통해 영웅적 특성이 부여되었다. 그의 충성과 용맹은 중국뿐만 아니라 조선에서도 높이 평가되었다. 전봉준과 손병희는 동학농민혁명을 주도하며,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최제우는 동학 운동을 시작하여 사회적 차별을 극복하려 했지만, 궁극적으로 처형당했다. 최익현과 안중근은 외세의 침략에 저항하며, 국가의 자주권을 지키려 했다. 이들 모두는 강력한 관료제와 부패, 그리고 빈곤과 국권 상실이라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백성과 나라를 위해 헌신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증산은 이들에게 고귀한 지위를 부여하며, 그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30)

III. 『전경』에 등장하는 인물의 대순사상적 의미

『전경』에는 직간접적으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증산이 종도들에 대한 가르침을 행하는 과정에서, 종교적 수용에 대한 이해가 드러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전경』에서는 “각 민족 문화의 정수를 뽑아 통일”해야 한다는 내용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전경』을 통해 증산이 각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타 종교로부터 자신이 주창하는 사상과 관련된 자원을 수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전경』에는 “상제께서 정유년에 다시 정남기의 집에 글방을 차리고 아우 영학과 형렬의 아들 찬문과 그 이웃 서동들을 가르치셨다. 이때에 유불선음양참위를 통독하시고 이것이 천하를 광구함에 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시고 … ”라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기록은 증산 성사의 사상적 배경이 다양하다는 것을 나타내며, 이 배경이 조선과 중국 역사상의 사상적 자원에서 비롯됨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역사에서 ‘유불선 삼교’란 종교 중에서 특히 정부 승인을 받은 종교를 가리키며, ‘음양참위’는 서로 다른 시기와 지역에서 융합된 문화를 의미한다. 이러한 기록은 증산의 다원적인 사상 배경을 나타내며, 그 배경이 중국과 조선의 종교 전통과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31)

마찬가지로, 황의동(2009)의 연구에서도 동일한 주장을 하고 있다. 대순사상은 그 형성 과정에서 유(儒), 불(佛), 도(道) 삼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교적 영향은 『전경』에 많이 나타나며, 사서삼경을 비롯한 유교 경전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주자(朱子), 송시열(宋時烈), 최익현(崔益鉉)과 같은 유학자들의 언급과 원형이정(元亨利貞), 인의예지(仁義禮智), 명덕(明德), 지선(至善), 평천하(平天下), 인(仁), 성경신(誠敬信), 무자기(无自欺) 등 유가 경전의 용어들이 인용되고 있다. 즉, 대순사상은 유교적 배경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지니며, 대순사상을 유교적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유는 대순진리회의 경전인 『전경』에 이미 유교적 단서가 풍부하게 나타나 있을 뿐 아니라, 대순사상의 형성에는 유교적 배경이 깊게 뿌려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례로, ‘충효열(忠孝烈)’은 전통적으로 유학에서 중요하게 강조되는 윤리적 가치로 볼 수 있는데, 여기서 ‘충(忠)’은 국가의 윤리를 나타내며, ‘효(孝)’는 가정의 윤리를 상징하며, ‘열(烈)’은 개인, 가정, 국가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윤리를 의미한다. 또한, 대순사상은 그 형성 과정에서 유교의 경전을 중요하게 고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32)

이에 더해서, 『전경』의 교운 1장 65절에서는 주자(朱子)에 대해 소개하며, 유교에 대한 증산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증산이 혼란스러운 세계의 창생을 구하고, 영원한 상생의 후천선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종장을 재정립하는 공사를 수행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증산이 해원상생의 대순진리를 기반으로 세계 각종 종교와 문화를 인도하기 위한 신명 공사의 일부로 인식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사의 상도를 정립함으로써 인륜도덕을 바르게 세우려는 증산의 인식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해서 유교적 기반을 전제로 한다는 주장이 있다. 따라서, 유교의 종장으로 인식되는 주희(朱熹)에 대한 언급은 증산이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증산은 상도가 올바르게 정립된 후천문명을 구축하기 위해서, 유교에서 상극적인 폐습을 제거하고 그 정수(이를테면, 오륜 등이 포함될 수 있다)만을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 주자는 오륜을 교육의 기초로 설정하여 유학의 정수를 부각시켰고, 유학의 부흥을 통해 해원상생의 기반이 되는 인간의 올바른 도덕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증산의 종장 공사에 활용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33)

또 어느 날 상제께서 말씀하시길 「선도(仙道)와 불도(佛道)와 유도(儒道)와 서도(西道)는 세계 각 족속의 문화의 바탕이 되었나니 이제 최 수운(崔水雲)을 선도(仙道)의 종장(宗長)으로, 진묵(震黙)을 불교(佛敎)의 종장(宗長)으로, 주 회암(朱晦庵)을 유교(儒敎)의 종장(宗長)으로, 이마두(利瑪竇)를 서도(西道)의 종장(宗長)으로 각각 세우노라」고 하셨도다.34)

또한, 대순사상에서는 해원상생을 강조하여 조화와 상생을 중요시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해원은 고대 단주에서부터 시작되며, 인류가 원한을 해소하고 행복하고 안락한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 여러 세대의 원한을 풀어야한다. 이는 과거의 상극 방식과 달리 악을 선으로써 원한을 해결하려는 접근이다. 이를 통해서, 인간들 간의 조화를 촉진할 수 있다. 증산은 전 세계적인 관점에서 민족, 국가, 종교 간의 조화를 강조했으며, 동아시아 국가가 서양 국가의 침략을 받던 시기에 미래 세계가 화합하고 서로의 장점을 배우며 발전할 것임을 예견하였다. 후천개벽사상 역시 조화의 정신을 반영하며, 이는 전통적인 참위를 현대적으로 조정하고 민중을 인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증산은 각 종교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고 다른 종교로부터 자신이 주창하는 사상과 관련된 자원을 받아들였다. 이를테면, 민간 무교의 내용도 풍부하게 수용하였으며, 다양한 민간 종교의 내용을 포용했다. 결국, 대순사상은 사람들 간의 충돌과 모순을 해소하고, 조화와 상생을 촉진하려는 노력의 결과물로 볼 수 있다.35)

이와 연관하여, 제생편 26절의 박순여와 자현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이는 박순여가 불량한 사람인 것을 이미 알고있고, 자현은 박순여를 미워하는 감정이 있었다. 하지만, 증산의 말씀과 가르침대로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미움을 해결하는 즉, 해원상생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원한을 해결하고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순여가 왼쪽 다리에 부종이 생겨 다리가 큰 기둥과 같이 부어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므로 상제께 간청하니라. 상제께서 자현에게 「순여의 병을 다스려 살게 함이 옳으냐. 또는 그대로 두어 죽게 함이 옳으냐. 네 말 한 마디에 달렸느니라」고 물으시기에 자현이 조금 주저하다가 「살려주심이 옳을까 하나이다」고 대답하니 가라사대 「박 순여는 불량한 사람이니라. 너에게 매우 무례하였으니 너와 함께 가서 치료하리라」 하시고 자현을 앞세우고 순여의 집에 가시니라. 상제께서 손수 부운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백탕 한 그릇을 마시게 하시는도다. 원래 순여는 나이가 자현보다 많다 하여 항상 자현을 무례하게 대하여 왔느니라. 자현은 입 밖에 내지 않으나 속으로 불쾌하게 여기고 있기에 상제께서 이것을 아시고 자현에게 물으신 것이었도다. 순여는 그 후에 부기가 내려 걸어 다니게 되었도다.36)

이는 해원상생의 접근뿐만 아니라, 대순사상이 각각의 인간을 귀중하게 여기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접근에 따르면, 개개인이 시간과 공간 전체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대순사상은 생명의 연대성을 강조한다. 이에 대해서, 증산은 “한 사람의 품은 원한으로 능히 천지의 기운이 막힐 수 있느니라.”37)라고 지침하였다.38)

그리고, 『전경』에서는 요(堯)와 관련한 구절이 자주 등장했는데, 교운편 1장 66절에 소개되는 “曰 有道, 道有德, 德有化, 化有育, 育有蒼生, 蒼生有億兆, 億兆有願戴, 願戴有唐堯, 基礎棟樑終.” 구절처럼, 도(道)가 존재하면 덕(德)이 발생하고, 덕이 생기면 화육(化育)이 일어나고, 화육이 일어나면 창생(蒼生)이 생성되며, 창생이 발생하면 억조(億兆)가 형성된다. 억조는 당요(唐堯)를 지도자로 삼았으며, 이로써 기초적인 과정이 이루어졌다.39) 이처럼, 대순사상에서의 덕은 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도는 천지대도(天地大道)이며 덕은 삼덕인 천덕(天德), 지덕(地德), 인덕(人德)의 대덕(大德)으로 표현된다. 조정산은 이 천지대도를 빛내고, 천지대덕을 계승하여 상제의 대업을 홍포할 것을 밝혔다.40)

마지막으로, 『전경』의 구절에서 나타나는 도통군자의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대순진리회의 이상적 인간상은 도통군자로 제시되며, 이는 『전경』을 통해 탐구된다. 도통군자는 증산의 대도를 통달한 자로, 미래에 금강산의 정기를 받아 12,000명으로 출현할 것임을 예견하였다. 조선의 명산에서 도통군자가 나타나는 것은 증산의 뜻이라고 하였다. 도통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 『전경』에서 ‘도통’의 의미를 살펴보면, 도통을 주관하는 신인 도통신과 도통의 맥으로 볼 수 있는 도통줄, 그리고 도통하는 방법이 나타나 있다. 도통군자는 유불선의 궁극적 인간상인 성인, 불 또는 보살, 신선의 모습과 유사하게 보이나, 증산의 천지공사를 통해 유불선의 법도를 사용하며 대도를 구현하였지만, 이는 대도의 일부일 뿐이며 도통군자의 이상적 인간상은 유불선의 이상적 인간상과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41) 특히, 『전경』의 내용에서는 이러한 도통군자와 관련한 어귀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권지」편에서 종도인 차경석과의 행적에서 잘 나타나 있다.42)

상제께서 어느 날 경석을 데리고 농암(籠岩)을 떠나 정읍으로 가는 도중에 원평 주막에 들러 지나가는 행인을 불러 술을 사서 권하고 「이 길이 남조선 뱃길이라. 짐을 많이 실어야 떠나리라」 … 나를 좇는 자는 영원한 복록을 얻어 불로불사하며 영원한 선경의 낙을 누릴 것이니 이것이 참 동학이니라. 궁을가(弓乙歌)에 「조선 강산(朝鮮江山) 명산(名山)이라. 도통군자(道通君子) 다시 난다.」라 하였으니 또한 나의 일을 이름이라. … ”43)

증산의 군자 개념은 유교의 군자상에 도덕과 윤리의 중요성을 담고 있으며, 이는 『대순지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한 도덕과 윤리의 실천만으로는 증산이 의미하는 군자가 되기 어렵다. 증산은 선천의 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삼계대순 개벽공사를 통해 대순진리를 펼쳤으며, 이는 음양합덕, 신인조화, 해원상생, 도통진경의 핵심 교의를 포함한다. 증산의 도통군자와 유교의 군자 사이의 중요한 차이는 여성의 군자 가능성에 있으며, 증산은 여성도 수행을 통해 도통군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순진리회 도인들은 바른 수도와 해원상생, 보은상생의 윤리를 실천함으로써 군자가 되고, 이러한 군자만이 도통군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대순진리회의 이상적 인간상으로서 『전경』의 내용을 통해 살펴보면, 성(誠), 즉 인간 본연의 참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진실성 혹은 정성이 강조되는 것을 알 수 있다.44) 한편, 『중용』에서는 “성실은 천도(天道)이며, 성실하려는 것은 인도(人道)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전경』에서는 정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화를 통해, 정성 없이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러한 성은 우주의 모든 존재와 본질을 나타내는데, 대순사상과 『중용』에서는 성 없이는 만물이 존재하지 않으며, 성이 모든 존재의 근거이자 본질임을 강조한다. 이러한 성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관된 본질이며, 천지자연은 성실함을 통해 계절의 변화와 자연의 운행을 유지한다. 그리고, 성은 정성으로 증산을 섬기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 정성은 끊임없이 부족함을 두려워하며, 『중용』에서는 정성의 끊임없는 노력을 강조한다. 인간은 본성의 성을 잃었으므로, 수도를 통해 성을 회복하고 사심을 버려야만 한다. 이를 통해 인간은 양심, 즉 성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성이 인간에게 신앙적 규범으로 제시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아래 『전경』의 행록 1장 29절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소개되고 있다. 여기서, 이선경(李善慶)의 아내가 보여주는 정성을 통해, 증산이 추구하는 인간상을 이해할 수 있다.

상제의 신성하심이 하운동(夏雲洞)에도 알려졌도다. 이곳에 이 선경(李善慶)이란 자의 빙모가 살고 있었도다. 상제께서 주인을 찾고 「그대의 아내가 四十九일 동안 정성을 들일 수 있느냐를 잘 상의하라」 분부하시니라. 주인은 명을 받은 대로 아내와 상의하니 아내도 일찍부터 상제의 신성하심을 들은 바가 있어 굳게 결심하고 허락하니라. 상제께서 다시 주인에게 어김없는 다짐을 받게 하신 뒤에 공사를 보셨도다. 그 여인은 날마다 머리를 빗고 목욕재계한 뒤에 떡 한 시루씩 쪄서 공사 일에 준비하니라. 이렇게 여러 날을 거듭하니 아내가 심히 괴로워하여 불평을 품었도다. 이날 한 짐 나무를 다 때어도 떡이 익지 않아 아내가 매우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노라니 상제께서 주인을 불러 「그대 아내는 성심이 풀려서 떡이 익지 않아 매우 걱정하고 있으니 내 앞에 와서 사과하게 하라. 나는 용서하고자 하나 신명들이 듣지 아니하는도다」고 이르시니라. 주인이 아내에게 이 분부를 전하니 아내가 깜짝 놀라면서 사랑방에 나와 상제께 사과하고 부엌에 들어가서 시루를 열어보니 떡이 잘 익어 있었도다. 부인은 이로부터 한결같이 정성을 들여 四十九일을 마치니 상제께서 친히 부엌에 들어가셔서 그 정성을 치하하시므로 부인은 정성의 부족을 송구히 여기니 상제께서 부인을 위로하고 「그대의 성심이 신명에게 사무쳤으니 오색 채운이 달을 끼고 있는 그 증거를 보라」고 하셨도다.45)

표 2. 『전경』의 편별 주요 인물과 내용 정리
관련 인물 사례 주요 내용
행록 이선경(李善慶) ·인간의 진실성, 인도는 이상적 인간상으로 인식될 수 있으며, 끊임없는 수도를 통해 성(誠)의 회복과 양심을 추구해야한다.
공사 요(堯), 단주(丹朱) ·쌓여있는 원한을 먼저 풀어감으로써 화합과 평화를 구축할 수 있다. 즉, 만고의 삶에서 해원상생이 중요하다.
교운 최수운(崔水雲), 주자(朱子) ·후천선경의 구축을 위해서, 인사의 상도 정립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륜 도덕과 같은 유교적 기반이 전제될 수 있으나, 유교적 폐습은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결국, 증산은 인간의 도덕성에 보다 주목한 것으로 이해된다.
교법 한신(韓信) ·언덕(言德)을 잘 가질 필요가 있다. 질투와 시기 모략 등으로 남을 해하는 말은 결국 화를 가져올 수 있다.
권지 김명칠(金明七), 손병욱(孫秉旭) 등 ·증산의 권능과 성적(聖蹟)을 주요 사례를 통해 설명
제생 장성원(張成遠) ·종도의 고통에 대한 치료 사례를 통해, 증산이 인식하는 생명과 생명관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리고, 생명의 존엄성은 그 자체로 중요시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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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결론

본 연구는 『전경』에 나타난 다양한 인물을 통해, 대순사상의 의미를 살펴보았다. 대순진리회 경전인 『전경』은 한국의 종교와 문화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전경』은 대순진리회의 교리와 이념을 기록한 것으로, 그 내용은 한국의 종교 사상과 철학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다. 특히, 이 경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순진리회와 그 이념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본 연구는 『전경』 내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사하고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를 통해 대순진리회의 역사와 신앙 체계를 더 깊게 이해하고자 했다. 또한, 인물의 대순사상적 의미와 영향을 살펴보고자했다. 즉, 본 논문의 목적은 인물을 통해 대순사상의 특징을 분석함과 동시에,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본 『전경』 인물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이는 『전경』에서 등장하는 구절에서 나타나는 인물에 대해서 『전경』의 각 편의 특성이 증산의 가르침을 통한 대순사상의 이해도 있지만, 당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평가와 증산의 인식을 살펴보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전경』에는 증산이 직접 말하거나 종도에 의해 언급된 여러 역사적 인물이 등장한다. 이러한 역사적 인물들이 대순사상을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위상을 지닌다. 즉, 이는 대순진리의 세계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위상이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경』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을 살펴보는 구절을 통해, 대순사상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이해하는 것은 그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경』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증산의 가르침과 의미를 살펴보는데 중요하게 활용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대순사상에서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덕의 실천과 수행, 생명에 대한 존중, 그리고 해원상생을 위한 윤리의 실천 등의 올바른 이해를 통해, 대순진리의 신앙체계를 정립하기 위한 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46) 또한, 『전경』에 나온 인물들을 살펴보면서, 대순사상이 유교적 배경과 매우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주자, 송시열, 최익현 등). 이러한 유교적 가치와 내용을 포함한 대순사상은 사회의 바람직한 변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와 연관하여, 황의동(2009)에 따르면, 과학기술의 발전 및 경제적 가치의 강조 등에 따른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는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인간 소외, 윤리적 위기, 전통문화의 위기, 민족 정체성의 위기를 야기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대순사상은 현대사회의 다양한 위기에 대한 문제를 살펴보는데 긍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테면, 먼저, 대순사상은 음양합덕의 가치를 강조하며 이 시대가 어느 한 쪽으로 편향되어서는 안 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교훈을 들 수 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것들이 공존하며 서로 보완하며 조화를 이루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보수와 진보, 이상과 현실, 물질과 정신, 윤리와 경제 등 서로 다른 것들이 상보적인 관계에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한, 대순사상에서는 신인조화의 가치를 강조하며 인간은 신성과 물질적 측면이 하나로 연결된 존재임을 강조한다. 인간은 중심이며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인간은 신에 의해 경시되거나 물질과 기술에 의해 통제되어서는 안 되며, 인간다운 대접과 존엄의 보장이 중요하다. 그리고, 대순사상은 해원상생의 원칙을 주장하며 모든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고 사랑과 평화를 추구하는 정신을 추구한다.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풀고 상생하며 살아갈 세상을 만드는데 긍정적이다.47) 그리고, 제생편에서 나타난 다양한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사람들 간의 오랜 원한을 해결하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증산의 의도와 가르침이기 때문에, 대순사상에서는 해원상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48)

본 연구는 『전경』에 나타난 인물을 중심으로 대순사상적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그 의의가 있다. 하지만, 다음의 사항에 대해서 후속연구에서 추가적으로 다룰 필요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전경』에서 공사로 언급된 인물들을 살펴보면, 한국에서는 전봉준, 최제우, 손병희, 진묵, 박영효, 최익현, 김일부, 정북창, 허미수 등 이름이 알려진 인물을 포함해 20명 안팎이며, 서양과 인도에서는 이마두(利瑪竇)와 석가모니 등 소수의 인물만이 언급된다. 그에 반해 중국의 역사적 인물들은 상당히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중국의 역사와 문화가 오랜 시간 동안 동아시아 지역에 미친 영향과 중국 자체의 광대한 역사적 배경 때문일 수 있다. 우리 역사의 선철과 위인들을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를 이러한 국제적, 역사적 맥락을 고려하여 그 중요성과 영향을 재평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천지공사가 주로 중국의 역사, 문화, 철학, 그리고 사상을 기반으로 큰 맥락을 형성하고 실행되었다는 점에 대한 이유는 복잡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이 동양 문화와 사상의 중심이었기 때문일 수 있으며, 그 영향력이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에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역사, 문화, 정신, 그리고 사상은 이러한 중국 중심의 천지공사 속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를 한국 자체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를 고려하여 평가해야 할 것이다. 셋째, 대순진리회 이외에도 불교, 기독교, 천주교 그리고 원불교와 천도교 등 타 종교를 분석한 연구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즉, 후속 연구에서는 다른 종교와의 비교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를테면, 성경 속 인물들의 삶과 가르침이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이러한 인물들이 현대 사회와 종교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아브라함의 신앙은 어떻게 현대 종교적 다원주의에 영향을 미치는지, 모세의 법률은 현대 사회윤리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등을 철저히 분석함으로써, 보다 넓은 시각에서 종교적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한국 불교는 단순한 종교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문화적 자산으로 인식된다. 이는 현재까지도 적극적인 실천과 함께 진행되고 있다. 한국 불교학 연구는 원효, 지눌 등의 역사적 인물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다.49) 따라서, 전통 종교와 신종교 등을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등장 인물에 대한 선정 기준에 대한 논의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를 통해서, 해당 인물에 대한 증산의 인식과 평가를 이해하는데 더 명확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Notes

『대순진리회요람』 (여주: 대순진리회 교무부, 2010), p.10.

대순사상학술원은 1992년에 대순진리회의 교리와 이념을 기반으로 설립되어, 대순종학의 학문적 발전을 촉진하고 다양한 유사 학문과의 연구와 교류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순사상학술원은 대순사상논총을 통해 지난 20년 동안 상제, 도주 조정산, 도전 박우당 등과 같은 신앙의 주요 주제와 『전경』, 『대순지침』, 『대순진리회요람』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대순사상의 발전과 정립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학술지인 대순사상논총을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다른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 및 학술대회를 통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대순사상학술원 홈페이지》, 「학술원소개」(https://www.daos.or.kr/index.php?hCode=INTRO_01_01, 2023. 10. 20. 검색) 참조.

이경원, 「대순사상 연구의 현황과 전망」, 『대순사상논총』 20 (2009), pp.1-24.

박건우, 「대순진리회의 국제개발협력 참여와 역할에 관한 시론적 연구」, 『대순사상논총』 45 (2023), pp.103-151.

구체적으로, 『전경』의 편찬 작업은 1958년 정산으로부터 종통을 계승한 도전이 1969년 4월에 대순진리회를 창설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결과로, 1974년 4월 1일에 대순진리회 교무부에서는 『전경』의 초판을 발행하였고, 이후에는 교정 과정을 거쳐 2010년에 13판을 발행하게 되었다. 증산은 신미(1871)년 9월 19일에 인간의 모습으로 강세(降世)하였고, 39년 동안의 설법(說法)과 설유(說諭)를 통해 종도들을 깨우쳤다. 증산의 말씀과 행적은 상제를 따르던 종도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기록되고 정리되었다. 대순진리회 교무부, 「Q&A 게시판」, 『대순회보』 179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6), pp.106-107 참조.

『대순지침』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2), p.17.

고남식, 「연대기(年代記)로 본 강증산의 생애에 대한 『전경(典經)』구절의 양상과 의미 : 『증산천사공사기(甑山天師公事記)』와 관련하여」, 『대순사상논총』 44 (2023), p.215.

같은 글, p.216. 또한, 『전경』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은 강증산의 강세(降世)부터 화천(化天)까지의 전 생애를 간략하게 담고 있는 행록편이다. 두 번째 부분은 강증산의 전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성적(聖蹟)을 6개의 편으로 나누어 기록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강증산의 종통을 전수(傳受)받은 조정산의 생애와 조정산으로부터 유명(遺命)으로 종통을 전수받은 박우당(1917~1996)에 대한 기록도 함께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전경』의 중요한 내용 중 하나이다. 이를 통해 대순진리회의 연원(淵源)을 밝히고 있는 측면이 『전경』의 중요한 존재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경』은 주제별 목차에 따라 구성되었으며, 『전경』 구절 중에는 연월일이 기록된 것과 그렇지 않은 구절이 혼재되어 있다.(같은 글, p.219)

『전경』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0), 교법 2장 49절.

같은 책, 교법 2장 50절.

주소연·고남식, 「대순사상에 나타난 덕(德)과 그 실천수행 : 강증산의 ‘천지대덕(天地大德)’과 관련하여」, 『대순사상논총』 38 (2021), pp.35-36.

고남식, 「『전경(典經)』 「제생(濟生)」편 연구 : 강증산의 권능(權能)·지혜(智慧)와 관련하여」, 『대순사상논총』 41 (2022), p.65.

『전경』, 행록 2장 19절.

같은 책, 행록 4장 19~20절.

같은 책, 공사 1장 36절.

김도일은 요통 지팡이를 없애고 몸을 지탱함(행록 2장 19절); 문공신은 오한과 식음전폐를 겪고 위독한 상황에서 회복함(행록 3장 59절); 손병욱은 아내의 식음전폐와 사경 상황에서 세 번 꾸짖고 살림(행록 4장 19~20절); 고부인은 단독으로 독기를 없애고 손등에 침을 바름(행록 4장 25절); 김병욱은 아내의 와사증을 글로 치료함(행록 4장 36절); 오의관은 해솟병 글을 써주고 방에 간수함(공사 1장 20절); 김갑칠은 설사 상태에서 신성에 대한 확신을 얻음(공사 1장 21절); 오의관 부인은 청맹 환자와 마주하고 표시를 함(공사 1장 21절); 병겁과 의통은 남이 모르는 공부를 권장함(공사 1장 36절); 만국의원은 모든 병과 질병을 치료함(공사 3장 35절); 송대유는 종제 폐병을 보리밥으로 치료함(교운 1장 24절); 김보경은 성병을 소실과 상대하여 치료함(교법 1장 43절); 최운익은 아들의 사경 상황에서 마음을 위로하고 약을 줌(권지 1장 10절); 박공우는 아내의 허리와 다리 다침을 지성으로 치료함(권지 2장 1절); 황응종은 아들의 급병을 청수 앞에서 발원으로 치료함(권지 2장 12절); 신원일은 병의 사경에서 구름속의 분에게 사배를 올림(권지 2장 28절); 손씨는 괴병의 사경에서 강증산을 부름(예시 41절); 인류는 급살병 환자를 구하고 말을 믿으면 살 것이라고 생각함(예시 43절). 해당 내용은 고남식(2022)의 연구를 참조하였다.

고남식, 「『전경(典經)』 「제생(濟生)」편 연구 : 강증산의 권능(權能)·지혜(智慧)와 관련하여」, p.74.

잔스촹, 「대순사상의 인문정신과 인류평안의 이념」, 『대순사상논총』 21 (2013), pp.208-209. 단주는 제요의 자식이었고, 그의 후계자로 지목되었다. 제요에게는 여러 명의 자녀가 있었는데, 단주는 그 중에서도 빼어났다. 그의 탄생 때부터 몸의 색깔이 붉어 ‘주’라고 불렸고, 이를 ‘단연’에 봉했다고 전해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단주’라고 부르게 되었다. ‘태평어람’의 63권에 있는 “상서일편”에서는 제요의 자식이 불효했기 때문에 단연에 봉해졌다고 설명하고 있다. 『전경』에서 언급된 단주는 제요의 후계자를 의미하며, 관련 전설에 따르면 그는 매우 영민하고 지혜로웠다. 그는 아버지 제요의 지도하에 바둑을 공부하여 당시의 바둑 고수가 되었다. 이러한 의미에서 단주는 지혜나 영민함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삶에는 변곡점이 있었다. 원래 후계자로 예정되어 있던 그는 어떤 사건으로 인해 그 위치를 잃게 되었다. 제요가 다스리던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순과 익이라는 두 사람이 제요의 왕위를 빼앗으려 했다. 특히 순은 단주를 공개적으로 비방하고, 그를 남쪽의 단수로 유배시켰다. 이러한 사건은 ‘죽서기년’에서도 언급되어 있으며, 단주가 억울한 상황에서 원한을 풀게 된 배경을 설명한다.

유수민,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九天應元雷聲普化天尊) 신격의 서사적 상상력 탐구 : 『봉신연의(封神演義)』의 문중(聞仲)과 『전경』의 강증산(姜甑山) 서사를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35 (2020), pp.275-276.

『전경』, 권지 2장 16절.

같은 책, 행록 4장 19절.

같은 책, 행록 1장 23절.

같은 책, 공사 3장 29절.

같은 책, 교법 3장 20절.

같은 책, 제생 31절.

백춘현, 「『전경』에 나타난 생명의 존재론적 위상」, 『대순사상논총』 45 (2023), pp.23-24.

이영준·김진영, 「두 얼굴을 가진 영웅 : 『전경』의 영웅을 중심으로」, 『대순사상논총』 32 (2019), pp.201-236.

김성호, 「『전경(典經)』에 나타난 손병희(孫秉熙) 연구」, 『대순회보』 93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09).

『전경』, 예시 60절.

이영준·김진영, 앞의 글, pp.201-236.

왕쭝위, 「大巡思想中的宗教文化和谐精神」, 『대순사상논총』 22 (2014), pp.96-97.

황의동, 「대순사상의 유교적 이해」, 『대순사상논총』 20 (2009), pp.127-128.

전성기, 「주자(朱子)」, 『대순회보』 168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5).

『전경』, 교운 1장 65절.

왕쭝위, 앞의 글, pp.87-131.

『전경』, 제생 26절.

같은 책, 교법 1장 31절.

백춘현, 앞의 글, p.19.

주소연·고남식, 「아리스토텔레스와 강증산(姜甑山) 성사(聖師)의 덕(德)이론 고찰 : 덕의 속성 및 목적성과 관련하여」, 『대순사상논총』 46 (2023), p.202; 『전경』, 교운 1장 66절.

『전경』, 교운 2장 33절.

박인규, 「대순진리회의 도통군자상 유교 군자상의 이해를 통해」, 『대순회보』 132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2).

이외에도 예시편에서 도통군자에 대한 구절이 자주 등장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제께서 태인 도창현에 있는 우물을 가리켜 「이것이 젖(乳) 샘이라.」고 하시고 「도는 장차 금강산 일만이천 봉을 응기하여 일만이천의 도통군자로 창성하리라. 그러나 후천의 도통군자에는 여자가 많으리라.」 하시고 「상유 도창 중유 태인 하유 대각(上有道昌中有泰仁下有大覺)」 이라고 말씀하셨도다(예시 45절). 세상 사람이 나를 광인이라 이르되 광인은 일을 계획도 못하고 일을 치르지도 못하니라. 광인이라고 하던 사람이 광인이라고 듣던 사람에게 절할 날이 오리라. 나는 시골에서 농판의 칭호를 듣되 군자나 천진으로 평이 있는 자를 택하노라고 말씀하셨도다(예시 47절). 상제께서 화천하시기 전해 섣달 어느 날 백지에 二十四방위를 돌려 쓰고 복판에 혈식천추 도덕군자(血食千秋道德君子)를 쓰시고 「천지가 간방(艮方)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나 二十四방위에서 한꺼번에 이루워졌느니라.」고 하시고 「이것이 남조선 뱃길이니라. 혈식 천추 도덕 군자가 배를 몰고 전 명숙(全明淑)이 도사공이 되니라. 그 군자신(君子神)이 천추 혈식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음은 모두 일심에 있나니라. 그러므로 일심을 가진 자가 아니면 이 배를 타지 못하리라.」고 이르셨도다(예시 50절).

『전경』, 권지 1장 11절.

주현철, 「대순사상(大巡思想)의 인간론 소고(小考)」, 『대순회보』 126 (여주: 대순진리회 출판부, 2011).

『전경』, 행록 1장 29절.

이에 대한 내용은 『전경』의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본 논문에서 소개된 『전경』의 내용들이 이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또한, 대순사상이 성립되었던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외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으며, 계층 갈등, 신분제 붕괴 등으로 이상세계에 대한 갈망이 증폭되었다. 이에 대해서 증산은 광구천하, 즉 천하를 넓히고 구원하겠다는 의지를 갖게 되었다. 이 시기의 사회적 문제와 종교의 쇠퇴, 가치관의 붕괴 등은 민중에게 새로운 이념과 정신적 안식처를 찾게 했다. 대순사상에서 나타나고 있는 개벽의 의미를 해석해보면, 선천과 후천, 상극에서 상생으로 원리가 전환된다고 볼 수 있는데, 개벽이라는 단어는 후천, 삼계, 천지, 공사 등과 연결되어 그 의미가 표현되어 왔다. 이러한 개벽은 새로운 시작과 변화, 그리고 새로운 질서와 원리를 담고 있는 중요한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증산은 개벽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했음을 알 수 있다. 증산은 상제의 자격으로 현세에 나타나 삼계를 개벽하며, 종교적 변혁을 이루고자 했으며, 이는 상생의 세계를 형성하게 된다. 즉, 개벽 후의 사회는 모순이 해결되고 보다 이상적인 사회임을 알 수 있다.

황의동, 앞의 글, pp.162-164.

『전경』, 제생 26절, “박 순여가 왼쪽 다리에 부종이 생겨 다리가 큰 기둥과 같이 부어 한 발도 움직이지 못하므로 상제께 간청하니라. 상제께서 자현에게 「순여의 병을 다스려 살게 함이 옳으냐. 또는 그대로 두어 죽게 함이 옳으냐. 네 말 한 마디에 달렸느니라」고 물으시기에 자현이 조금 주저하다가 「살려주심이 옳을까 하나이다」고 대답하니 가라사대 「박 순여는 불량한 사람이니라. 너에게 매우 무례하였으니 너와 함께 가서 치료하리라」 하시고 자현을 앞세우고 순여의 집에 가시니라. 상제께서 손수 부운 다리를 주물러 내리시며 백탕 한 그릇을 마시게 하시는도다. 원래 순여는 나이가 자현보다 많다 하여 항상 자현을 무례하게 대하여 왔느니라. 자현은 입 밖에 내지 않으나 속으로 불쾌하게 여기고 있기에 상제께서 이것을 아시고 자현에게 물으신 것이었도다. 순여는 그 후에 부기가 내려 걸어 다니게 되었도다.”

《불교평론》, 「한국 불교학의 연구방법 특성과 한계」 (https://www.budreview.com/news/curationView.html?idxno=2330, 2021. 03. 06.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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